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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이후(BCM 3개월에 개발) 얼마되지 않았을 시기이다.
스스로 자신감에 차 있는 상태 였다.
신규 프로젝트에 참가 하였는데, FOTA(Firmware Over the Air) 모듈 개발을 요청 받았다.
FOTA는 원격지에서 기기의 펌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기능을 말한다.
제품 전체는 아니었고, 마이컴 파트의 모듈 부분이 내 담당이었다.
전체적인 설계는 어느 정도 되어 있었으나, 세부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코드는 백지에서 부터 시작해야 했다.
기간은 한달이라고 했다.
기존에 없던 기능의 세부설계 부터 코드 작성까지 한달이라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정이다.
더구나 난 FOTA경험이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 외적인 것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었으나, 컴파일러가 없었다.
고객사 담당 PL에게 요청을 했으나, 준비해 준다는 대답 이외에 실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컴파일러 라이센스가 대략 천만원 정도 한다.
그러나 급하다는 일정만 말을하면서, 필요한 것은 준비해 주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의 내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말 뿐인 사람들만 많나 보내.'
일주일인지 이주일인지 정확하지는 않다.
'퇴사 선언'을 해버렸다.
이제서야 "왜 그런지"를 물어 본다.
'퇴사'라는 단어에는 매니저들의 귀가 열리는 마법이 있다는 것을 경험상으로 알고 있다.
너무나 극단적으로 변하는 '귀의 열림'을 체험한다.
재밌는건 우리회사 매니저의 반응이다.
"이거 안하고 나가면, 우리 회사 다른 사람이 고생해야 하잖아!!"
"저는 무슨 죄로 이걸 해야하나요?"라고 반문하고 싶었는데, 한 것도 없는 사람이 바뀌지도 않을 것을 말할 필요가 없었다.
컴파일러도 주지 않고, 한 달에 만들어 달라고만 주구장장 말하니 포기하는 것이 맞다.
하나의 잘못된 단편이긴하나 너무나 크게 잘못되어 있다.
우리 대표이사님과 면담을 했다. (작은 회사라서..)
호프 한잔을 사주시며, 딱히 추궁하지도 않으시고, '한 번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개발자 출신이며, 고충을 아시고, 좋은 분이라고 생각 한다..
'도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좋은 분이 잘되셔야 하는데, 내가 좀 도와 드릴 순 없나?'
'컴파일러가 없으면 컴파일만 못하는 거잖아?'
'코딩이야 백지에다가 하면 되지.'
'컴파일 직전의 단계까지 코딩을 완성한다면 되는 거 아닌가?'
FOTA기능은 메모리를 관리 해야하는데, 관련 경험이 없어서 이 부분을 확인 했다.
처음 보는 칩이여서 통신 모듈에 필요한 것들도 확인 했다.
세부 설계를 마치고, 코딩을 완료 했다.
아침 회의 시간에, 진행 사항을 발표했다.
"코딩은 다 했는데, 컴파일은 못 했습니다."
황당한 표정들이 보였다.
이제서야 긴급으로 구매 결재가 진행 되었다.
코딩은 다했으나, 컴파일러가 없어서 못하고 대기 중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컴파일을 돌렸더니 버그 몇개는 있었다.
동작 테스트를 하는데, 진행이 잘 되지 않았다.
통신 모듈로 아무런 데이터도 오지 않고 있었다.
순간 '원래 안되는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 프로젝트에서 여기 통신 모듈이 동작하는 것을 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같이 작업하는 고객사 실무자 분께 요청을 했다.
"코드 모두 롤백해서, 통신 되는지 부터 확인 하시죠?"
담당자 한분이 슬그머니 오더니, 이렇게 말한다.
"이거로 해보세요. 통신 되는 보드가 몇개 있어요."
웃음만 나왔다.
우리가 테스트 하는 보드는 통신이 안되는 보드였다.
통신이 되는 보드는 몇개가 있을 뿐이었다.
이것이 프로젝트 진행 수준이었다.
버그를 숨기고, 다른 담당자의 삽질을 구경하다가, 들키기 직전에 고백을 한다.
나야 같은 직원이 아니라고 하지만, 같이 작업하시는 분은 ...
결국 한 달하고 일주일 만에 첫 동작 FOTA 테스트가 성공 하였다.
우리 회사 매니저는 "되잖아, 그렇게 난리 치더니."라고 했다.
"난리 쳐서 되는 겁니다."라고 답변주었다.
고객사에서는 나에게 미쳤다고 했다.
컴파일러도 안주고, 하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미친것인지,
'한다' 말하고, 해낸 사람이 미친 것인지 나는 이해가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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