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이모의 가족 구성원은 이모, 이모부, 사촌동생, 가슴으로 낳은 사촌동생 셋 이렇게 여섯이예요
이모가 처음에 입양한 아이는 갓 태어났을 때 입양해서 비밀입양으로 했고
나머지 두명은 3살이 되던 해에 입양해서 공개입양을 했어요
말이 공개 입양이지 먼 친척들은 아이들 다 이모가 낳은 아이인 줄 아세요
이모가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두명의 아이의 입양사실을 알고 있는 (동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사를 갈 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 집의 아이들이 제 사촌동생들 보고 너 주워온 애라고 말하는걸 봤거든요
그 때는 아이들이 어려서 뭘 몰라서 넘어갔다 치더라도 더 크면 상처를 받을것 같아서요..
이모의 직업상 아는 사람이 많고 사람 접촉이 많고 무엇보다 멀리 이사를 가는건 불가능이예요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해서 1. 입양한 사실을 알리거나 2. 끝까지 숨기거나 이렇게 두가지 결론을 얻었어요
끝까지 숨기기에는 아이들을 축복해준 사람들과 그 분들의 몇 (철없는ㅠㅠ) 아이들 때문에 힘들것 같고 입양한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리는걸로 마음이 기우신거 같아요
입양한 사실을 알릴 시기를 제게 물어보시더라구요 제가 외가에서는 큰 조카 이거든요
제 생각엔 사춘기가 지난 후에 알리면 좋을것 같았어요
잠시 다른얘기를 하자면
우리 이모,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셋과 친 딸 네명에게 어떠한 차별이 없구요, 이모부 학비까지 다 대고 있어요. 자수성가해서 이룬 직업으로 시어머니와 제 외할머니까지 책임지는 가장이예요 (이모부는 아직 공부중) 아이들 모두다 공평하게 옷을 사 입히고 데리도 다니고 용돈을 줍니다.
저에게 이모는 나도 저렇게 사랑을 나눠주며 살아야지 라는 이상향? 이예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아무래도 살아온 날과 -_-; 경험한 것이 적은 제 시선보다는 제 남자친구에게 상담해 보는게 좋을것 같았어요. 제 남자친구는 쭉 엘리트코스(라고하는게 맞나요)로만 살아온 사람이예요
대학 때 내내 1등을 했고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가방끈이 짧은 저보다 생각이 더 깊고 좋은 대답을 해줄것 같았고 저 또한 나중에 이모처럼 살고 싶었기에 남자친구의 생각이 궁금했어요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한데, 이야기를 하는도중.. 대화체로 적겠습니다
-남친- 왜 첫번째 입양한 애는 비밀입양했는데?
-나- 애가 갓난 아이고 굳이 알리지 않아도.....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남친-그건 아기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아니 그 인격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걔는 너희 이모가 친엄만지 알고 클텐데 낳아준 엄마 뻔히 따로 있는데 그 엄마도 모독한거네
......-_-
-나- 모독이라니..그 애 미혼모여서 입양보낼거라 하고 우리 이모가 몸조리 잘하라며 도움준게 얼만데..
-남친- 아무튼 너희 이모 이상하다 애초에 공개를 해야지 왜 비밀로해 그리고 지금 언제 말할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당장 말하라고해 요즘 애들도 알꺼 다 알고 똑똑하다
-나- 이제 유치원 졸업한 애한테 그런말 하면 어떡해..나는 오빠가 이렇게 반응할줄 몰랐어
-남친- 아무튼 입양하는 자세가 이상하네 예의가 아니야
-나- (화가 났어요) 그럼 오빠 너는 우리가 애기 입양했는데 그 애가 받을 충격은 생각도 안하고 어릴때부터 너 내가 낳은 애 아니다 이렇게 말할꺼야?
-남친- 응 말귀 알아먹을때 바로 말해야지 말해줘야 예의라고 생각된다 낳아준 부모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고
걔는 친엄마라고 생각하고 따를텐데 사춘기 지나서 말하면 배신감이 얼마나 크겠냐
제가 오버하는걸까요......남자친구가 좀..이상하게 멀게 느껴집니다 ㅠㅠ
아니면 어른의 반응으로는 저 반응이 맞는걸까요
제가 그저 집에서 조용히 책읽는게 유일한 취미인지라 어울리는 사람도 없고, 나이도 어리고..
또 선뜻 이모의 입양사실을 제가 말하고 다녀도 안될것 같아서 익명을 빌려서 여러분들께 도움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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