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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2247
    작성자 : 48302
    추천 : 10
    조회수 : 3597
    IP : 183.96.***.135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4/08/29 19:30:26
    http://todayhumor.com/?panic_72247 모바일
    고가초소의 전화기(군대실화)
    이 이야기는 앞서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제가 군복무중에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주변인물이 직접 겪었던 이야기 입니다.


    그 전에 제가 군시절을 보냈던 곳은 탄약창이라고 해서

    다련장포 탄부터 소총 탄환까지 각종 탄을 보관하는 창고가 수백개정도는 있는 여의도정도 크기의 연대급에 속한 경비중대 였습니다.  

    그래서 한 중대에서 전 섹터를 커버 할 수 없어서 각 경비중대별로 관할 구역을 나눠서 그 경계를 하는데 그 관할 구역이 접하고 잇는 곳엔 초소가

    한개씩 있어서 2개의 중대가 그 초소까지 순찰을 하기 때문에 종종 타 중대의 근무자들과 만나기도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중에 저희 중대와 타경비중대가 접하는 곳에는 고가초소가 하나 존재하고 있엇습니다. 원래는 두 중대 담당섹터의 가장 끝부분을 접하고있는 초소로서 순찰지중에 하나였습니다만

    새로온 연대장이 섹터를 시찰하면서 근무지로 바뀌게 된 초소였습니다. 해서 원래는 하나의 중대에서 도맡아 근무를 서는게 맞습니다만 그때 당시에 각 경비중대에 인원충당이 잘 안되던 시기여서

    중대장끼리 논의한 끝에 결국 두 경비중대가 같이 근무를 서기로 합의를 보았었습니다.

    예를들자면 주간 근무시에는 2시간씩 번갈아가면서 근무를 서고 야간에는 한쪽이 전반야, 다른쪽은 후반야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이 일이 있었던 시기는 아마 제가 상병이 4호봉쯤 되었을때였던것 같습니다. 그 고가초소가 근무지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였었죠.

    그 당시 저희 소대는 근무로테이션이 돌아와서 한창 빡세게 근무를 나서던 시기였습니다. 몇일동안 지속되었던 야간근무로 인해서 피곤하던 차에

    그날 밤 제가 '또' 후반야근무에 나서게 됬다는 것을 알았을때 짜증이 솟구치고 있었죠.

    군대를 다녀오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후반야 근무는 새벽을 새야하기 때문에 피곤도 하거니와 그때 당시 중대장이 진급에 미친놈이었기 때문에

    (계원에게 듣기로는 중대장이 연대장라인을 타기 위해서 한창 연대장 밑을 핥고있던 시기여서 cp에서 뻘짓이라 칭할 만한 작업을 많이 따온다고 하더군요)

    복귀후에도 오침도 제대로 못하고 작업에 끌려나가기

    일쑤였었습니다.


    어쨋든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날밤 후반야근무가 시작되었고 저는 밀리고 순찰 밀리고 순찰을 반복하면서 그 고가초소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잘려고 초소 안으로 들어갔었죠. 바닥에 판쵸우의를 깔면서 조수에게


    '00아 형 잘테니깐 누구오는지 잘 보고 총내려놓고 하이바 벗고 있어라'

    라고 하며 바로 잠에 빠져 들었었습니다.


    얼마나 잤을까 누군가 저를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후임에 새파랗게 질려서 저를 깨우는 것이엇습니다.


    녀석은 겁에 질린 목소리로


    '00상병님 00상병님....바.. 방금 ta-312(군용 야외 전화기)에서 여..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녀석이 너무 혼비백산하고 있길래 뭔일인가 해서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났었죠. 평소에 잘하던 녀석이이서 이야기나 들어보자라는 심정이었었죠.


    '얌마 뭔데..뭔데 지랄이고...응?'


    한참을 겁에 질려있던 녀석은 제 추궁에 정신을 다잡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그..그게말입니다. 교대하고 중대에 보고할때 말입니다. 상황병한테 교대한다고 말하고 끊으려는데 수화기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리지 말입니다.


    아주 희미하게 '살.려.줘'라고 하는것 같앗습니다. 처음엔 저도 잘못 들은줄 알았는데 20분마다 보고할때 수화기를 들면 그 목소리가 점점 선명하게 들리지 말입니다...


    목소리도 점점 소름끼쳐지면서 살려줘라는 말만 계속 반복하는데....으으...'


    녀석의 말인즉슨 처음에는 '살려줘'라고 희미하게  들리더랍니다. 처음에는 잘못들은줄 알고 별 신경 안썼는데 다음 보고때도 그 다음보고 때도 그 목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점점 선명해지면서 나중에는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살려줘.살려줘.살려줘.살려줘.살려줘.살려줘......'라고 반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후임은 이건 환청이다. 내가 잘못들은거다 라고 합리화해버리고 근무를 스려는데 TA가 갑자기 울려서 뭐지 하고 받았다는 것입니다.


    '통신보안'


    '...지지짖직..'


    '정보통신보안....뭐지?..누가 잘못쳤나?'


    바로 그 순간


    '.......내 목소리가 환청같아???이히히히히히히...'


    그 소름끼치는 여자 목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그 후에 후임은 혼비백산하며 저를 깨운 것이고요.


    저도 괜시리 오싹해져서


    '너 졸았지?? 꿈꿨냐? 형도 다 그때는 피곤 했어 임마....걍 솔직히 말해..'


    라고 핀잔을 줬습니다만 평소에 워낙 열심히 하는 친구고 근무중 한번도 졸았던 적이 없던 녀석이었는데 이놈 반응이 심상치 않아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은했었죠

    어차피 잠은 깨버렸고 후임이 패닉상황인데 저 혼자 피곤하다고 잘수는 없는 노릇이라 근무가 끝날 때까지 노가리나 까고 있었죠

    그렇게 그 일이 지나가는가 싶었습니다.


    그렇게 그일을 잊고 한 3,4일 쯤 지났나??

    중대내부에 그 고가초소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들리더군요...하지만 그 당시 근무 로테이션이 쫙짜여져있어 무서울틈도 없이 근무를 계속나가게 되었습니다만은
    나중이 일이있어 cp쪽으로 갈일이 있엇는데 거기에서 옆경비중대 알동기를 만나 말을 들어보니 자기 중대에서도 그 고가초소에서 귀신을 목격하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시 그 초소쪽으로 근무를 나갔던 근무자들은 거의 다 그 '살.려.줘.'라는 목소리를 들었던 것이엇습니다.

    그 후에 그 고가초소는 사병들의 잦은 건의와 각 중대실정에 맞지 않다는 점으로 인해 결국에는 한달 남짓한 짧은 기간만에 다시 순찰지로 돌아갔습니다만은

    저는 군생활하는 내내 그 초소를 지나칠때면은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후일담 입니다만은 그 후에 제가 말년에 전역대기하던때에 보급관이 가기 싫어하던 저를 붙들고 야간 순찰을 돌았던 적이 있습니다.

    부사관 중에서도 드물게 FM을 강조 하시던 분이여서 역시 순찰 또한 힘들기 그지 없었죠 근데 그랬던 그분도 그 고가초소를 남겨두고는 돌아가려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전

    '저 보급관님 고가초소는 순찰 안도십니까?'

    라고 질문 했었죠

    그러자 보급관은

    별말씀이 없이 그저 뒤돌아서는 겁니다.

    저야 뭐 말년이기도하고 나름 보급관라인이기도 해서 '혹시 귀신소문때문이십니까?'라고 물어봤습니다만

    알필요없다라는 핀잔만 돌아왓습니다. 하지만 복귀 중간에 보급관님이 넌지시 말씀하시기를

    '나도 여기오기전에 있었던걸 들은건데..원래 저쪽은 영내가 아니라 (군부대가 있던곳이 아니라) 민가였다고 하더라'

    라고 하시는 겁니다.

    뭔가 더 하실 말씀이 있는것 같았지만 입을 닫으시고는 다시 되돌아가시는 것이엇습니다. 저도 괜히 기분이 묘해져서 재빨리 보급관님을 뒤따랐엇습니다.

    그날 보급관님이 삼키신 말 중에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것 같았지만 저는 그후 바로 전역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일은 더 이상 알 수 가 없습니다.

    그날 보급관님은 무슨 말씀을 하시려던 것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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