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인터넷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이야기 -2
"뎅...뎅..."
새벽 두시가 울리자 형의 몸이 꼿곳히 펴지고 눈이 번쩍 뜨였다.
부릅 뜬 눈 쪽에서 말라붙은 눈물 가루가 부스스 떨어져 내렸다.
천장에는 무엇인가가 붙어 있었다.
형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눈도 감아지지 않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본 자세 그대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저..저게 뭐지..'
형이 물체를 자세히 관찰했다.
'헉...저...저건.."
천장의 물체는 사람이었고 교복을 입고 있었다.
팔다리는 기괴하게 비틀려져 덜렁 거리고 있었는데...
등만 천장에 붙어 있어 매우 그로테스크한 모습이었다.
'종...종수....?'
그것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고 눈알은 터져서 피가 흘러 내렸다.
"뚝..뚝.."
그것의 눈에서 흘러내린 피가 형의 이마에 한방울씩 떨어졌다.
'우어...'
그것의 입어 열리자 입에서도 피가 한움큼 떨어져 내렸다.
'으악'
다량의 피가 형의 얼굴 전체를 덮쳤다.
뜨끈뜨끈한 피가 얼굴에 쏟아 지자 형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눈도 감기지 않았다.
형이 고통속에서 울부짖자 그것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그저 형을 바라보고 있기 시작했다.
'종수야..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형은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지만 그것은 요지부동.. 형을 노려볼 뿐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그
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있던 그 순간...
"뎅...뎅..뎅.."
벽시계의 종소리가 세시를 알리자 굳어 있던 형의 몸이 펴졌다.
"으아아악..."
형이 몸을 벌떡 일으키며 온갖 비명을 질러댔다.
곧 집안의 불이 켜지고 온 식구가 깜짝 놀라 달려왔다.
"원교야.. 왜그래!!!"
"오빠... 뭐야.. 뭔데 그래??"
"..........."
형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고 그저 천장만 바라보았다..
이미 천장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형은 말없이 점퍼를 입고 밖으로 나갔다.
'아... 벌 받아도 싸다..'
형은 그 날 피시방서 뜬 눈으로 밤을 샜다.
다음 날 초췌한 얼굴로 학교에 간 형은 또 한 번 놀랐다.
친구들의 얼굴이 평소완 달랐다.
평소 활기차던 교실도 쥐죽은 듯 조용했고.. 모두의 표정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형이 자리에 앉자 일진 패거리들이 힘없이 다가왔다.
"원교야... 너도 어제 봤지.."
"........."
"종수 말이야... 천장에 있는 종수...."
"아...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형의 친구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너 뿐만이 아냐.. 어제 사고현장에 있었던 애들은 다 봤어..."
"뭐...?"
형이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자 모두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휴...그렇구나..."
형이 골똘히 생각에 잠기자 한명이 절박하게 말했다.
"원교야... 나 무서워 죽겠어.. 피가 얼굴에 떨어지는데.. 움직이지도 못하고.."
"............."
골똘히 생각하던 형이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우리 모두는 진심으로 용서를 빌어야 해...
종수에게 천번 만번 사죄하고... 종수가 천국에 갈 수 있게 다들 기도해.."
"정말?.. 그러면 종수가 우릴 용서해 줄까..?"
"나도 몰라... 지금으로선 그 방법 뿐이야..."
".........."
"근데 정식이는 어딨어?"
형이 교실안을 살피며 묻자 한명이 대답했다.
"아직 안 왔어..."
'드르륵...'
그때 교실문이 열리며 정식이가 들어왔다.
꺼멓게 죽은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너도구나..."
그렇게 모두가 한숨을 내쉬며 자리로 돌아갔다.
이읔고 조례시간이 되자 선생님이 들어 오셨다.
선생님은 침울한 표정으로 나직히 말했다.
"어제 종수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다들...종수를 위해 빌어 주길 바란다..."
그 날 형은 마음속으로 무수히 빌고 또 빌었다..
'종수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곧 밤이 찾아왔다.
저녁을 먹는 둥 마는 중 피곤한 형은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휴... 종수야.. 미안해 ..용서해줘...'
형은 마지막으로 종수에게 빌고 잠을 청했다.
무의식적으로 형은 엎드려서 잠을 청했는데... 그 자세 그대로 곧 잠에 빠져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뎅.. 뎅.."
'헉...'
새벽 두시가 울리자 마자 형의 몸이 뒤집어 지면서 눈이 번쩍 뜨였다.
'또... 또...'
어제처럼 천장에는 종수가 붙어 있었다.
마찬가지로 뻘건 두눈에 핏물이 가득 고여 있었는데... 곧 방울 져서 떨어져 내렸다.
"툭..툭.."
'아악.. 미안해 종수야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줘..'
형이 온몸을 비틀며 발작적으로 소리쳤지만... 전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종수의 무표정한 눈이 형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러던 순간...
"뎅..뎅...뎅"
새벽 세시가 울리자 천장의 종수는 순간 사라졌다.
"으아아악..."
형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얼굴을 만져봤지만 엄청난 땀만 만져질 뿐 피는 없었다.
곧 식구들이 왔지만... 형은 울면서 모두를 내보냈다..
그날도 뜬 눈으로 밤을 새운 형은 낡이 밝자 일찍 학교로 향했다.
교실에 도착하자 이른 시간 이어서인지 아무도 없었다.
형은 자리에 앉아 엎드렸다... 그리곤 곧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주위의 웅성대는 소리에 형이 잠에서 깼다.
형이 살펴보자... 모두의 표정이 심각한 상태였다.
군데 군데 빈자리도 많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여학생도 있었다.
"원교야..."
일진 중 한명이 다가왔다.
"야 대체 무슨 일이야..?"
친구는 더욱 초췌해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나.. 나 정말로 열심히 빌었거든.... 근데 어제 또 나타났어..."
친구는 몸서리치며 말했는데 뒤의 말이 형을 충격에 빠뜨렸다.
"근데... 그저께는 우리들한테만 종수가 나타났는데... 어제는 우리반 전체에 나타났어..."
"뭐... 뭐?"
형이 영문을 몰라 되묻자 친구가 손가락을 가리켰다.
"봐봐... 저기 우는 미진이... 그리고 맨 앞자리에 병수까지...다들 어제 종수를 봤어.."
"그럴수가..."
형이 믿기지 않은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봤다.
그 때 울고 있던 미진이란 여학생이 다가왔다.
"야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 이제 어쩔꺼야...?"
미진이는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따졌고... 형이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때문이라니..?"
"어제 너네들 얘기 듣고 난 뒤에 종수가 나타났어..."
"............."
"나 뿐만 아니라 그 얘기를 들은 우리반 전체에...."
"............"
"그리고 이 얘기를 해준 다른 학교의 내 친구 한테까지 나타났단 말야...
이제 어쩔꺼야.. 어쩔거냐고.!!"
미진이는 미친듯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아... 그럴수가.."
모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날 여러 수업이 있었지만 형은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군데 군데 빈 자리는 끝내 결석이었다.
얘기는 퍼지고 퍼져 학년 전체에 퍼지게 되었다.
형이 복도를 걸을 때마다 삼삼오오 모여 야단을 떠는 아이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야 너 그 소문 들었지?... 3반 종수 얘기 말야...
그 말 듣는 사람은 새벽 두시에 천장에 나타난대..."
"꺄악.. 안돼.. 나 이미 들었단 말이야..."
"호호... 재밌겠는데.. "
여자애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온갖 법석을 떨어댔다.
그렇게 학교가 마칠 때 쯤.. 이미 전교생 모두가 그 얘기를 알게 되었다.
"내일... 내일이면 알게되겠지.."
형은 불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갔다.
그날 밤 형은 집에 도착해서 바로 잠을 청했다.
자명종 시계를 한시에 맞춰두고 저녁도 안먹고 잠에 빠져들었다.
"따르르릉...따르르르릉"
자명종이 요란하게 울리자 형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습관처럼 끄고 다시 자려던 형이 깜짝 놀라 일어났다.
"헛... 큰일 날 뻔 했네.."
형은 침착하게 두시를 기다렸다.
"뎅..뎅.."
두시가 울렸지만..
이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잠들지만 않으면 된다 이거지..."
형은 안심하고 자리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새벽내내 뒤척이던 형은 아침이 되서야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9시였다.
"앗...큰일났다.."
형은 부리나케 옷을 입고 학교로 향했다.
"헉..헉"
허겁지겁 교실로 들어온 형은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반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
"원교왔냐.... 이제 정말 큰일났다..."
"................"
"전교생의 절반이 등교하지 않았어.."
".............."
남아 있는 아이들 중 일부는 두시에 깨어 있었고...
또 일부는 부모의 협박에 못 이겨 억지로 나온 경우였다.
"이건.. 이건 말이 안돼... 요즘 세상에 이럴수는... 없어..."
형이 절망적으로 말하자 친구 중 한명이 말했다.
"정식이도 오늘 결석했어... 우리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찾아보자... 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어떻게?"
"생각해야지... 기필코 생각해 내야지.."
형은 굳게 마음을 먹고 하루종일 머리를 쥐어 짰다.
그 날 형의 학교는 전교생의 절반이 결석이었고....
이 초유의 사태에 학교측은 무척이나 당황했다.
방과 후 형과 일진 친구들이 카페에 모였다.
형이 하루종일 생각해 논 대안을 꺼냈다.
"지금부터 우리는 흩어져서 피시방으로 갈꺼야..."
"피시방은 왜?"
"내 말 잘들어.. 너희들은 되도록 이면 사람이 많은 사이트에 글을 올려.."
"글..?"
"그래.. 우리 학교 이야기 말야... 종수사건도 적고... 새벽두시에 천장... 이런것도 다 적어..."
"..............."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정을 알 수 있도록말야...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알면 종수의 원한이 조금 희석 되지 않을까?"
".......... 정말?"
"나도 확신할 수 없어... 어쨌든 이 방법 밖에 없어..."
"알았어.. 해보자...."
모두의 표정이 결연해졌고... 엄숙한 분위기 마저 감돌았다.
"가자....."
형은 선두로 친구들이 피시방을 향해 떠났다.
ㅡ XX고 사건의 비밀ㅡ
여러분들은 XX고에 일어난 기묘한 일을 알고 계십니까?
제가 다니는 XX고에 일어난 이 끔찍한 일을 알고 싶으 신 분은
계속 읽어 주십시오.
그러니까 며칠전 X월X일 경이 었습니다..
저희 반에 종수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날 하루 형과 친구들이 각종 사이트에 뿌린 글은 엄청난 속도로 퍼져 나갔다.
그 시각 제주도.
오늘도 자기 전에 웹서핑을 하는 현민이었다.
"보자..보자.. 오늘은 뭐 잼나는 거 없나.."
현민은 현란한 마우스 클릭으로 인터넷을 헤집고 다녔다.
"어라.. 조회수가.... 삼..삼만..?"
현민은 그 중 엄청난 호응을 얻은 글의 제목을 클릭했다.
"XX고 사건이라.... 공포글인가... ㅋㅋㅋ"
현민은 다 읽고 난뒤 댓글을 살폈다.
압숑바 님의 댓글 : 앗싸 1등이다... 광개토 대왕 자냐??
광개토대왕님의 댓글 : 아... 분하다... 흑흑..
Kjd73df님의 댓글 : 만약 진짜로 나오면 어쩌죠.. 아 괜히 읽었네...
구라치지마님의 댓글 : 지랄들을 떨어요... 다들 낚인거삼.. 이럴 때 내 아디가 자랑스러워..
퇴마사님의 댓글 : 이 글은 저주가 깃든 글로써... 다들 새벽 두시에 깜짝 놀라 실 겁니다..
878sdjksdjs님의 댓글 : 퇴마사님 진짜로 새벽두시에 나타나나요????
지존님의 댓글 : 귀신이 나오면 맞짱 뜨면 되잖아 븅신들아... 겁만 많아 갖고...
노숙자님의 댓글 : 우리 집엔 천장이 없다.... 고로 비추..
피시방죽돌이님의 댓글 : 피시방 야간 아르바이트다... 고로 비츄...
dskd387riw님의 댓글 : 아 무서워... 잠자긴 글럿네...
가위대마왕님의 댓글 : 짜릿해.. 이번에는 날 만족시킬켜야 할텐데...
엄청난 양의 댓글이었다.
현민은 배를 잡고 폭소했다.
"ㅋㅋㅋ 대박 웃긴데...ㅋㅋㅋ"
현민은 대충 더 돌아다니다가 컴퓨터를 종료시켰다.
"자볼까.."
현민은 티비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다가 꺼버렸다.
순간 깊은 적막이 찾아 왔고 그렇게 현민도 잠에 빠져들었다.
"뻐꾹...뻐꾹..."
"헉.."
깊은 잠에 빠졌던 현민의 몸이 순간 일자로 경직되었다.
눈은 자동적으로 부릅떠지고 시선은 천장을 향했다.
'씨..씨바..'
소리를 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스르륵..'
천장에서 무엇인가가 꿈틀 대고 있었다...
출처=웃대(k12kb 님)
출처2 네이트판 바코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