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쓴 광주 선거 결과 이야기를 오늘 다시 읽어보니 댓글도 많이 달리고 호남 정서에 대해서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네요.
역시 선거라는게. 참.. 마약과 같다고 해야되나..
지금 생각하면 선거 기간동안에는 이성을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기제가 발동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부는게 중요하고.. 바람을 일으키려고 하고...
돌풍이 불기도 하고.. 확 쏠리기도 하고..
어쨌든 선거 기간동안에는 이성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면이 있는것 같아요.
그러니까.. 맨날 하는 선거지만.. 선거기간에는.. 역시 또 달아오르고.. 니편 내편이 나뉘어지고 하는것 같습니다.
제가 어제 쓴 글이 베스트에도 가버리고 호남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는 댓글도 있는것 같아요.
저도 어제 쓴 글 다시 읽어보니.. 와.. 나 왜이리 진지하게 썼냐.. 하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밤새 쓴 연애편지가 다음날 읽으면 부끄러운 것처럼요.
저도 어제보다.. 오늘 일어나 다시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다 사실대로 쓴거긴 하지만..
앞으로 제가 지지하는 당이 더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너무 비판적인 관점에서 분석을 해서 쓴 면이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좀 가벼운 마음으로 광주 선거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요.
일단 제 입장에서 가장 크게 느낀점은.. 광주 3번 지지자들에 대한 실망.. 그런게 절대 아니라는거예요. 뭐.. 실망할 필요가 있나요.
투표는 각자 자기 이익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투표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거다.. 라고 항상 생각하니까요.
그냥 일단 선거는 니편, 내편이 정해져서 싸운다는 차원에서....
광주는 항상 같은 편을 응원해오고 같이 환호하고 같이 탄식했는데... 이번에는 그걸 같이 느낄수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아쉽다는 거예요.
제가 어제도 썼지만 9회말 투아웃 역전 만루 홈런을 보지 못하고.. 기다리다 지쳐서 집에 택시 타고 가버린 사람들!
가족들과 다 같이 경기장에 갔는데..그중 몇몇 가족들은 참지 못하고 가버려서.. 나혼자 그걸 지켜보는데..원망이 아니라..빨리 가버린 가족들과 그 장면을 함께 못본게 너무 아쉬운 그런 마음인거예요.
물론 그 택시 타고 빨리 가버리신 분 중에서논..
1)야! 난 다리도 아프로 배도 고프고 힘들어 죽겠는데...참고 기다렸다 그거 봐서 뭐하냐..차라리 집에 빨리 와서 쉬니까 좋다..하시는 분도 있을거고...
2)집에 가는 길에 택시에서 뉴스 보고 알아서....아.. 좀만 더 있다 올걸 하시는 분도 있을거고...
3)그 광경을 좀만 참았으면 봤을텐데 못본게 아쉬워서.. 다음날 다른 사람에게는 그 자리에서 본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4)아.. 장탄식을 하며.. 하~ 다음에는 좀 참고 끝까지 지켜봐야겠다.... 각성하시는 분도 있을거고...
4)집에 가는 길에 택시에서 알아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냥 좋아서 환호하시는 분도 있을거고.. 다양하겠죠.
그렇지만..경기장에 남아있는 사람은.. 마음이 한가지라는거죠.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좀만 더 기다렸다가 같이 봤으면 좋았을걸... 하는 마음이 생기는건 당연한것 같아요. 그냥 그 아쉬움이 크다는거..
근데.. 며칠 지나서 선거 결과를 살펴보니.. 역시 선거기간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차분해지고 또 재밌고 새로운 분석이 보여서
광주에서의 2번당 민심 회복을 위해서 발전적인 글 써봅니다.
1)역시 인물들이 너무 약체였다는거...더민주 후보 너무 듣보잡이었어요.
더구나 정준호는 문재인 불출마선언하라고 하면서 삼보일배까지 했죠.. 이건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 문재인 지지자들을 화나게 하는 건데..
김경진이 70%로 큰 차이로 당선 되었어요. 그래서 이 결과를 분석하면 문재인을 호남에서 많이 지지한다는 증거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요?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호남에서 정준호가 문재인 까는게 맘에 들었으면 득표를 더 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약간 재미있는 분석을 해봤습니다. (물론 김경진이 인지도,지명도 면에서 훨~~~씬 앞섭니다.)
그리고 아무리 더민주 후보가 약체여도 그럼 박주선 같은 사람 뽑았냐.. 하시는데..
서울에서.. 나경원도 뽑히고.. 충남에서 김태흠도 뽑혔쟎아요. 예전엔 김을동도 뽑히고..
광주 박주선만 뽑힌것만 뭐라 하기에는 좀....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거 다가와도.. 관심없다가.... 막상 닥쳐서..이름 아는 사람 뽑고 그런게 태반인데..인지도, 유명세 그런거 종요하죠.
어쨌든..3번 당 후보들이 다 현역이고 다 이름 아는 의원들이었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저도 생각해요. 인물론에서 진거죠.
솔직히 이런 약체 후보를 내놓고도 광주에서 잘 되기를 바랬다는게.. 참.. 뭔 생각인가 싶긴해요. 물론 광주 여론조사에서 현역 물갈이론이 80% 이상이어서 새로운 인물로 공천한거다라고 하는데... 새로운 인물도 새로운 인물 나름이죠.. 너~~~ 무 새로워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품을 어떻게 소비자가 선택하겠나요. 다른 지역에는 중량감있는 인사 공천하고 광주에는 너무 약체 인물 공천! 광주사람 무시한다고 생각할만하죠.
말하자면.. 수도권에서 2번당 후보에 비해 3번당 후보로 나온 사람들이 누군지 잘 모르고 듣보였던것처럼..
광주에서는 그 반대였다는 겁니다. 2번당 앞으로 광주 공천 정말 신경써서 잘해줬으면..좋겠어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도봉을의 오기형 후보 떨어지셨죠.. 너무 아쉬워요. 인물도 좋으시고.. 중국관련 통상 전문가라는데.. 되셨으면 앞으로 활약이 있으셨을텐데.. 본인도..광주에서 나오기를 원했다는데.. 광주출신이고..광주 공천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그분 인재영입하신 분인데.. 많이 아까워요.
김광진 의원 정도라도 광주에 공천했더라면.. 싶은 생각도 들고요.
2)그리고 이번에 광주는 2번과 3번을 그렇게 심각하게 구분짓지 않았다고 말씀드렸어요. 그건 거의 맞을거예요. 광주는 1번은 아예 제쳐두고 생각하니까....
어쨌든.. 이번에 2번, 3번이 둘다 우리편이니까... 그냥 둘중에 하나 고르면 돼! 그런 생각들이 많았다는거요.
사실 이번에 광주분들이 좀 소원 푸셨을지도 몰라요.
아니.. 아이스크림도 31가지 중에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고.. 모든 상품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데..
광주는 그동안.. 선택지가 아예 없었다는거...
그나마 이번에 둘중에 고르는 맛이라도 생긴거죠..
맨날 흰우유 한가지만 계속 주다가 처음으로 흰우유 먹을래, 딸기우유 먹을래, 하니까 어! 이번에는 골라먹을 수 있네..하고.. 고른거..
그런면에서.. 광주 분들이 카타르시스를 좀 느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만약 이 관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역시 그래도 계속 먹기에는 흰우유가 안질리고 좋다고 느끼게 될지... 딸기 우유가 색깔도 이쁘고 산뜻해보여서..먹어봐야지 하고 많이 골랐는데...먹어보니까..딸기우유는 한번 정도는 먹을맛이지.. 계속 먹을건 아니다.. 하실지.. 그건 앞으로 진짜 두 정당이 하는 행보에 따라 달렸을것 같네요.
3)광주 사람들도 그동안 맨날 2번만 찍는다는 프레임에 갇혀있었쟎아요. 그것도 싫은거죠. 우리가 그렇게 찍는게 이유가 없는게 아닌데.. 그리고 선택지도 아예 없는데.. 무슨 지역감정의 맹종에 의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언론에서도 호도하고.. 그런 지역감정의 제일 피해자가 광주인데..
이번에.. 어찌보면 한풀이 한거라고 생각해도 될것 같네요.
근데.. 여기서 또 중요한게.. 이번 한번 이렇게 다른 곳도 찍어줘 봤으니까.. 봐라! 광주가 맨날 2번만 찍는거 아니다.. 이번에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에...
이제 그런 선입견을 깼으니... 다음에는 2번을 찍으면서도.. 좀 더 맘편하게 찍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생긴것 같아요.
우리가 그동안 지역감정때문에 2번 찍은게 아니야.. 지난번에 우리가 다른 당도 찍는것 봤지?
이제 새로운 정당도 생겼으니.. 잘하는지 봐서.. 왔다 갔다 할거다..하는 마음이 생겨서..
이제 앞으로는 2번 찍으면서도.. 예전처럼.. 햐~ 또 2번 찍어야되냐.. 다른 지역에서 또 전라도는 2번만 찍는다 그러는거 아냐.... 하는 마음이 좀 해소될 수 있다는 겁니다.
괜챦네요.. 이거.. 희망적이예요.
4)그리고.. 제가 지난번 쓴 광주 선거 결과 민심 글에서 빠뜨린건데..
이번 3번 지지가 결코 안철수에 대한 지지는 아니라는겁니다. 그리고 이번은 총선이었어요. 대선이 아니란 말입니다.
각각의 후보의 인물론이 더 크게 작용한거예요. 그러니까.. 지역구 투표에서는 1)번 생각이 크게 작용했고 정당투표에서는 2)번 생각이 크게 작용한거지 3번당 지지가 안철수에 대한 지지는 아니라는거.....제가 물어본 사람들은 그렇습니다.
안철수와 문재인 중에서는 그래도 문재인이 훨씬 낫지 입니다. 그리고 안철수 이제 별로 안좋아하는것 같아요.
이희호 여사 녹취록 파문도 있고요. 그동안 이미지도 많이 실추되었고.. 신선한 감도 잃었어요.
그러니까..대선 지지율 호남에서도 문재인이 1위쟎아요. 이번 선거 끝나자마자 단기간 동안에는.. 선거결과의 후광효과가 있어서 안철수 인기 반짝 오를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입장은.. 안철수를 그렇게 좋아하는건 아니라는 거예요.
안철수를 좋아해서.. 3번당 찍은건 아니다.
5)제가 심각하게 생각했던....광주에 있는 유언비어 정서는....
종편!!! 이거 어떻게 안될까요? 대선까지 이것 막지 못하면.. 큰일날것 같아요. 파파이스 나 오마이뉴스같은 거 하나만 종편에 있어도 좋을텐데...
이것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합니다. 종편 여기 저기에서 하루종일 떠드는 내용이 조용히 머리속에 잠식해 있다가 다른 분들이랑 정치 이야기 하면.. 자연스럽게 그 종편에서 들은 내용을 마치 자기 생각인양 말하잖아요. 특히 광주분들은 정치 의식 높다는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서.. 이런 정치 이야기 나오면 대화에서 빠지지 않을려고 하죠. 그런데 하루종일 들은 정치 이야기가 종편에서 들은 내용!
그러니.. 문재인에 대한... 유언비어.. 호남홀대 이게 안생기겠냐고요..
말이 의식을 규정한다 그런말도 있죠.. 말이 먼저 생기면.. 거기에 따라서 그 관념이 정해지는 거에요. 반문정서 라는 말이 먼저 생기면.. 반문감정이 생기는 거고... 호남홀대라는 말이 생기면... 호남홀대가 있는것처럼 되는겁니다.
삼인성호라는 고사성어도 있쟎아요. 이거 대책이 시급합니다. 근데 2번당은 뭐하나요.. 종편에서 저리 문재인 까고 유언비어 퍼뜨리는데... 아무 대책도 안세우고...참.
그래도.. 어쨌든.. 종편이나 유언비어가.. 호남의 피해의식을 건드려서 감정적인 부분을 자극한 면이 호남민들에게 먹혀들었다는건 부인할 수 없을것 같아요. 그런 부분을 공략한 점이 비열하고 정말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넘어가신 분들도.. 솔직히 좀 맘에 안들긴 합니다. 지금도 그게 먹힌다는게...
이제.. 광주에서 대통령도 두번이나 내고.. 큰 경기도 유치하고...피해의식이 없어질만도 한데...그게 참 뿌리깊은가보다... 느껴지기도 합니다.
근데.. 광주에 진짜.. 직장 구할만한 그런 대기업이나.. 공장 그런게 없긴 해요.. 발전이 없긴 하죠..그래서 50-60대한테 그게 먹히는거겠죠.
6)광주 선거 결과 보고 놀래셨을 분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시고.. 호남 발전에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그리고 2번당도 각성하시고.. 반성하는 모습 보여주시고.. 아마 다시 돌아갈 마음의 준비 하고 계신 분들도 많을거예요. 어떡하나 보자... 하고 계신분들 많을거라고요..
우리 야권.. 이번 선거도 이겼는데.. 앞으로 즐기면서.. 잘 되어 가는거 구경합tl다.~
7)파파이스 보고 느낀건데... 시민의 눈 분들 정말 활약이 대단하셨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치킨값이라도 후원해주고 싶네요.
근데.. 광주 선관위만 못하게 했다고 했죠? 왜 그랬을까요? 이유를 뭐라고 하고 못하게 했나요? 다른덴 다 해도 된다고 했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