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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2091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926
    IP : 221.155.***.186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5/02/18 14:27:13
    http://todayhumor.com/?lovestory_72091 모바일
    [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백 번째 이야기


    1.gif

    정우성, 가슴저린 추억




    수많은 날을 그리워하면서도

    그럴듯한 이유 한가지 없어

    만나자는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잊자고 몇번이고 되노이면서도

    촛불처럼 눈물로 어둔 밤을 지새는

    풋사랑에 익어버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립다, 보고프다, 생각난다

    그리워 몇 번이고 마음으로 불러보지만

    흣날에 가슴시린 이별이 두려워

    감히 만나자 말할 수 없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지나면 상처가 낫듯이

    씻은 듯 잊어버리려 해도

    세월이란 약조차

    사랑병엔 잘 듣지 않는데

     

    잊자, 묻자, 지우자

    몇 번이고 마음으로 다짐했지만

    아려오는 상처만 더욱 커질 뿐

    짧은 시간 한번도 잊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내게도 있었습니다







    2.gif

    채수영, 내 다시 사랑으로 가는 길을 안다면



    내 다시 사랑으로 가는 길을 알아

    왜청빛 꿈을 꿀 수 있다면

    그 길 얼마나 멀어 멀어도

    가슴 빛나는 이야기를 만나기 위해

    강 깊은 푸름이라도 건널 수 있으리

    내 다시 가는 길을 알아

    헤매는 날이 저물지라도

    가슴 졸이는 기다림의 뿌리 누이고

    바람 흔들려 어둔 길

    기어 깊은 곳 어디든 이를 수 있으리

    내 진정 다시 가는 길을 안다면

    돌아보는 것들의 잔가지를 버려두고

    푸른 숲 아득한 내 그리움은 끝내

    저무는 날의 손짓으로 살아나

    사랑 하나만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







    3.gif

    강인한, 잠들기 전에 눈물이




    그게 나이 탓일까

    잠들기 전 베개를 베고 잠시

    나도 모르게

    그냥 눈물이 나와

     

    오늘밤이 어쩌면 세상에서의

    마지막 밤인 것처럼

    말없는 한 순간의 기도

    혼자 시드는 밤

    둑길의 망초꽃

     

    잠들기 전 베개를 베고

    귓가로 흘리는 눈물

    잊어서는 안 될 슬픔이

    길섶 어딘가에서 피고 지는지

    몰라

     

    맨발 벗은 슬픔이

    이 밤에

    멀어져 간 나를 부르며

    잠들기 전 한때 나를 적시는지도

    몰라







    4.gif

    백창우, 여보게, 그렇게 말하지 말게




    여보게, 그렇게 말하지 말게

    사는 게 다 그런거라고

    그렇게 세상 다 산 얼굴로

    아무렇게나 말하지 말게

    별들 가깝게 내려앉은 깊은 밤

    지붕에 올라가 하늘을 보게나

    그대 이 땅에 나서 애써 이뤄내야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 한번 생각해 보게나

    아주 작아보이는 일들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되네

    살아있다는 건 늘 새롭게

    눈 뜨는 것이 아니겠나

     

    여보게, 그렇게 말하지 말게

    무엇 때문에 사는지 모르겠다고

    그렇게 지친 모습으로

    아무렇게나 말하지 말게

    아무도 깨지 않은 이른 새벽에

    빈 몸으로 산 앞에 서 보게나

    그대 이 땅에 나서 이제껏 이룬 것이

    얼마나 있는지 한번 돌아보게나

    아주 높아보이는 봉우리도

    그댄 오를 수 있다네

    살아있다는 건 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나







    5.gif

    나명욱, 다시 태어나면




    나 그냥 다시 태어나면

    부잣집 한옥 마당에

    하얀 목련꽃으로나 태어날까 봐

     

    사람으로 산다는 것

    너무 힘들어

    아무 일 하는 것 없어도

    숨죽여 지켜보는 일만으로도

    사람들 삶의 이야기들

    괴롭고 쓰린

     

    다시 태어난다 한들

    슬픈 그들에게 희망을 주지도

    소망을 이루게 하는 일 따위도

    따뜻한 사랑을 채워주고

    절망 같은 아픔을 달래주지도 못할

     

    나 그냥 다시 태어나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갈

    하얀 목련꽃이나 될까 봐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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