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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2777
    작성자 : ii
    추천 : 17
    조회수 : 1873
    IP : 107.0.***.138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15/03/23 10:57:51
    http://todayhumor.com/?lovestory_72777 모바일
    [BGM] 썩었는가 사랑아
    BGM은 모바일로 보시면 링크가 보입니다




    꽃26.gif

    모든 꽃은 제 가슴을 찢고 나와 핀다
    꽃에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절벽이다

    (두엄, 화엄 中, 반칠환)








    꽃15.jpg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순간 中, 문정희)








    목.jpg

    조바심이 입술에 침을 바른다
    입을 봉해서입술 채로그대에게 배달하고 싶다는 거다
    목 아래가 다 추신이라는 거다

    (호구糊口, 권혁웅)








    감옥3.jpg

    내가 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열었다.
    내가 춥다고 말하자 그는 문을 꼭꼭 닫았다.
    내가 감옥이라고 말하자 그는 꼼짝 말고 서 있었다.

    (감옥 中, 김언)








    나무.jpg

    그리움이란 저렇게 제 몸의 살을 낱낱이 찢어
    갈기 세운 채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그대의 품 안 붉은 과녁을 향해 꽂혀 들고 싶은 것이다
    화살나무,
    온몸이 화살이 되었으나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있다

    (화살나무, 박남준)








    꽃25.gif

    어느 때인가는 너무 아름다워서 만져보면
    모두가 조화造花였다
    또 어느 때인가는 하염없이 흔들리는 게 이뻐서
    만져보면 모두가 생화生花였다 조화造花보다 이뻤다
    이제까지의 내 인생에서
    '이쁘다'는 '기쁘다'의 다른 이름이었다

    (쓸쓸해서 머나먼 中최승자)








    강.jpg

    입을 닥치고 있어
    바람은 불지 못해
    너는 너무도 깊은 들을 건넜어
     
    하구에서 하구로
    상류에서 상류로
    너무도 깊은 

    (입을 닥치고 있어 中, 최승자)








    밤5.jpg

    무너지는 것을 견디기 위해서 무너질 수밖에는 없었다 차가운 맥주에도 입천장은 쉽게 벗겨지고 한 무더기 독초를 뜯어먹고 온 저녁이면 해독 불가능한 언어의 노래를 들으며 불면의 밤을 보냈다 그리워할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없는 날들 속에서 난 그저 온몸으로 세상의 치수를 재는 한 마리 자벌레일 뿐이었다

    (번데기 中, 조영석)








    밤6.jpg

    다시 봄을 가지면 너는 어둠을 털고 와줄까

    (흔적들 中최서진)








    우울2.jpg

    내 마음을 받아달라고 
    밑구녁까지 보이며 애원했건만 
    네가 준 것은 
    차와 
    동정뿐
     
    내 마음은 허겁지겁 
    미지근한 동정에도 입술을 데었고 
    너덜너덜 해진 자존심을 붙들고 
    오늘도 거울 앞에 섰다 
     
    봄이라고 
    개나리가 피었다 지는 줄도 모르고......

    (와 동정同情, 최영미)








    우울3.jpg

    도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습니까
     
    (지렁이이외수)








    시든 꽃.jpeg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다
    썩었는가 사랑아

    (공터의 사랑 中, 허수경)




    ii의 꼬릿말입니다
    나는 열 아홉 개나 되는 팔다리를 휘뚝휘뚝 비틀어대는 벌레 나를 사랑해줘 나를 사랑해줘 제발 나를 밟지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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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23 11:00:17  119.203.***.158  소심한모험가  557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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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5/03/23 13:05:43  182.210.***.154  소리디오  308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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