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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715653
    작성자 : 아이고오오호
    추천 : 71
    조회수 : 5864
    IP : 124.49.***.241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7/20 12:00:51
    원글작성시간 : 2013/07/20 09:37:44
    http://todayhumor.com/?humorbest_715653 모바일
    이번 해병대캠프 사고사건보고, 해병대 캠프 조교했던 이야기..
    이번 해병대캠프 사고를 뉴스를 접하고, 처음에는 군부대에서 하는 해병대캠프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저는 포항1사단 IBS대대 나와서 말년에 해병대캠프 조교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샘물교회가 피랍됐던 당시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갔다와서, 전역 날짜만 기다리던 병장이었습니다.
     
    하릴없이 시간만 때우던중 해병대캠프쪽에서 원래는 간부들이 가르치는데 이번에 인원이 많아서 현역중에 조교를 보내달라고 요청이 왔더라구요.
     
    그 당시 1월 중순의 살을 에는듯한 추위와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불고 있어서, 이런 날씨는 현역도 바다 들어가기 힘든데
     
    웬 해병대캠프인가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무슨 방송촬영이 와서(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지역 방송국인듯 함.) 무리해서 강행하는 거였죠,
     
     아무래도 잘 가르쳐야하고 안전문제도 있기에 가장 수영을 잘하고 , IBS도 질리도록 훈련받아서 숙달된 병장들이 가게 되었는데,
     
     도착해서 보니 남고 ,여고, 남중, 여중, 직장인반 해서 한 300명은 되보였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인데...군부대에서 시행하는 해병대캠프도 안전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되요.
     
    조교 한명당 한 보트씩 칵션?(조타를 담당하고 보트를 인솔하는 중요한 위치죠.)을 맡는데, 제가 간부한테 가서 말했습니다.(제가 젤 짬밥이라.)
     
    '기파가 너무 높고, 최소한의 요령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상태에서 진수하면 너무 위험할것 같다고'
     
    그래도 방송국에서 촬영 나왔으니까 그냥 하랍디다..
     
    까라면 까야되니 여차저차해서 진수를 하는데 (제가 맡은 조는 여중생 조였음.) 애들 위험할까봐 처음부터 보트에 다 태우고 제가 뒤에서
     
    밀고 들어갔어요.   역시나 제 예상대로 첫번째 기파를 돌파하지 못하고 학생들이 사방으로 나가 떨어지더군요,  그래도 구명조끼는 필수로
     
    다 입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이 한손으로 한명씩 들어올려서 보트에 태우고( 물에 푹 담갔다가 확 끄집어내면 딸려옵니다. 원체 가볍기도 하고)
     
    바로 두번째 기파 돌파한후 방향 돌려서 바다에서 나왔죠.  나와서 다른 보트들 보니 역시나 다 물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데 조교들이 진땀 빼고
     
    있는겁니다.   건져놓으면 또 빠지고 건져 놓으면 또 빠지니. 
     
     
    그리고 제가 몇 안되는 인명구조원 자격증 소지자라  안전보트를 타고 물에 빠지는 인원을 건지는걸 했는데. (쌍모터 달고 있어서 물에 빠지면
     
    겁나빠른 구조 가능.)  제가 보트에 탄 후임한테 말했죠,.  애들 물에 빠져도 뛰어들지 말고 걍 튜브 던지라고, 그러다 니가디지니까.
     
    실제로 조교들은 다 수영을 물개같이 하기 때문에 구명조끼를 안 입고 있어서,,, 어찌보면 약간 자만인데. 역시나 그 후임 애들 물에 빠지니까
     
    바로 다이빙해서 구하러 가더니 애들한테 붙잡혀서 허우적대고 있길래 튜브 던져서 건져냈음.
     
     
     
     
     아무튼 횡설수설 했지만요,,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은.  이번에 이 안타까운 사고는 정식 해병대캠프에서도 충분히 일어날수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보통 기파가 2M 이상이면(그 쯤 되 보였음..) 날고 기는 현역들도 물에 잘 안들어갑니다. 훈련취소죠.  그런데 캠프 학생들을 방송 촬영한다고
     
     보트태워 보내니..
     
    물론 안전보트도 여러대 떠 있고 수영 잘 하는 조교들도 충분히 배치돼 있지만..  제 후임을 보면 아시듯이 본인이 수영 잘 하는거하고,  사람 구하
     
    는거하고는 천지차이입니다.   튜브 던지는 방법도 모르는 조교들도 있죠.(튜브는 가로로 던지면 멀리 못던지고 세로로 던져야 됩니다.)
     
    자기 수영실력 믿고 구하러 들어갔다가는 같이 죽기 딱 좋죠.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서 1사단 해병대캠프도 안전에 좀 더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네요.
     
    날씨 안 좋을땐 해변에서 PT만 하는정도로..
     
     
    근데 의외였던게 직장인반 아저씨들은.....  현역도 뚫기 힘든 기파를 뚫고 망망대해까지 나가서는 더 가자고 , 더 갈수 있다고 의욕에 불타는데
     
    그냥 헐....소리가 절로 나더라구요.   40~50대 분들이셨는데, 역시 병장 만기제대 하신분들이라 그런지 1시간만 가르쳤는데도 그 기파를 뚫고나가는
     
    모습은 영화 '퍼펙트스톰'의 그 한 장면을 보는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제 장마도 끝나가고, 물놀이 계절이 돌아오는데.  오유분들을 위한 약간의 팁을 드릴게요.
     
    첫째, 위험해 보이면 들어가지 마세요.
     
    밖에서 보는 물살하고, 안에 들어가서 느끼는 물살하고는 또 틀려요.   계곡은 갑자기 깊어지는 곳도 많으니 안전한 곳에서만 놉시다. 간단하죠?
     
    둘째,  계곡 같은곳에서 다이빙 하지 마세요.
     
     바닥이 어떻게 돼있는지도 모른는데 다이빙하다가 바위에라도 부딪히면 .... 실제로 제가 야외풀장에서 알바할때 태권도 사범이 애들 데리고 와서
     
    놀다가 유아용풀에 다이빙해서 전신마비된 사례가 있습니다. 
     
    셋째,  이게 젤 중요한데 물에 사람이 빠지면 절대 들어가서 맨몸구조하지 마세요.
     
     박태환씨가 와도 확률은 반반입니다.  실제로 제가 교육받을때 강사님이 하셨던 말이구요.  자기들 같은 베테랑도 맨몸구조 성공률은 30%정도니까
     
    당신들은 절대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사람이 물에 빠졌을때는요 말통이든 세숫대야든 튜브든 나뭇가지든 물에 뜨는 물체를 그사람에게 던져서
     
    나오게 하거나 나뭇가지 밧줄을 던져서 구조하는게 가장 안전하고 성공확률도 높습니다.  맨몸 구조는 주변에 그런것들이 아무것도 없고, 진짜 내
     
    가족이 빠졌을때나 죽기살기로 하는 방법이죠.
     
     
    이상 뻘글 읽어주신분들 감사하구요. 부디 몇 분이라도 제 글을 읽고 도움이 되셨으면 하네요.
     
      올 여름도 다들 안전하고 즐거운 물놀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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