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전에..
안녕하세요. 작년 틈틈히 '나의 파란만장한 나의 결혼의 시작과 끝'이라는 제목으로 제 근황에 대한 글들을 연재하여 오늘의유머 '베스트오브베스트'로 등록되어 많은 분들에게 제 글들이 노출되었던 적이 있었지요. 단순히 이 글들이 오늘의유머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노출되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 이상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고, 구글 검색엔진에서 예전 연재하였던 글의 제목으로 검색하려 키워드를 다 완성하기 전에 이미 '자동완성'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주셨었습니다.
해당 글들의 원본들은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입니다. 글들을 연재하던 중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저는 오늘의유머에 제 개인연락처를 남겼던 사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통의 저를 걱정해주시는 분의 문자를 받게 됩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라는 답장 이후 저는 스스로 제가 이때까지 연재했던 글들을 모조리 삭제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의 덧글, 우려의 덧글, 그리고 글에서 조차 묻어나는 제 입장에 대한 혼란함을 따끔하게 꾸짖어주시며 '이제는 마음을 다잡어야 할 때'라고 조언을 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이후 대형 커뮤니티에서 조회수가 많은 글들을 납치하여 박제하는 '유머모음'사이트들에 제 게시글은 대부분 박제 되었으며 이는 저도 어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이 글들 덕분에 현재 저를 도와주시는 변호사님께 상황설명에 대한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지요. 머지않아 이 글들마저도 누군가의 신고 때문인지, 사이트 자체적인 운영방침 때문인지 대부분 삭제되었고 현재까지 확인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들을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게 멀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멀리멀리 퍼져서 지금 쓰는 이 글들로 하여금 그들이 불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사자들이 아니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이야기들로 구성 될 것이고 삼자들에게는 꽤나 불쾌하면서도 그들과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워주지 않을까 합니다. 저번 글들처럼 이 제목으로 연재하는 몇개의 글들이 그들에게 조그마한 울림이라도 줄 수 있다면 제 목적은 달성한 겁니다.
너무나도 끔찍하고 후회되고 소름끼치지만 기억을 더듬어 써내려갑니다.
#글쓴이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써내려가는 글들입니다. 표현하는데 있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사실관계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글들을 게시하는 취지, 내용, 시간·장소·인물에 관한 표현은 법적으로 하등 문제됨이 없을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문제 될 경우 자체적으로 조치 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 오늘의유머를 이용하는 오징어라면 누구나 찾아뵐 수 있는 법률게시판에 계시는 '최변호사'님께 보호받습니다.
2011년 10월 31일, 내 첫 사회생활의 터전이 될 제주도. 남들은 돈주고 놀러오는 이 아름다운 섬에서 돈을 벌며 지낸다는건 내게 굉장히 로맨틱한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입사한지 19일만에 여자후배 두 명이 입사했고, 지금 이 이야기의 건너에서 나를 지옥불구덩이로 집어넣으려는 그 사람이 이 둘 중 한명이다.
친목을 목적으로 선배들과 갓 들어온 우리 셋은 입사 초기 한 달중 20일 이상을 퇴근 이후 술자리를 갖을 만큼 함께인 시간이 많았고, 비번근무제로 휴일이 정해졌던 그 회사에서 그 사람과 나는 거의 항상 쉬는날이 맞아 떨어졌었다.
작은 경차를 렌트하여 제주도 여기저기를 누비거나, 리무진버스를 타고 아침 일찍 떠나 당일 저녁에 귀가하는 등 처음 겪어보는 이성과의 하루하루가 나쁘지는 않았다. 사실, 이때는 이게 데이트인지도 몰랐었다.
이후에도 회사 선배들과의 술자리는 끊이지 않았었고 본래같으면 바로 각자의 기숙사로 귀가 해야 했겠지만 어느덧 우리는 둘만 따로 이후의 시간을 보냈다. 제주도의 추운 겨울바람을 피해 여기 저기에 이른바 '아지트'라는 곳을 찾아서 서로의 타지살이에 대한 고충을 터놓거나, 선배들이 함께인 자리에서는 나누지 못했던 그런 풋풋한 감정들을 나눴다. 이후 흔하다면 흔할 것이고 아니라면 아니겠지만, 첫키스를 시작으로 우린 사귀게 되었다.
이 때 부터 그 사람이 보여줬던 그 '풋풋한'모습들이 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으나, 확신은 없었다. 왜냐하면 내게는 모든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사회생활도, 사랑도, 연애도, 그리고 직급이란 견장을 차고 남녀노소를 두루 만나며 지내는 이 회사생활도, 다름과 틀림을 구분할 수 있는 경험이 아직은 내게 없었다.
남자사원들에게 대하는 그 사람의 눈빛, 말투, 스킨쉽, 애정을 방불캐하는 처세들을 보고도 긴가민가 했다. 이 마저도 인간관계에 대한 우호 또는 친밀함의 표현인줄 알았던 그때의 내가 너무나도 처량하고 불쌍하다.
이 와중에 단 한가지 확실했던건 그런 그녀의 행동들을 눈으로 확인하였을 떄에 내 가슴이 너무나도 미어졌다는 것이다. 쓰라렸고, 아팠고, 무너져내렸다. 그래서 부탁을 했고, 대답을 들었다.
..만 이 문제로 일주일에 일곱번을 싸울 정도로 그 부탁의 무게는 그녀에게 너무나도 가벼웠다. 아니 그녀의 대답이 가벼웠을지도.
몇 번의 헤어짐이 있었다. 그 당시 우리는 동거를 했었고 난 그녀의 부모님들과 가족들을 한사람도 빼놓지 않고 만났었다. 먼 타지에 있는 그 사람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였고, 이때까지도 가족들간의 시간이 매우 소중한,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란 줄 알았던 것은 이러한 그 사람의 가족들의 잦은 방문 때문이었다. 지금은 이마저도 '쇼'처럼 보이는데 말이다. 그들은 저마다 각자 개인적인 이유로 화목한 가정이라는 주제로 지금까지도 '쇼'를 하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언급할 필요가 있을 때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써야겠다. 더 할 이야기라고는 내가 그사람에게 느꼈던 다름과 틀림에 대한 고뇌들 뿐이다. 그 당시 내가 다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개제한 고민글들을 첨부하며 줄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야기 진행상 일기 형식이 되어 여러분들에 대한 경어가 없는 점 양해말씀 부탁드립니다.
조만간 다시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