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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1811
    작성자 : 이야기보따리
    추천 : 24
    조회수 : 2724
    IP : 59.22.***.197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4/08/17 20:38:16
    http://todayhumor.com/?panic_71811 모바일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다






    전역 후 이튿 날 밤 이었죠. 첫 날은 부모님과 함께 하고, 그 날은 친구들 중 뒤늦게 맨 마지막으로 제대한 저를 축하해주기 위해( 솔직히 말하면 놀려주려고 )친구들이 한데모여 코가 삐뚤어지도록 부어라 마셔라 해댔습니다. 전역주라고 저를 한참을 먹이는 바람에 3차로 이동할 때 까지는 기억이나는데 그대로 필름이 끊겨 버렸고 ..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다행히도.. 제 방의 침대위에 누워있었습니다


    ' 으...으.....'


    뒷통수가 팅팅 울렸고, 속이 허했어요

    내가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 언제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죠.. 다만 집안이 컴컴해서 휴대폰을 켜보니 밤 10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불꺼진 거실에 나가서 부모님을 찾아봐도 어디를 나가셨는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전화 한통하려고 어머니 번호를 누르고 있는데 신호가 한칸 한칸 줄어들더니 곧 통화불능지역에 있는 것 처럼 신호가 안잡히더라구요. 아.. 어제 산 스마트폰 인데... 저는 신경질적으로 폰을 침대에 던져버렸습니다


     ' 아.. 속이 너무 안좋아 '


    숙취를 해소하려면 나 혼자서 라면이라도 끓여야 했기에 부엌 라면 칸을 열었는데, 하필 그 날따라 라면이 텅 비어있는게 아니겠어요.. 한숨을 푹- 쉬고 머리가 울려 잠깐 식탁의자에 앉아있다가, 모자를 눌러쓰고 집 앞의 슈퍼에 가기 위해 밖을 나왔죠


      ' 어 ? 이 시간에 다 자나 ? '


    그때 부터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저희집은 한층에 한 세대씩 4층으로 이루어진 빌라였는데, 저희 층을 제외한 우리 골목의 모든 집 전체가 소등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이상함은 골목을 빠져 나와서 공포로.. 되돌아 왔습니다


    아무도 .. 없었습니다
    제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죠..

    사람, 자동차 전부.......그리고 편의점을 포함한 모든 상가, 집 들 안의 사람들이 모두 버리고 떠나버린것 처럼 거리에는 쓸쓸히 가로등만이 유일하게.. 간간히 껌뻑껌뻑 거리며 위태롭게 거리를 밝히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밖에 나와있는데도 텅 빈 거리는 정말이지.. 고요하다 못해 싸늘함 까지 느낄정도였다니까요... 서둘러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했습니다.. 유일하게 불이 들어와있는 곳..


    그리고는 골목 중앙의 저희 빌라 정문으로 들어가려는 그때, 저의 등으로부터 환해짐을 느꼈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것은 저희 집의 맞은 편도 빌라였는데, 저희와 같은 층인 4층의 이웃아주머니 집이었습니다. 닫혀있는 창문 안으로 불이 켜졌고 평소 친했던 아주머니가 살짝 보였다가 사라져버렸어요.


    ' 어? 아줌마 ! ,,,, 나 말고 사람이 있었어 ! ' 


    저는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그 빌라 안으로 .. 아주머니가 사는 층으로 내달리기 시작했습니다. 3층에서 반 층 더 올라왔을때 저는 곧이어 '멈칫' 하고 말았죠... 왜냐하면...고개를 들어 4층 문을 올려다보는데, 제가 올라오는걸 미리 알고있었단 듯이..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었고.. 밖에서는 분명 전등이 들어온 것을 보고 왔지만.. 열린 현관문 안으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불이 꺼져있었습니다. 마구 뛰어올라가다가 다시금 무서워져서.. 발소리를 최대한 죽이고.. 열린 문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조심조심 집 안을 들여다 보는데 마찬가지로 냉장고, 보일러 모든 가전기기들도 전원이 내려가있었어요.. 저는 그래도 용기를 내서 불이 켜졌던.. 아주머니가 보였던 방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었죠


    그리고 거기엔 아주머니 대신 열린 창문 양옆으로 휘날리는 커텐만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때 느낌은 뭐랄까요.. 누군가에 의해 이곳으로 유인당했다는 느낌이었어요... 함정에 빠진 것 같은..


    ' 어 ? '

    그곳에서 저는
    창문을 통해 지금 제가 있는 맞은편의 저희 집 안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 들어갔는지 거실안을 서성이는 낯선 사람을 발견하고 말았죠. 뭐지 저 새끼? 왜 우리집 안에..

    큰 키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누군가를 찾는 듯이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그 낯선 남자를 보고 저는 소리쳤습니다


    " 저기 !! 그곳은 우리집인데 왜 거기 있어요 !? "


    말하면서도 좀 웃기긴했습니다. 나도 집을 내팽겨쳐놓고 남의 집에 와있으면서..
    어쨌든 그 남자는 당황한 듯이 뒤를 돌아 저를 몇초간 바라보더니 ..이곳을 향해 외치더군요..


    " 아.. 반갑습니다 !! 제가 자다가 깨서보니 세상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텅 빈 거리를 방황하다가, 유일하게 이 집만 불이 환하게 비추고 있더라구요..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혹시 사람이 있을까하고 들어와봤습니다 ! "


    저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무척이나 반가웠어요..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이 있었다니 ... 그렇게 저와 그 남자는 열린 창문으로 서로 대화를 하다가 밑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나가려고할때... 순간 기절할뻔했습니다



    제 바로 뒤에는...언제 왔는지, 이 집의 주인인 이웃 아주머니께서 조용히 서계셨는데... 온몸이 피투성이에 목이 완전히 꺾인 채로 손만 꼿꼿이 앞으로 들어올려 저에게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정말..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 분의 표정이 ... 너무나 화가나있었고.. 금방이라도 절 꿰뚫어 버릴것처럼 날카로운 눈동자로 저를... 노려봤습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뒷걸음질을 했고 더이상 창문밖으로 떨어질까봐 뒤로 갈 수 없을때 그 아주머니는 순식간에 제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그리곤 ... 제 귓가에 대고 뭐라 중얼거렸습니다



    " 넌 여기서 그냥 죽어야돼 "
    하고는 아주머니는 저를 밀어 창문 밖으로 ... 4층에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저는 극심한 공포에 소리도 한번 못지르고 거꾸로 떨어지고 있는데, 마침 저희 빌라에서 나오던.... 그 푹눌러쓴 검은모자 아래로 그 낯선 남자의 눈과 마주쳤는데 글쎄....



    썩어 문드러진 동태눈까리 처럼
    동공이 없었어요... 그 사람 



    저는 그렇게 순식간에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멀어지는 의식에 속으로 ' 아 .. 이대로 죽는구나.. ' 싶었습니다, 밖으로 나온 그 낯선남자는 추락한 저를 보고 묵묵히 잠시 보더니, 고개를 위로 올려 이웃집 아주머니를 보고


    " 저년이, 감히 !!!!!!!!!!!!!!!!!!!!!!! "
    라고 소리 지르는 것 까지 .. 듣고는







    눈을 떴습니다







    제 주위로 엄마는 펑펑 울고있고, 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있었습니다.

    " 여보 ! 여보 ! 눈 떴어 눈 !! "

    알고보니 제가 저희집 신발장에서 술이 떡이 되서는 거의 실신하다시피 자고있었나봅니다.
    새벽에 물 마시러 잠깐 나온 엄마가 신발장에 쓰러져 혀를 길게 빼놓은 채로 숨을 헐떡거리며 있는 제 모습을 보고.. 흔들어도 깨질않으니..금방이라도 숨이 끊길 까봐 무서워서 아버지를 깨우고 저를 본 아버지는 급히 119에 전화를 하고 있는 찰나에 제가 눈을 뜬 것 이랍니다....



    다... 꿈이였을까요 ...?


    후에 어머니께 그 날 있었던 일들중 다 잘라먹고 그 얘기만 해줬습니다


    " 엄마 , 글쎄 우리집 맞은편 빌라에 사시는 그 친한 아주머니 ! 그 아줌마가 날 밀쳐서 죽였다니까 ??? "
    사실 그 아주머니는 딸만 2명이었는데, 아들이 없어서 저를 자신의 아들이라 생각 할 정도로 저를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저도 그런 아주머니가 왜 그렇게 저를 무섭게 노려보았고.. 떨어뜨려 죽이려고 한건지는 .. 의문이었는데..

    그 얘기를 듣자.. 어머니는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그럴리가 없는데... "
    하며 말씀해 주시는 것이.....



    제가 군대에 있는 동안 골목이나 시장에서 어머니와 마주치면 그 이웃아주머니께서는 오로지 제 안부를 물으며 휴가 나오면 밥을 사주겠다느니.. 그런말을 계속 했다는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주머니가 새벽에 무단횡단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개월 뒤에 그 집 남편과 딸은 집을 내놓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갔다고요.....

    저에게는 안그래도 군인이라 힘들텐데, 안좋은 소식을 전하면 더욱 힘들어할까봐 비밀로 하고선...










    저는 돌아가셨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고.. 제 방의 침대위에 누워 눈을 감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모든 의문이 풀렸습니다.








    만약 진짜로 그곳이 꿈이 아닌..저 세상이었다면..?
    혼령들은 불이 필요 없었을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집 그 아주머니는 자신의 집에 불을 켜 유인을 하여 함정에 빠뜨린 것이 아니라 만약,,


    만약..
    내가 우리집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빼돌린것이었다면?
    누군가로부터.. 지키기위해






     


    잠깐 잊고 있었던..아주머니의 중얼거림..







    "여기선 집안에 전등을 켜는 순간 몰려드는거야... 밤에 환히 비추는 가로등 불빛에 달려드는 나방같은 새끼들이 ..
    그래서.. "


    " 넌 여기서 그냥 죽어야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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