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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726179
    작성자 : 사는게뭐니
    추천 : 130
    조회수 : 7174
    IP : 125.252.***.73
    댓글 : 2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8/06 19:48:34
    원글작성시간 : 2013/08/06 18:40:02
    http://todayhumor.com/?humorbest_726179 모바일
    망할놈의 프로포즈(스압주의, 욕설주의)
    몇일 만 이네요. 요즘 정신 없었습니다.
    저, 제목대로 프로포즈 받았습니다. 씨발스럽게요.....(너무 상스러운 욕 아니냐구요? 밑에 글 읽어 보시면...대충 공감 하실꺼예요)
    그리고 정말...버라이어티한, 인생에서 이런 일 도 겪어보는 구나...하는 일도 겪고 왔습니다.
    밀게에 왜 이런 글 올려요? 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너무 답답해서, 하소연 좀 할려고 글 올립니다.
    일요일 이었나?
    제가 삭제 한 글 기억 하시는 분 계실까요?
    저번주 금요일 낮.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첫째 큰아버지로 부터요...
    '니 애비가 너 찾는다.' 란 짧은 말씀과, 아버지 란 사람 번호를 알려 주시더군요.
    금요일 저녁부터 술 퍼먹었습니다.
    금요일은 제 맞고참과, 토요일은 훈련 막 갔다온 ㅅㅅ이와 함께.
    ㅅㅅ이는 '한번 버린 사람이 두번 못 버리냐?' 라고 말을 해주었고,
    갈팡질팡...맘이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술 김에 밀게에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글을 남겼더군요..
    (담날 확인후, 빛삭 했습니다)
    몇몇 분들이 마음에 와 닿는 조언을 해주시고,
    고민끝에 전화를 했습니다.
    짧은 안부 인사와 함께.
    다짜고짜 만나서 얘기 하자고 하시더군요.
    허무하더군요.
    차 타고 2시간 거리에 사신답니다....
    씨발. 10년 가까이 연락 끊고 살더만...고작 2시간 거리에서 사셨답니다.
    진짜 그 비참한 기분......
    그때부터 후회가 밀려와서 '아, 연락하지 말껄...'
    눈물 글썽글썽 하면서 ㅅㅅ이 한테 전화해서 아버지 만나러 간다고 했습니다.
    평소라면 욕 하고 소리 지를놈이, 차분히 얘기 다 들어주고.
    '같이 가자' 라고 해서 ㅅㅅ이와 함께 나갔습니다.
    솔직히 못 알아 볼 뻔 했습니다.
    10년만에 보는 아버지.
    참 많이도 늙으셨고, 많이도 변하셨더군요.
    푸석푸석한 피부, 곳곳에 흰머리들...
    ㅅㅅ이를 향해 누구냐고 묻는 대답에.
    뭐라고 말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에
    '결혼 했습니다. 부모님 안계셔서, 식은 안 올리고 혼인신고만요.'
    라고 아버지를 향해, ㅅㅅ이가 시비를 걸더군요.
     아무 말씀 없으신게 기분 참 더럽더군요.
    보통 오랫동안 연락 끊은 자식이 결혼 했다고 하면
    직업이 뭐냐? 나이는 뭐냐? 이런 걸 물어보지 않나요??
    아무 말씀 없으신게...비참 하더군요.
    그러고 물어봤습니다.
    '갑자기 연락 하신 이유가 뭐냐고'
    '보고싶었다, 잘 사는지 궁금했다, 갑자기 연락 끊어서 미안하다, 하지만 널 버린게 아니다'
    어떻게 사셨는지 여쭤 봤습니다.
    '재혼 했는데, 애가 둘 이다. 첫째는 고3 이고. 둘째는 고1 이다...'
    뭐 이런 말씀 하셨는데...
    ㅅㅅ이가 물어 봤습니다. '야옹이가 첫째 아닙니까?'
    횡설수설 하시대요.....
    '아 뭐, 물론 첫째도 맞긴 하지만... 어쩌고, 저쩌고'
    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결론 만 말할게요.
    그...재혼 하신 아줌마요. (현재 아버지란 사람 와이프) 집 나갔답니다.
    그래서 딸 둘을 혼자 키울 자신은 없고.
    너무 사는게 막막해서 연락 한번 해봤답니다.
    첫째는 대학도 보내야 하는데...이러시고, 둘째는 사춘기 인데...
    둘다 여자 아이라 걱정이네...이러시고.
    눈물은 글썽글썽 하고.
    목은 뭐랄까...뭔가에 꽉 막힌 듯.. 말이 안나오고...
    '돈 드려요?' 라고 ㅅㅅ이가 싸가지 없게 말을 했는데.
    '아까부터 말 싸가지 없게 하는데. 내가 그래도 장인어른 이라고. 예의를 갖추라고 하시는 그 말씀.'
    그 말씀 때문에 자리 박차고 나왔습니다.
    눈물은 줄줄 흐르는데... 바보 천치 처럼. 말도 안나오고...
    '지금 아저씨 딸 들 이랑 똑같이요. 얘도 아저씨 딸 이었구요, 대학도 못나왔구요, 혼자 벌어먹고 사는데.
    이제와서 자기 아쉬울때만 연락 하는 사람이 뭔 아버지냐고.'
    이러고 ㅅㅅ이 아버지란 사람 멱살잡고 싸웠습니다.
    아버지란 사람이요? 후안무치도 유분수지...
    '젊은놈이 사람 친다. 싸가지가 있네, 없네 이러면서 쳐! 쳐보라고!!' 이러고 소리 고래고래 지르시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구경 잘 하셨을껍니다.
    (혹시 밀게에서 그 장면 보신분들... 제발 잊어주세요.)
    '두번다시 연락 하지 마세요' 라고 울면서 ㅅㅅ이 손 잡고 나갔고.
    두번다시 제 인생에...아버지 볼 일은 없을것 같네요.
    그렇게 대낮부터 술 퍼먹고.
    대성통곡 하고, 길길이 날뛰다가...
    일어나니...............참..........
    모텔이긴 한데...........
    ㅅㅅ이랑 술 퍼먹고 뻗은 건 하루 이틀이 아닌데....
    이런 경험 처음 이네요.......
    ㅅㅅ이 품에 안겨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는데....
    가...강간? 성폭행?????
    아...그냥 발목 잡혔다고 할게요.
    일요일 오후 4시경 에서 부터 술 퍼먹고 울고 불고 했는데.
    일어난 시작이 새벽 2시더군요...
    그 사이에 참.....희미한 저 기억에서.......
    19금 장면이 막 떠오르고.
    (어쩐지 이새끼가 장어에 소주 먹자고 하더만.)
    담배 하나 물고, 뭔일 있었냐?
    라고 ㅅㅅ이 깨워서 물어보니..........
    '뭔 일은? 이제 너 시집 다 간거지'
    라고 태연하게 하품 쳐 하고 자빠졌고.
    '그렇게 가족이 그리우면 나랑 걍 살자'
    라고 라이타로 담배불 붙이면서...
    이따위껄 프로포즈 라고 하네요?????
    속은 울렁 거리고, 머리는 지끈 거리고...
    싸울 힘도 없어서, 택시타고 부대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월요일. 어제...
    퇴근후에 시내로 나오라고 해서, 나가니...
    카페에서 흰종이를 꺼냅니다.
    혼.인.신.고.서 양식 출력 한거네요.
    쓰랍니다. 자기가 알아서 제출 한답니다.
    그......세상이 정지 한 기분 아세요?
    눈앞이 허옇게 변하면서. 입은 어버버를 연신 내뱉고.
    당황해서 눈동자는 와리가리를 타는데....
    기가 차더군요.
    자기 양아치 아니랍니다. 남자가 할 짓, 못할 짓 했으면 책임 지는게 당연 하다고.
    자기가 저 책임 질테니까 어여 쓰랍니다.
    너무 갑작스런 일 이라 멍 만 때리고 있는데.
    안쓸꺼야????? 라고 짜증만 냅니다.
    얼떨결에 쓰긴 쓰는데, 혹시 혼인 신고 해보 신 분들은 아시죠?
    보증인? 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주변 지인들 민증번호 같은거 적는거요.
    이것땜에 제출 못한다고 하니까...
    지가 알아서 하겠답니다.
    그게 끝 이었습니다.
    저기....보통 프로포즈 라고 하는건....아니, 결혼 하자고 하는건...
    좀 더 로맨틱 하게, 하다못해 남자가 여자 안아 주면서..
    '우리 결혼할래?' 라고 부끄러운 듯. 속삭이는거 아닌가요.....?
    제가 잘못 알았나요????
    이건 뭐...지나가는 강도놈이 여자 납치해서 나랑 살래? 죽을래??
    하는 걸 느꼈다면... 제가 너무 비약이 심한건가요?????
    누가 대답 좀 해주세요!!!!
    대충 혼인신고서 쓰고, '닌 공군 관사가 좋냐? 특전사 관사가 좋냐??'
    라고 그런거나 쳐 묻다가. '어????' 하니까.
    '그래, 넌 소문 나는거 싫어하니 특전사 관사 에서 살자. 그래도 우린 아파트 준다' 라고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하고...
    대충 혼인신고 하고, 관사 하나 잡고 살림 합치자네요........
    원래...결혼 이렇게 하는건가요....................????????????????????????
    그리고 카페에서 나오니까..
    시내에 있는 금은방 몇군대 돌아다니더니, '뭐가 좋냐?'
    물어보더니...커플링 하나 하고, 지가 계산하고...일주일 뒤에 찾으러 오라고 하네요......
    저기......저 뭔가가 홀린 것 같아요......
    원래 결혼 이렇게 하나요????????????
    아무튼...어이가 없긴 한데...
    결혼식은...양가 부모님이 안계셔서, 사람들 수근 거리는 것도 싫고. 해서
    결혼식은 안하기로 했고.
    그냥 대충 혼인신고만 하고, ㅅㅅ이네 부대 근처 아파트 나오면 거기서 살기로 했고.
    살림살이는 각자 독신자 숙소에 있는 물건들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사람들 수근수근 거리는게 신경 쓰여서, 부대에서 가족관계 증명서 같은거 제출 하라고 할때
    그때 제출 하면서 말 할려구요. 개길만큼 개길려구요;;;;
    근데...다시 한번 여쭤보는데요...
    원래 결혼 이렇게 하나요?????????????
    누가 대답 좀 해주세요.
    아무튼...ㅅㅅ이네 부대 아파트 나오면 다시 알려 드릴게요;;;
    아직도 멘붕 상태를 못 벗어 났는데...
    뭔가 되게 여우 한테 홀린 기분 이네요......
     
     
    그리고, 일요일 날 글 올렸을 당시.
    본인 일 처럼 걱정 해 주시고, 진지하게 답변 달아주신 분들.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특히나  게시글 까지 새로 쓰시면서 걱정 해주신 은빛미리내 삼촌 감사 드려요^ㅡ^
    다시 씩씩하게 ㅅㅅ이와 잘 살아 가도록 할게요!
    (맞고참님. 혹시라도 이 글을 본다면...당연히 비밀로 해주실꺼죠? 우리 전우애를 확인해 보아요~)
    다음편엔 다시 ㅅㅅ이와 있었던 재밌었던 일 들 가지고 올게요!
     
     
     
    근데 ㅅㅅ이가 원래 다 이렇게 결혼해서 사는거라는데...진짜 맞아요?????
    ㅅㅅ이가 지금 나오라네요;;;;;;;;;  
     
     
    사는게뭐니의 꼬릿말입니다
    결혼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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