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D로 봅니다.
아니 아니, 이건 농담이구요.... ㅎㅎ
저는 나름 긍정적으로 봅니다.
이번 호남 민심을 가지고도 가타부타 말이 많은데
저도 처음엔 국민의당을 찍은 호남민심이 이해 안가긴 했습니다.
안철수는 518 빼자고 했던 사람이고, 이희호 여사 인사하러 가서 녹취했던 사람이고,
박지원은 광주 비하 했었고, 구 민주당 구태인사와 친이계 잔당으로 이루어진
국민의당을 호남에서 찍는다니? 충분히 의아하긴 하죠.
근데 어쨋거나 투표는 개인의 자유니 왜 찍었냐? 하며 투표의 올바름 따지는 건 무의미한 소리고
일단 주어진 결과만 놓고 봅시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요.
저는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음 대선 때 안철수 일당이 깽판칠 걸 생각하면 좀 걱정되긴 하지만...
일단 더민주가 호남당 이미지를 벗어났다는 건 보수층과 영남표를 공략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번에 대구와 경남 일부지역에서 의석 얻은 걸 봐도 어느 정도 가능성은 보이구요.
그래프로 봐도 그동안 새누리당이 80% 90% 가져가던 PK, TK에서 유의미한 선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당에 호남표를 뺏겼다고 새누리에게 완패를 했으면 모르겠지만
국민의당을 뺏기고도 새누리보다 의석수를 앞질렀습니다. 이건 대단한 겁니다!
물론 잘했으면 더 많이 얻었겠거니, 누가 잘했니 못했니... 그런 거 다 일단 떠나서요.
책임론, 공과론, 다 좋고... 호남에서도 의석을 더 모아서 압승했으면 더 좋긴 했겠죠.
근데 지난 선거들의 참담했던 결과를 생각해보시면, 지금 이정도 결과도 대단한 거죠.
대단한 거 맞습니다. 그리고 뒷발로 쥐 잡았더라도 일단 쥐는 잡았으니 인정은 해주자구요.
새누리 160/ 더민주 120 하던 지형에서
새누리 120/ 더민주 120/ 안철수 40 한 건 더민주에 절대 손해 아닙니다. 이득이면 이득이지.
1. 국민의당한테 호남표를 뺏기고도 새누리당을 의석수로 앞지른 점.
2. 호남당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국정당으로 외연확장 가능하게 된 점.
이렇게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안철수가 살아남아서 깽판치고 할 거 생각하면 좀 짜증이야 나지만... 그건 결국은 넘어야할 산이었고요.
더민주가 이대로 보수표를 가져오면서 아예 합리적 중도보수정당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이념적으로 벌어진 격차만큼 진보정당도 진보층의 세력을 결집해서 더 확장할 여지도 생기는 거구요.
일단 이번 선거에서는 더민주가 최대한 오른쪽으로 밀어붙여 이겨야되는 선거였습니다.
그래야 진보정당들도 더민주 그늘에 가려져 있지않고 뚜렷한 진보색채를 자랑하여 활동할 공간이 늘어나는 겁니다.
더민주가 계속 진보입네 하고 있으면 진보정당도 어렵고, 더민주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 이번 전략 성패는 솔직히 도박같았지만 좋게 봤던 거구요.
전통 야권 지지자들 시각에서야 당연히 그지같은 행보였겠지만....
그러니까 어쨋든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살아남았다고 호남 탓하기만 하거나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닙니다. 일단 더민주는 확장 가능성을 계속 열어둔 셈이구요.
예전에 종편에서 이윤석씨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죠?
네, 물론 저 발언 자체는 부적절했고, 까일만 했습니다.
저 발언 자체가 잘한 건 아니에요.
근데 저런 사람들을 까는 건 까는 거고. 어쨋든 중요한 건 저런 사람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결국은 지역 정당이 아닌 전국정당으로서 전 국민을 아우르려면, 그리고 대선을 생각한다면,
저런 생각을 하고있는 사람의 표도 얻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저런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저런 사람 빼놓고 우리끼리만 선거할 수 없잖아요?
생각이 다른 사람들 다 무시하고 외면해놓고, 우리끼리 공감하고 시시덕대면서 선거 할 거 아니잖아요?
더 심각한건 콘크리트 층만이 아니라 부동층에서도 저런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문제구요.
그렇다면 이번에 더민주가 호남 정당 이미지를 벗게 된 거나, 그동안 이해가 안됐던 행보들도
그렇게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희망적인 것은
저 위의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과적으로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대승하긴 했지만
득표율, 지지율로 보면 더민주를 완전히 버린 것도 아닙니다. 더민주 득표율도 꽤 나왔어요.
결과적으로
더민주는 호남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벗고, 물밑으로는 호남의 민심도 아직 계속 유지하고 있는겁니다.
호남 정당 이미지를 벗음으로서 영남과 전국에 어필할 수 있게 됐고,
그러면서도 호남에서 여전히 더민주 지지세는 건재하니 호남표를 언제든 되찾아올 수 있는 거죠.
국민의당은 어차피 머리가 셋이라서 오합지졸입니다.
안철수 살아남은거? 짜증 나죠. 호남 토호세력이 호남 장악한 거? 그것도 찝찝하죠.
그래도 국민의당이 호남정당이라면 어차피 새누리당 붙어먹지는 못하게 됐고,
그리고 이번에 지켜본 결과 머리가 셋이라 언제든 갈등요소를 안고 있는 불안한 정당입니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살아남은게 심히 거슬리고 짜증은 나지만
얻은 거에 비하면 감수할만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요약하자면...
1. 호남 정당 이미지 벗은 것.
2. 국민의당에 뺏기고도 새누리 앞지른 것.
3. 득표율 그래프로 영남과 호남에서 유의미한 지지세 확인.
이정도면 잘 했습니다.
일단 칭찬부터 해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