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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71900
    작성자 : 나그네
    추천 : 54
    조회수 : 3993
    IP : 219.248.***.110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11/29 03:52:49
    원글작성시간 : 2004/11/28 16:49:05
    http://todayhumor.com/?humorbest_71900 모바일
    사병월급 30만원은 돼야 군대 바뀐다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기자]국회 국방위 소속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사병월급 인상을 통해 가고싶은 군대를 만들자는 취지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임 의원은 형편없이 낮은 사병 월급이 군 내부 인권향상과 병력감축 등 군 구조개혁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임 의원의 기고문 전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 병사의 가치가 월 3만원밖에 되지 않는데 누가 병사들을 귀하게 여기겠는가? 병사들의 월급을 30만원쯤 준다면... 사진은 내무반 전경.

    ⓒ2004 국방홍보원



    3만5천원에서 6만원으로 오르는 사병월급


    2005년도 예산을 심사하고 있는 국회 국방위에서는 상병 기준 3만5800원인 사병월급을 내년부터 6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22일 예산심사소위에서 합의한 것을 23일 전체회의에서도 그대로 통과시켰다. 비율로는 67.6%나 인상되는 셈이다.


    평소 사병월급이 30만원은 돼야한다는 소신을 갖고있던 나는 소위에서 당장 8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국방부는 2005년 4만6600원, 2005년 5만5900원, 2007년 6만7100원, 2008년 8만500원이 되는 인상계획을 내놨는데, 나는 2008년도에 30만원이 되기 위해서는 내년에 당장 8만원은 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의 반대와 소극적인 의원들이 많아 6만원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니 고작 6만원에 불과한데도 너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봤자 1년에 드는 돈이 3900억원으로 2005년 국방예산 20조8천억원의 1.87%에 불과하다. 인건비로 보면 2005년 전체 인건비 8조5천억원의 4.58%다.


    진시황은 만리장성 쌓는데 수백만의 백성을 공짜로 동원했지만, 그 때문에 진나라는 오래가지 못했다. 병사들에게는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비군제도가 정착된 현대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모병제 국가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고, 징병제 국가에서도 선진국들은 또래들이 사회에서 받는 평균급여의 1/3~1/4을 지급한다. 비용은 국민들이 낸 세금에서 충당한다.


    279배나 벌어진 사병과 대장의 월급차이


    그간 우리나라 사병들의 월급은 너무 형편없었다. 우리나라는 병력의 77%를 사병으로 채우고 있으면서도, 지금 병사들의 급여는 전체인건비의 6.6%에 불과하다. 반면 23%에 불과한 부사관, 장교, 장군 인건비가 93.4%다(2004년 기본급 기준, 한국국방연구원 2004 국방예산분석평가 및 2005 전망). 장교나 부사관같은 직업군인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월급과 혜택을 주면서 사병들은 공짜로 복무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왔다는 얘기다.



    사병들의 급여가 얼마나 열악했는지는 급여변천사를 보면 알 수 있다. 1950년 창군당시 구화 1000원에서 시작한 이등병 월급은 1955~1965년, 1965~1976년 각각 10년 동안 한푼도 오르지 않았고, 고도성장기인 1976~1985년, 1985~1995년에도 각각 10년동안 동결되어 있었다. 인상은커녕 물가상승율조차 반영되지 않았다. 사병월급은 열외였다. 이등병 월급이 1만원을 넘은 것은 2001년도의 일이다.


    사병들의 급여수준은 장성들과의 급여차이를 비교해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1950년도에 이병 1000원, 대장 3만원으로 30배에 불과했던 급여 차이는 2004년도에는 이병 2만9900원, 대장 834만5200원(수당 포함)으로 무려 279배로 벌어졌다. 그동안 나라가 사병들의 급여에 얼마나 무심했나를 보여주는 증거다.






    ⓒ2004 국방홍보원

    군개혁 가로막는 낮은 사병월급


    사병월급을 왜 올려야 할까? 젊은이들에게 병역의 의무를 지우려면 최소한 병영기본생활은 보장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등병 급여는 월 2만9900원으로 하루 1000원도 안된다. 먹여주고 재워준다지만 성인 남자가 하루 1000원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


    병사도 사회인이다. 제대하는 고참 환송식도 해야하고, 새로 전입해온 신참 환영식도 해야한다. 외출, 외박, 휴가도 가야한다. 저녁식사시간 오후 5시, 아침식사시간 7시. 그사이 14시간동안 뭐라도 먹어야 한다. 여유시간이 주어지는 주말도 있다. 먹고싶은 것도 많고 필요한 것도 많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병사들은 봉급의 대부분을 먹거리, 휴가비, 회식비, 용품구입 등에 사용하고 있고, 78%의 병사들이 지금의 봉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절반이 넘는 병사들이 월평균 5만여원, 연평균 약54만원을 가족이나 친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배고플 때 빵이라도 사먹으라고 군대가는 아들의 팬티에 비밀주머니를 만들고 그 안에 접고 또 접은 고액권을 넣어주던 눈물나는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도 사정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사병들의 월급은 최소한 집에서 병영생활비를 가져다 쓰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낮은 급여는 사병들의 가치를 떨어뜨려 군대사회 인권과 복지향상, 민주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병사의 가치가 월 3만원밖에 되지 않는데 누가 병사들을 귀하게 여기겠는가? 병사들의 월급을 30만원쯤 준다면 군대가 지금처럼 고생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또 낮은 급여는 병역비리를 낳는다. 병역비리는 연예인이나 프로야구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다. 상당수 병역의무자들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한다. 군대를 가지 않으면 경력 쌓으면서 돈을 벌 수 있는데 3만원 받고 누가 군대를 가겠는가? '군대가는 사람은 바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병사들의 낮은 급여는 군의 현대화를 가로막고 있다. 가공할 살상력을 지닌 값비싼 첨단무기들이 적용되는 미래전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군의 정예화와 과학기술군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에서 보듯이 병력감축이 필수적이다. 공장이 자동화되면 인력을 줄이듯이 첨단무기체계를 적용하려면 병사수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군의 구조개혁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병사수가 줄면 간부들 자리도 주는데 누가 앞장서서 개혁을 하려고 하겠는가? 병사들에게 많은 월급을 주어야 정예병을 확보할 수 있고, 병사수도 줄일 수 있다. 신체등급이 떨어지는 사람은 대체복무를 통해 봉사하면 된다. 돈 안드는 병사들이 있는한, 한국군은 병력위주의 후진국형 군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사병월급 30만원은 돼야 한다


    사병월급은 적정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어느 정도 올리는 것이 적당할까? 병사들의 적정급여를 책정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나라마다 병역제도가 다르고, 경제여건이나 물가, 최저생계비도 다르기 때문이다. 금년 7월 대체복무제를 알아보기 위해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와 경제여건이 비슷한 대만은 우리보다 10배정도인 월30~40만원을 지급하고 있었다. 경제활동을 하는 또래들이 버는 수입의 1/3~1/4수준이라고 한다.


    우리 경제여건에 비추어 나도 그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경우 대학교 2년을 마친 후 군 입대를 하는 것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자. 노동부 자료(학력 및 성별 월평균임금)에 의하면, 2002년 기준 초대졸업자 평균임금은 남자의 경우 156만7707원이다(특별급여 불포함). 초임은 위 액수에서 약 20%를 줄인 125만4166원 수준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사병들의 급여는 초대 졸업자 초임의 약 1/3~1/4인 30~40만원이 된다.


    급여 현실화로 가고싶은 군대 만들자


    더이상 병사들의 급여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젊은이들에게 더이상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병사들은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급여마저 거의 주지 않는다면 병역비리, 군대비리의 악순환을 끊을 수가 없다.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과 대만 모두 비슷한 또래가 사회에서 받는 임금의 1/3수준은 받고 있다. 당장 그 정도 수준으로 인상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내년부터는 최소한 부모에게 용돈은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병사들의 급여를 올리고 인권과 복지를 향상시켜 고생만 하는 군대, 가기싫은 군대를 '가고싶은 군대'로 바꿔야 한다. 간부들과 병사들의 급여차이도 줄여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군대민주화와 병영문화 선진화는 불가능하다.


    군대만큼 빈부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도 없다. 집에서 용돈을 지원받을 형편이 되지 않는 가난한 병사들의 고통을 헤아려야 한다. 국가는 더이상 돈을 거의 주지 않고 병사들을 병역에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사병월급 현실화로 후진국형 군대를 개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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