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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720745
    작성자 : 레드제플린
    추천 : 105
    조회수 : 10035
    IP : 221.146.***.185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7/28 21:56:53
    원글작성시간 : 2013/07/28 21:32:25
    http://todayhumor.com/?humorbest_720745 모바일
    [인벤문학]스페이스 그리고 인섹..

    " 아 이제 CJ에는 스페이스와 인섹밖에 남지 않았어요! 미드와 바텀 억제기가 밀려있는 상황! 이대로 CJ탈락하나요! "

    " 네 CJ선수들 NLB에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줬고, 팬들에게 그만큼 기대를 심어줬는데요! 이번시즌 역시, 롤클라시코라

    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정도로! 정말 롤챔스의 벽은 높다고 느껴집니다!"






    인석과 호산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마우스에서 손을 놓은채 인석과 호산의 마지막 분전을 묵묵히 지켜볼뿐이었다.

    인석의 리신과 호산의 베인은 2:5의 상황에서도 상대편 오리아나와 올라프를 잡아내는 선전을 했지만 역부족이다.

    이미 기울어진 경기였다.








    대기실의 무거운 침묵속에 인석의 한숨섞인 혼잣말이 정적을 깬다.

    "후..노답새끼들"

    "뭐 이 새끼야? 너 지금 뭐라그랬어"

    가뜩이나 상대편 탑에게 25분이상을 디나이당해 심기가 불편했던 윤재가 인석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내가 틀린말했어? 특히 형, 형은 매 경기때마다 못느껴? 탑에서 퍼블 먹은 블라디가 올라프한테 솔킬을 따이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씨발 우리 엄마가 해도 형보단 잘할거같은데?"

    윤재는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인석의 태도가 괘씸했다. 물론 자신이 힘들어서 데려오긴 했지만, 롤판에서 묻혀버릴뻔 했

    던 인석을 CJ프론트에 호소까지 해가며 데려온 윤재 아닌가.

    "이 개새끼가, 너 씨발새끼야 롤판에서 생매장 당할뻔한 새끼를 여기로 데리고 온게 누군데? 니가 나한테 그딴말을해?"

    "아직도 그 얘기야? 형 몰랐는데 이제보니 진짜 치졸하네.. 여긴 프로야 형, 솔랭이 아니라고. 그리고 형이 아쉬워서 나 

    데리고 온거 아니야? 형 똥싸는거 나보고 치우라고 나 데려온거 아니냐고 씨발! "

    정곡을 찔려 순간 감정조절을 하지 못한 윤재는 인석의 뺨을 세차게 때리고 말았다.

    "그딴식으로 말할거면 꺼져. 너같은 새낀 우리팀에 필요없으니까."

    "그래? 꺼져줄게. 하지만 우리팀에 필요없는 사람이 누군지는 우리를 뺀 세사람이 더 잘 알거같은데?"

    윤재는 눈을 부라리며 범석과 어진, 호산을 노려보았다. 세사람은 눈을 내려깔고 아무말도 없었다.

    "정신좀 차려, 형 플레이는 기껏해야 솔랭 2100짜리 탑솔플레이라고 그딴 플레이는 프로에선 안먹혀. 블라디장인? 언제

    까지 그딴 환상에 빠져서 살거야?"

    인석은 대기실문을 박차고 나가버렸고, 씩씩대던 윤재는 갑자기 다른 팀원에게 고함을 지른다.

    "씨발 너희도 나가고 싶으면 나가. 개새끼들아. 롤갤에서 겜좀하는 찐따새끼들 데려다 우승시켜주고, 대기업 스폰받아준

    게 누구덕인데 개새끼들아, 니들없어도 팀 잘돌아가니까 나갈꺼면 나가 씨발새끼들아"

    남은 셋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묵묵히 키보드를 챙겨 대기실을 빠져나간다.






    숙소에 돌아온 호산은 인석의 방을 찾아갔다. 평소 밥도 같이먹고 잠도 같이 잘 정도로 인석과 호산은 팀내에서도 각별한 

    사이였고, 비슷한 체격으로 형제냐는 말까지 듣는 사이였기에, 서로에 대한 감정은 각별했다.

    인석은 방금 전 경기의 아쉬움을 솔랭에서라도 풀어보려는듯이, 호산이 들어온줄도 모르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 CJ insec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전장의 지배자 ! CJ insec"

    인섹의 리신플레이는 호산의 눈이 따라갈수 없을 정도로 화려했다. 아니 아름다웠다. 이런 인석의 플레이를 보면서 호산

    은 이런 정글러와 한 팀이면서 이길수가 없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 호산이 왔냐? 너 왜그래 똥판다새끼가 또 너한테 지랄하디?"

    경기가 끝난 인석은 그제서야 호산의 인기척을 느끼고 호산에게 물었다.

    "아.. 아냐 형.. 형아 근데 진짜 팀 나갈꺼야?"

    "나가긴 어딜나가 임마. 그리고 또 나같은 놈 받아줄곳이 어디있겠냐? 그냥 똥판다새끼한테 빡쳐서 한말이지"

    인석이 피식웃으며 맛밤 한알을 입에 물며 호산에게 말한다.

    "헤헤 그..그래 형.. 형..우리 우승할수 있을꺼야.. 난 형아가 세계에서 제일가는 정글러라고 생각해.. 윤재형도 열심히 할

    거야.. 우리 잘해보자 헤헤.."

    인석도 그제야 맘이 조금 풀렸는지 웃으며 호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며칠 후.. 숙소 거실에서 나는 괴성에 인석은 깜짝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씨발.. 씨발 이새끼들이 이럴순 없어 우리한테.. 고작 몇시즌뛰었다고.. 우리한테.. 우리한테.."

    윤재가 모니터를 쳐다보며 씩씩거리고 있었고, 나머지 팀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쇼파에 고개를 숙인채 앉아있었다.

    "왜그래 형, 무슨일인데들 그래?"

    인석은 윤재가 보고있던 모니터의 기사를 훑어보았다.

    -아주부 프로스트, 아주부 블레이즈, 아주부와 계약해제, CJ와 계약 체결. 구 CJ엔투스의 향방은?-

    "뭐야 이거? 그럼 3팀 체제로 가는거야?"

    평소에 말이없던 어진이 한마디 뱉었다.

    "롤에서 3팀체제로 가는거 봤어? 방금 프론트에서도 전화왔는데 식스맨체제 어쩌고 하던데 말이 식스맨이지. 잘나가는 

    불주부 물주부애들 데려다놓고 우리같은 새끼들 쓰겠어? 알아서 나가라 이거지"

    순간 인석은 머리가 멍해졌다. 그럼 나는?

    "아니지 윤재형?"

    인석은 고개를 돌려 윤재를 쳐다보았다. 인석은 윤재에게 괜찮다는 말이 듣고싶었다. 하지만 윤재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형? 말을 좀 해봐. 형?"

    "말을 하라고 이 개새끼야! 내가 서울에 왜 올라왔는데! 니새끼가 나 프로 만들어준다며, 이 개새끼야 말을 해보라고"

    이성을 잃은 인석은 윤재의 멱살을 잡고 윤재에게 미친듯이 소리질렀지만, 윤재는 윤재답지 않게 고개를 푹 숙이며 조용

    히 한마디를 할뿐이었다.

    "미안하다.. 얘들아.. 정말 미안해"














    "너, 진짜 남을거냐?"

    묵묵히 연습을 하던 호산은 인석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며 인석을 쳐다보았다. 짐을 들쳐맨 인석의 모습

    이 이제 숙소를 떠나려고 하는 모양인것 같았다.

    "어.. 어 형.. 헤헤 난 어차피 형아나 어진이처럼 다른팀에서 불러줄거 같지도 않고, 프로스트나 블레이즈 형들한테 배우

    면서 더 연습하려고 헤헤 언젠가 나한테도 기회가 오겠지 뭐.. 형아도 같이남으면 좋은데 헤헤"

    "미쳤냐? 클템새끼 텃세부리는꼴 난 더이상 못봐. 클럽 마스터즈 봐라. 너나 나나 낄자리가 없어 여긴. mig모르냐? 저새

    끼들은 엔트리 절대 안바꿔, 그리고 말이 좋아 식스맨이지 이대로 선수생활 쫑날수도 있어 임마, 너도 잘 생각해봐"

    "괜찮아 형.. 그나저나 형, KT는 멤버도 좋고 다들 잘하니까 형아 가면 진짜 강한팀이 될꺼야 헤헤.. 형아는 내가 인정한

    세계 최고 정글러니까"

    호산의 넉살에 인석은 피식한다.

    "사람 좋은새끼, 클템 앞에서 그런소리 하지마라 너 턱주가리 날아간다."

    "아냐 형.. 형아는 정말 세계 최고 정글러가 될꺼야... 헤헤 내가 보장할게!"

    인석은 이런 착한 호산을 두고 가는게 내심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입석 열차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여간 몸 건강히 잘있어라. 형 간다!"

    무거운 발걸음을 뒤로한 인석이 갑자기 멈칫한다. 뒤를 돌아보자 호산이 인석의 가방끈을 잡고 글썽이고 있다.

    "왜그래 임마, 형 늦었어"

    "형아, 내가 진짜 예전부터 형아한테 부탁하고 싶은게 하나 있었어.. 그 부탁 하나만 들어줄수 있어?"

    "뭔데 빨리 말해봐"

    "나중에.. 아주 나중에라도... 형아가 세계 최고의 정글러가 되었을때... 형아가 사람들 앞에서 내 이름을 한번만 불러줬

    으면 좋겠어.."

    갑작스러운 호산의 부탁에 인석은 어이가 없어 웃는다.

    "임마, 그럴일 없어, 세계 최고는 개뿔. KT에서도 밥그릇이나 제대로 챙겨먹으면 다행이지."

    "아냐 형아. 난 믿어, 헤헤 형아는 세계 최고야"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하는 호산을 보니 인석 역시 진지해지고, 두사람 사이에 어색한 정적이 흐른다.




    "좋아, 하지만 조건이 있어. 너가 우리 상대편 원딜로 나오는거야. 그래서 우리편을 박살내줘! 그러면 내가 무리한 인터

    뷰를 요청해서라도 꼭 네 이름을 말할게"

    "내..내가? 헤헤... 내가 할수있을까?"

    "난 세계최고가 되야 하는데, 넌 그깟 불주부. 물주부에서 주전자리 꿰차는게 힘들어 임마?"

    "아..아냐 형아.. 헤헤 형아 나 꼭 주전될때까지 열심히할게.."

    글썽거리는 눈물을 닦으면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호산을 본 인석은 그제서야 마음이 놓인다.

    마음이 약해질까 뒤도 보지 않고 떠나는 인석의 뒷통수에 호산이 소리친다.


    "형아! 우린 꼭 다시 만날꺼야! 약속 지켜야해!!!!!!!"


























    "네 mvp가 되신 최인석 선수!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KT불레츠 사랑해주시는 팬여러분 정말 감사드리구요. 호산이 정말 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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