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외의 새누리 삽질로 이번 '전투'에서 패배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누리로서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약이 되는 결과였다고 본다. 보나마나 천막 시절 비슷한 이벤트로 흉내내며, 차기를 노리며 부활할 가능성이 마련된 회초리라 여겨지므로 새누리로도 장기적으로는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새누리는 2차대전이후, 일본 자민당, 대만 국민당과 함께 미군의 지원하에 동아시아 극우의 축의 담당하는 오랜 역사가 있다.
'총선 이겼고 그 분위기 몰다 보면, 새누리도 사라질 거야!' 라는 여러분의 바램과 달리, 그 힘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그런 헛된 바램은 처음도 아니다. 10년전 노무현대통령앞에서 열린우리당 젊은 의원들도 똑같이 큰소리쳤었다 그런데 해체는 한나라당이 아니라 여당이 해체되는 걸 겪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크게는 이 나라는 보수당, 언론, 재벌, 교육, 군부, 행정 등 극우기득권의 부처님 손바닥위에, 진보가 재롱떠는 형국에 불과하다. 그걸 모르고 일시적인 흥분으로 방심하고 까불다가 한방에 나가 떨어진 것이다.
좀더 미세하게는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말) 내부의 권력욕을 가진 놈들을 통제를 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과거에는 김한길이가 설쳤다면, 지금은 김종인, 박영선, 이철희와 '더불어', 새로 들어온 비례의원들이 앞으로 민주당을 갖고 놀 것이다. 이를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민주당의 미래가 결정되고 내년 대선에서 알게 될 것이다.
정치는 온갖 쓰레기놈들이 몰려오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딴놈들을 내밑의 개로 써먹는 재주가 있느냐(김대중 김영삼이 잘했던 거), 아니면 같은 가족이랍시고 감싼다고 단합 외치다 결국 뒤통수 맞느냐(노무현 문재인)가 핵심인 거다.
새누리 과반 막았다고? 민주당이 1당이 되었다고? 그럼 뭘하나? 칼 쥐어줬더니, 써먹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던 열린우리당 시절 그 행태 또 보여주면, 망각의 동물인 국민은 "차라리 박근혜가 나았었지. 화끈하잖아"라는 과거의 기억에 대한 편집을 해버리고 또 향수를 키우지 말라는 법도 없는데?
새누리는 보스몹이다. 의원수 많고 적고를 떠나, 게임이 제일 마지막 단계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악이다. 보스몹으로 만나려면, 일차적으로 내부에서 싸움에서 일단 이기고 봐야한다. 그런데, 문재인을 비롯해서 강경파라는 정청래까지 죄다, '당내투쟁에는 약골들'만 모여서, 안의 암덩어리 제거는 못하면서 이종격투기훈련 욕심만 내고있다.
새누리가 저렇게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힘의 기원은 '공천'을 처절하게 하기때문이라고 여긴다. 과유불급이라고 이번에는 너무 막가다가 말아먹기는 했지만, 그 절대 기회앞에서는 '너죽고 나살자'의 본성을 숨기는 법이 없다. 왜?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문재인은 그 공천이라는 아주 중요한 곳간 열쇠를 본인이 스스로 놔버렸다. '시스템 공천제는 아무도 못건들여요~~^^'라는 순진한 믿음과 함께 말이다. 세상이 다 본인처럼 선비인 줄 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