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서 감정은 사실상 커다란 부분을 차지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에 동조해서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볼 때, 이성이 어느 정도의 주도적 역활을 할까 하는 문제에 이르면 그것에 대한 답이 그리 단순할 수 없음을 알게되지요...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순탄할 때 우리는 대체로 이성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 예를 들어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비정상적으로. 비상식적으로 또는 부당하게 진행될 때, 우리 마음은 동요를 일으키곤 합니다. 사리에 따라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마음보다 즉각적인 감정이 더 커다란 역활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해찬의원이
"4·19혁명이 난 뒤 자유당 내무부 장관 최인기 장관은 부정선거 혐의로 교수형을 당했다"
"국정원과 경찰이 그에 못지않은 부정선거를 했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런 말이 없다"
"옛날 중앙정보부를 누가 만들었나. 박정희가 누구고 누구한테 죽었나. 박씨 집안은 안기부,
정보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 이제 끊어 달라...
"이제 국정원과 단절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 그래야 당신의 정통성이 유지된다.
자꾸 비호하고 거짓말 하면 오히려 갈수록 당선무효까지 주장할 수 있는 세력이 자꾸 늘어난다. 정통성을 유지하려면 그 악연을 끊어 달라. 그리고 나라를 바로 세워 달라"고 박근혜씨와 청와대를 겨냥해 쓴소리를 했던 모양입니다...
이에 청와대에서 박근혜씨 입을 자처하는 홍보수석 이정현이 발끈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대통령이 아닌 돌아가신 분과 자꾸 싸우려 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참으로 오만방자한자 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또한 가증스럽기 이를데 없습니다. 사실 심통이 난 부분은 이해찬의원 발언 내용 중 "당신" 이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박근혜씨의 심사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한데 이 또한 단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곡해한 것으로 자신들의 무지의 끝을 보여주는 추태를 부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면전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당신" 이라고 호칭하면 불경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해서 "당신"이라고 호칭하면 3인칭 존칭 대명사로 전혀 어색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아버지와 대면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당신" 이라는 표현을 스스럼없이 쓰고 있고, 이는 "당신" 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아버지에 대한 존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고로 전혀 논쟁의 여지가 없음은 물론이고, 또한 시비꺼리가 될 수 도 없습니다. 여기서 주입식 교육의 폐단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이를데 없고, 한심한 작자들에게 국어 교육에 대한 기초 부터 다시 배우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 말하라고요?...이게 청와대 홍보수석이 할 수 있는 말입니까?...
그렇다면 이정현은 왜, 무엇 때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을까요? 우선 그 무리들의 고질적 난독증, 독해력, 악성으로 자리잡은 아전인수격 해석이 부른 병폐를 들 수 있을겁니다. 더불어 자신의 주군을 제왕이라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 "최고 존엄의 야수적 협박" 이 미키 마우스 돼지의 서커스 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처럼 체면만 구기는 꼴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쯤해서 발광을 누그려 뜨리는 길도 있기는 합니다. 사실 망나니 같은 자식이라도 아주 미약하나마 반성의 기미를 보이면 부모는 잔치를 해주고 싶은 심정이 들곤하지요...
우선 박근혜씨, 당신 주변을 찬찬히 둘러 보십시요. 혹시 환관들만 득시글 대고 있지 않습니까? 불손한 무리들이 당신의 귀를 막고, 눈을 봉하여 세간의 민심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풍문으로도 전해졌을 흉흉한 민심을 이토록 오랫동안 외면하고 방치할 수 있겠습니까? 나라에 망조의 징조가 보일 때마다 그 정점에 환관들의 극세가 있었음을 다시한번 상기하십시요. 아무리 애를 써도 조정 내의 간신들과 정책 혼선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역사를 돌아보시면 극명하게 나타날 겁니다...
두번째, 당신으로 부터 언론을 해방시켜 주어야 합니다. 위정자들의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언론과의 유착입니다만, 그 말로 역시 비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풀어말하면 국민의 타박을 고깝게 받아들이지 말라 이 말입니다. 귀한 약일 수록 입에 쓴 법입니다.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때, 비로서 국민의 관용도 수반되는 것입니다. 극우파의 이념편향적 주장에 편승하여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만용을 부리기에는 이미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명심하십시요...
끝으로 당신의 아비, 박정희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언론에서 박정희의 찬가가 울려퍼지면 질 수록 국민의 반감은 배가될 것입니다. 충고컨데, 아비의 공을 묻어두고 과를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교과서를 뒤바꾸고, 언론을 동원하여 아비의 공을 부각시키려 발악을 해본다 한 들, 역사는 변치 않습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권력이 결코 무한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누가봐도 게면쩍은 일을 오히려 두둔하고 부추긴다면 그것이야말로 소탐대실이라는 것입니다...
# "인간이나 국가는 서로 신뢰해야만 한다" 는 당위성, 주관적 희망에 불과할까요?..
박근혜 정부를 정권 초기부터 무조건 비판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국정원 정치, 대선개입 사건의 당사자요 수혜자인 박근혜씨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경시한다면 더 큰 분란을 초래할 것은 자명합니다. 왜냐하면 "신뢰회복"이란 적대적 위기의 순간에 위기극복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행태는 일반적으로 공포를 피하기 위한 "타협"이나 "투항"이라고도 합니다. 신뢰관계의 형성에는 반드시 전조(前兆)가 있으며 또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하려 할 때 국민은 냉정하게 돌아서고 말 것입니다...
구중 궁궐에서 환관들에게 파묻혀 연출할 수 있는 화려한 무대를 현실로 착각하거나 착각하고 싶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원래 박정희 가문의 DNA에 과대망상기가 있지만, 2대에 이르러 이 악성 유전자가 마구 발현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생각해 보면 비록 후궁 빈(嬪)의 딸로 태어났지만, "원하는 것이 곧바로 현실이 되는 청소년기" 를 보낸 공주 박근혜가 어떻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겠습니까...그래서 국민은 오늘도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입니다...
국격 운운 하지 마십시요!!..최소한의 염치라도 남아 있으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