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영게에는 처음 글을 써보네요.
오늘은 다시 백수가 된 날이니 기념 삼아(?) 간단하게 써보겠습니다.
지인의 선물로 봤고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봤습니다. 스토리는 물론 배우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봤네요.
(물론 혼자 봤습니다. 영화는 원래 혼자 보는거 아닙니까?)
당연한거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스포일러에 가까운 부분이 있으니 가급적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읽지 마시길 권합니다
1. 최민식이 아깝다.
- 최민식의 연기야 뭐 말이 필요 하겠습니까. 이번 영화에서도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를 받쳐주지 못하네요. 박신혜의 연기는 잘 쳐줘야 평타 수준이고 류준열도 딱 그정도 수준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오히려 다른 조연들의 연기가 더 낫게 느껴지네요. 이하늬의 경우 비중이 워낙 적어서 연기를 평가하는건 의미가 없을듯 합니다.
류준열의 과잉되고 어색한 감정선은 감독의 주문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복이 심하고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캐릭터 자체의 묘사가 지나치게 부족하고 류준열의 해석이나 연기도 썩 훌륭하게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류준열이 연기한 인물의 비중은 더 줄이는게 맞았을긋 합니다. 스토리 상에서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꽤 보이네요. 딸로 나온 배우분의 연기는 꽤나 나쁘지 않았습니다만...술취한 상황에서의 그런 억지스러운 악녀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더군요. 감독의 삽질로 봐야죠.
아...그리고 최민식이 연기한 인물도 캐릭터가 좀 들쭉날쭉 합니다. 만능 물질주의의 야망가 이면서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빠. 근데 영화 전체적으로 '감동' 코드를 계속 주입하려고 했던 탓인지 캐릭터의 돈에 대한 냉정함이나 집착 이런 부분이 너무 약하게 나타납니다. 한 인간의 양 극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아버지의 모습에 너무 편중되게 그려져 있습니다.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나지 못했어요
오히려 비서 비스므리하게 나왔던 캐릭터. 아주 조금만 더 결을 죽인 캐릭터였으면 더욱 좋았겠지만...연기가 매우 좋아 잘 살린 느낌입니다. 찾아보니 조한철 이라는 배우 시군요. 앞으로 다른 영화에서 비중있는 배역으로 자주 뵙길 기대해 봅니다.
2. 그놈의 억지 감동은 제발 그마좀...
- 영화 도입부에 이상하리만큼 늘어지게 시작을 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결국 영화 말미에 그놈의 눈물샘 어택이 영화를 질질 끕니다. "울어!!" "감동 먹어!!"...제가 이런 억지 감정 유도를 무척이나 싫어해서 더 안좋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라마 영화들을 대부분 싫어합니다. 터미널 같은 영화요) 영화 마지막 5분? 10분 정도는 앉아 있는게 고역이었습니다. 영화적 완성도를 위해서는 딸과 변호사가 그걸 보면서 깔끔하게 막을 내리는게 백배 나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앞에 글 내용과 이어지듯이 아버지로서의 최민식을 이용한 감동 쥐어짜기는 이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내립니다.
3. 원작에 못미침
- 영화 중반 부터 저는 깜짝 놀랬었습니다. '읭??? 이거 표절이잖아!!!' 싶었죠. 영화 중반 부터는 영화 전체의 스토리가 다 파악되어 버렸고 원작 영화와 비교를 하면서 보게 되더군요. 세세한 부분까지는 기억이 안났지만 꽤나 인상깊게 봤던 영화라서 스토리는 물론이고 주요한 연기도 머리속에서 재생이 되었거든요. 영화를 보고 나와서 찾아보니 표절은 아니고 리메이크였네요-_- 아무런 정보 없이 보다보니 오해를 한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원작과 비교를 안할 수는 없죠. 이 영화를 보신분들은 꼭 원작인 '침묵의 목격자'를 구해 보세요. 훨씬 재밌습니다. 연기도 훨씬 좋고 연출도 당연히 낫습니다. 단언컨대 '침묵'은 원작인 '침묵의 목격자'에 한참 못미칩니다.
4. 감독의 실력 부족
- 훌륭한 원작을 리메이크 했지만, 전체 배우들의 연기는 잘쳐줘야 평타, 캐릭터들은 틀쭉날쭉 + 공감되지 않는 캐릭터의 색깔, 억지 감동의 불편함.
한마디로 정리되네요. 감독이 잘못 만든 겁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검색을 해보고야 알았습니다. 정지우 감독이라니요...꽤나 좋아했던 감독이었는데 이런 형편 없는 작품이라니요. 휴..씁쓸하네요
허접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