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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 프로야구단이다. 그럼 경쟁자는 누굴까.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삼성라이온즈라고 생각하기 쉽다. SK와이번스의 대답은 의외다. 이 인천 연고의 프로야구단은 경쟁 상대로 에버랜드를 꼽는다. 인천 문학구장에 야구 경기뿐 아니라 볼거리, 체험, 편의 시설을 갖춰 국내 최대 테마파크와 관중 유치전을 벌여보겠다는 뜻이다.
SK와이번스가 내세운 것은 '스포테인먼트(Sports+Entertainment)'다. 스포츠에 엔터테인먼트(유희) 요소를 결합해 관중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기본 정신은 '관중을 즐겁게 하자'이다. 즐거워야 팬은 경기장을 찾는다. 관중수는 수익 극대화로 이어진다. 신영철 SK텔레콤 고문(전 SK와이번스 사장)은 "야구장은 놀이터가 돼야 한다. 선수는 엔터테이너"라며 "(구단 임직원은) 경기장에서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SK와이번스 라이벌은 삼성라이온즈가 아닌 '에버랜드'
신영철 SK텔레콤 당시 전무는 2005년 4월 SK와이번스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스포테인먼트를 팀 운영 기조로 제시했다. 신 사장은 팀 비전을 밝히며 에버랜드를 경쟁 상대이자 벤치마킹 모델로 정했다.
에버랜드는 국내 최대 테마파크다. 1977년 1월20일 자연농원으로 개장했다. 36년6개월 동안 2억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최근에도 하루 평균 1만5000명가량이 에버랜드를 찾는다. 박형근 삼성에버랜드 홍보그룹장은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세계 유명 테마파크는 평생 한번 가볼만한 곳이지만 자주 다녀오기는 힘들다. 이와 달리 에버랜드는 우리 가까이 있다. 친숙함이나 접근성 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SK와이번스가 에버랜드를 그대로 본딸 수는 없다. 에버랜드는 동식물원, 놀이공원, 물놀이, 숙박 시설을 아우르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센터다. SK와이번스는 야구 경기에 초점을 맞춰 편의시설과 프로그램을 짠다. SK와이번스 관계자는 "결국 고객의 시간 점유율을 누가 가져가느냐는 싸움"이라며 "SK와이번스는 야구 경기라는 상품을 재미있고 친절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경기의 질 못지않게 경기장 편의·부대 시설, 관중 참여 프로그램을 잘 갖추는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 홈관중 연 100만명 돌파···"좌석수보다 팬들 즐거움이 우선"
문학야구장은 2002년 개장한 야구 전용 경기장(수용인원 2만7600명)이다. 미국 LA의 다저스타디움(Dodger Stadium)과 비슷하게 생겨 설계 과정에서 베꼈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저스타디움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소속 야구팀 LA다저스의 홈구장이다.
SK와이번스는 2009년 관중 편의 위주로 야구장을 개보수했다. 외야석 일부를 떼어내고 바비큐 존을 설치했다. 관중은 가족 단위로 고기를 싸와 이곳에서 구워먹을 수 있다. 화재예방과 환경보호 차원에서 불판은 전기 쿡탑을 사용한다. 이곳은 직장인 회식 장소로 인기가 높다. 최대 8명까지 한 테이블에 앉아 경기를 관람하며 식사할 수 있다.
내야석의 탁자 지정석도 두배로 늘렸다. 이 탓에 좌석수가 3만400석에서 2만7600석으로 줄었다. SK와이번스는 개의치 않았다. 1루 내야에 파우더룸을 만들어 여성 관중들이 화장을 고칠 수 있게 했다. 김성용 SK와이번스 매니저는 "좌석수 늘리기보다 팬이 야구를 보며 놀고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박스는 문학구장의 명물이다. 시야가 좋고 소파, 냉장고, TV 등 편의 시설을 갖췄다. 지난해 리모델링해 8~24인실 5개 유형의 36실을 만들었다. 32실의 연간 회원권은 이미 팔렸다. 가격은 최소 800만원이다. 김성용 매니저는 "스카이박스의 주고객은 법인이다. 개별 공간에서 친목을 도모하며 야구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문학구장에서는 매주 토요일 홈경기가 끝난 후 불꽃놀이가 열린다. 불꽃놀이는 홈팀의 승패와 무관하게 주기적으로 진행된다. 오로지 나들이 나온 관람객을 위한 행사다.
에버랜드를 염두에 둔 마케팅 전략은 대박이 났다. 문학야구장 관람객 수는 해마다 크게 늘었다. 관중수는 2006년 40만명에 불과했으나 2007년 65만명, 2008년 75만명을 돌파했다. 2012년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인천 연고 구단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SK와이번스는 올시즌 6위를 했지만 관중수는 90만명을 넘겼다.
◆ SK와이번스 마케팅전략, '발상의 전환' 유효했다
우승못지 않게 관중늘리기에 집중한 SK와이번스의 발상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박형근 그룹장은 "야구단이 에버랜드를 경쟁 모델로 삼았다는 것은 유쾌한 발상의 전환이다. 나이키가 수년전부터 게임회사 닌텐도를 성장모델로 삼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 밝혔다.
'틀을 깨는 야구 경영'의 공동저자 김화섭 산업연구원 박사는 "SK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에서 주의깊게 볼 것은 여성과 아이를 위한 배려다.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여성 및 가족 팬을 위한 편의시설과 이벤트가 수준급"이라며 "SK와이번스 전략은 보조상품 마케팅의 필요성, 참여형 이벤트의 진화, 야구장 고객관계관리(CRM) 기술 활용 등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 연구 가치가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SK와이번스는 야구만을 위한 공간을 놀이 공원으로 만들었다. 다양한 형태의 좌석과 오픈식 매장, 이벤트는 다른 기업에서 본받을 마케팅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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