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개봉 며칠 밖에 되지 않았지만, 영화를 막 보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리뷰들을 찾는 분들을 위해서
몇 개 제가 인상적으로 읽은 것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설국열차] 해석 / 이 영화 속 상징/결말에 대한 짧은 정리
* 네이버 리뷰 중에서 초기에 가장 많이 주목 받고 댓글도 현재 500개가 넘어간
인류사의 관점으로 [설국열차]를 해석한 리뷰. 간결하고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사람들이 추천을 많이 한 이유가 있는 재미있는 리뷰!
*유머 사이트에 맞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리뷰!
변태라고 자처하는 봉준호 감독님의 성향에 맞게 해석한 19금 리뷰입니다.
정말 재미있더군요!(이런 게 해석의 묘미죠. 유명한 이명원 문학 평론가님이
[연옥에서, 고고학자처럼](이명원, 새움, 2005)
책에서 김수영의 시 '풀'을 성적으로 해석한 것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참고로 예전 씨네21일 대담 기사 중 인용하자면
봉준호
글쎄요. 저는 인물이 달리는 것을 되게 좋아하고요. 카메라가 움직일 때, 카메라가 전진하거나 후진 할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님이 팬을 말씀하셨다고 했는데 그건 잘 인식을 못했고요. 카메라가 트래킹할 때 카메라의 삼차원적인 위치가 바뀔 때 이상한 흥분을 느끼는 체질이고요. 류성희 감독이 늘 했던 말이고 저도 느낀 것인데, 좁고 긴 이미지 공간을 무척 좋아해요. <마더>에서도 아정이 숨었던 집과 집 사이 어두운 골목 있잖아요. 돌멩이가 날아오는 그곳. <살인의 추억>의 터널이나 농수로라든가 <괴물>의 하수구라든가. 동굴 또는 여자의 질. 그런 어둡고 긴 공간. 그런 거 찍을 때 되게 좋고요. 그러니 제가 <설국열차>를 찍을 생각을 하니 얼마나 흥분이 되겠습니까. 공간 전체가 완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동굴인데 동굴을 돌파하는 영화지요. 그 금속 동굴을. 근데 그 동굴이 계속 휘어지고 꺽이고 하는 거지요. 미치겠는 거지요. 성적 흥분에 미칠 것 같아요. 기차가 밖에서 보면 남자의 성기고요, 안에서 보면 여자의 성기예요. 밖에 있으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처럼 터널이 질이고 기차가 남근이 되는데 들어가 있으면 기차 안이 또 질이란 말이에요. 두 주인공이 거기를 막 돌파하는, 프로이트 책에서 보면 긴 복도나 그런 데를 질주하는 건 다 그런거라고 하잖아요. 시나리오를 읽고 실제로 성욕을 느꼈다는 그런 코멘트도 있었거든요. 기차 속을 질주하는. 그래서 너무 흥분이 된다는 거지요.
허문영
막을 계속 뚫고!
봉준호
그렇지요. 문을 계속 열고! 이런 거 얘기하면 류성희 미술감독이 그만 좀 하세요. 해요. 류 감독이 옛날부터 계속 지적했었어요. 왜 그렇게 좁고 긴 공간을 좋아하냐고요. <플란다스의 개>에서도 임상수 감독이 출연해서 이성재와 화장실에서 대화 하잖아요. 그때 음침한 이야기를 하잖아요. 돈 얼마주면 할 수 있고, 남궁 아무개가 돈을 먹였다더라. 거기가 좁고 긴 화장실이거든요. 그 화장실 찾는 데 오래 걸렸어요. 연출부들에게 폭이 좁고 한 방향으로 긴 화장실을 찾아오라고 했거든요. 트래킹 말씀드렸는데 트래킹에 임상수 감독하고 이성재하고 같이 태우고 주욱 밀었거든요. 긴 화장실 방향으로 느릿하게 이동하는데 그때도 흥분했던 기억이 나네요. 한참 찾다가 영등포에 있는 한 건물에서 찾았거든요. <살인의 추억>의 배수로, 터널. <괴물>의 하수구. 그런 이미지가 좋은 것 같아요. <마더>에서는 그런 게 나올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제가 임의적으로 만든 것 같아요. 아정이가 숨었던 골목, 거기서 돌멩이가 휙 날아오잖아요. 그걸 되받아서 던지고. 그리고 거기서 아정이가 죽고. 모든 비밀을 품은 곳이죠. 실제 생활에서도 그런 공간을 보면 흥분되고 들어가보게 돼요. 그러니까 <설국열차>는 두 시간내내 흥분되는 거지요. 저는 정말 그 기차때문에 그 만화를 집어든 거예요. 사람들은 오해하더라고요. 인터넷에 보면 <설국열차>에 계층과 계급이 나눠져 있고, 신분사회의 뭐, 뭐 그러는데, 저는 기차라는 공간이 주는 흥분 때문에 원초적으로 끌렸던 거거든요. 주인공은 그 공간을 관통해내야 하는거고 그것떄문에 오는 계속적인 물리적인 충격이 있는 거고, 완전히 흥분되는 거지요.
‘설국열차’에 어설픈 색깔론을 덧씌우지 마라
* 영화 개본 전날에 올라왔던 SF 작가이자 영화 평론가, 칼럼니스트인 듀나의 칼럼입니다. 트위터에서 이외수 작가님도 영화 보기 전에 추천하더군요.
어설프게 영화에서 읽어낼 수도 없는 색깔론을 덧씌우지 말고, SF나 판타지에서 독립적인 허구의 세계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영화] 설국열차 Snowpiercer (봉준호 감독)
* 듀나의 개인 사이트이자, 영화 커뮤니티인 [듀나의 영화 낙서판 게시판] 회원리뷰란에 좋은 영화 리뷰를 많이 올리는 내공 높은 Q님이 쓴 설국열차 리뷰입니다.
[영화] 설국열차
* 역시 듀나의 영화낙서판 회원리뷰란에 올라온 menaceT님의 리뷰입니다. 이곳 영화게시판에도 올라와서 베스트란에도 올라갔었지요. 혹시 놓친 분이나 아직 안 본분이 았다면 읽어보시길. 정말 정밀한 리뷰입니다. 추천!
[인터뷰]봉준호 “‘완전히 다른 세계’에 열 받는 감정…”
* 경향신문에 올라온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로 영화 속 설명되지 않은 몇몇 설정을 직접 밝혀줍니다. 이해 안 가는 장면들은 흐름 상 삭제되었더군요.
서브 플롯에 존재하지만 영화 속에서 암시만 된 것들도 있고요.
스포일러가 많으므로 꼭 영화를 본 분들만 보시길.
설국열차 신촌GV 기억 녹취록!!(스포주의)
* 익스트림 무비 사이트에 샤키당님이 놀랍게도 기억에 의존해서 적은 녹취록입니다.
위의 인터뷰에서 설명되지 않은 세부 설정이나 몇몇 봉준호 감독의 생각이 적혀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이 역시 영화를 보고 나서 더 궁금한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실 필요가 있을 듯! 양도 많이 않으니까요.
p.s
위의 리뷰들보다 부족하지만 저도 그냥 머릿속에 생각나는 위주로
몇몇 SF 소설들과 연관시켜서 리뷰를 적어보았습니다. 좀 중구난방이고
양만 긴 편이니 시간 있으신 분들만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