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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2371
    작성자 : 남에릭
    추천 : 13
    조회수 : 1645
    IP : 218.157.***.188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5/03/04 00:08:59
    http://todayhumor.com/?lovestory_72371 모바일
    [♬]밤의 접힌 부분을 펴자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문장들이 튀어나왔다









    316-하얀 거짓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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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고 아름다운 남녀가 있었다
    그들은 내 부모였다
    나는 그것이 극 중이라는 걸 알았고
    밝고 활기차 보이는 아버지에게 어리광을 부리다가
    내 손톱에 찔려 화가 난 것을 보았다
    극이 중단될까 두려워진 나는 사과하고 또 빌었다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고 싶었지만
    말 한마디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 눈치만 보았다
    그들과 나는 소풍을 갔는데 햇빛이 눈부셨는데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극 중이니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길 바랐고
    애써 웃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울고 말았다

    극은 계속 진행되었다

    /여름 한때,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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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바람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숲을 쓰러뜨려
    나무들을 가져다 주어야지
    추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빵이 말했다.
    내가 자라면
    모든 이들의 양식이 되어야지.
    배고픈 사람들의.

    그러나 그 위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비가 내려
    바람을 잠재우고 빵을 녹여
    모든 것들이 이전과 같이 되었다네.
    가난한 사람들은 춥고
    여전히 배가 고프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지 않아.
    만일 빵이 부족하고 세상이 춥다면
    그것은 비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작은 심장을 가졌기 때문이지.

    /너무 작은 심장. 장 루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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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사다리를 내려줘
    내가 빠진 우물은 너무 깊은 우물이야
    차고 깜깜한 이 우물 밖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보름달,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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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에 싫증을 내거나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는 없었으나 
    그 이면에는 벌써부터 사람에게 흥미를 잃어버린 권태로움이 굳은살처럼 박혀 있었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벽에 걸려 있는 철 지난 달력이 생각 나곤 했다

    /소설 '반달' , 윤대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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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나를 불렀다

    나는 그들 가운데 하나였다

    나는 메말라 버린 꽃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이 나를 부르는데 왜 내 이름이 아닌지 궁금해졌다

    /고아 , 이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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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의 접힌 부분을 펴자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문장들이 튀어나왔다

    /밤의 독서 , 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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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

    /비정성시 ,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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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하염없이 너의 창문을 올려다보는 일이다
    비를 맞는 일이다
    젖은 교복, 젖은 마음으로 그냥 마주치고 싶은 일이다
    우연히라도, 우연히라도 네가 지날 길목을 차마 숨어 서서 지키는 일이다

    봄은 가고, 빗줄기 속에, 가슴 속에, 희고 고운 꽃잎의 이름으로 남는 슬픔과 그리움
    지금 다시 창가에 서서 향기와 눈물과 기쁨으로 맞는 봄
    , 상한 꽃줄기를 성숙케 하는 시간이여
    맨 처음 영원이여

    /첫사랑, 김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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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너를 너무나 사랑하여
    아직 장미의 꽃 그늘을 떠나지 못하고 있구나
    장미를 찾아든 벌레의 비밀한 사랑처럼
    네가 나를 갉아먹는 줄도 모르고

    그래도 여전히 내 상한 영혼은 장미의 창을 두드린다
    정작 장미의 노래는 부르지도 못한 채

    /見者의 꿈, 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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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었다
    그가 낮일 때 나는 캄캄한 밤이었다

    그것이 우리 죄의 전부였지

    나의 아침이 너의 밤을 용서못하고
    너의 밤이 나의 오후를 참지 못하고

    안녕이란 말도 없이 우리는 헤어졌다

    피로를 모르는 젊은 태양에 눈멀어
    제 몸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맨발로 선창가를 서성이며 백야의 황혼을 잡으려 했다

    내 마음 한켠에 외로이 떠 있던 백조는
    여름이 지나도 떠나지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그리고 가을, 그리고 겨울

    곁에 두고도 가고 오지 못했던

    너와 나, 면벽한 두 세상

    /사랑의 시차, 최영미

     





    --





    틈틈히 모아온

    글귀 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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