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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땀돌이 탈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땀돌체를 제일 처음 썼으니 그걸로 퉁칠 수 있지 않을…까요? 으하하하하 땀땀땀;;;
저는 그냥 평범한 청년입니다.
가정형편에 비해 가방끈이 조금 길고, 그래서 부모님은 자식이 출세하리라 믿으시지만 사실 그럴 일은 별로 없어서 집에 연락이 드문.
사회에 불만도 많지만 생각보다 과격하게 저항하지는 못하고 추천/비추천과 댓글로 온라인 상에서 의견을 표시하는 일에 더 익숙한.
그러고보니 오유에서 지방시를 읽으며 눈물을 뚝뚝 흘리던 대학원생이기도 했군요.
정의당에 입당한 것은 제 인생에서 제일 진폭이 큰 움직임이었습니다.
입당 계기도 사실 별 게 아닙니다.
저는 내 존재를 ‘보이게’ 하고 싶었습니다.
내 손으로 뽑은 첫번째 대통령인 노무현 이후, 번번히 ‘신라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개표방송을 볼 때마다 괴로웠습니다.
“사표 방지 때문에 제1야당 후보에게 표를 준다고 해도, 그가 진다면 그것 역시 사표가 아닌가?”
“어차피 반영되지 않을 표라면, 내가 진짜로 지향하는 방향을 향해 표를 던져야 하는 게 아닐까? 이쪽에도 사람이 있다고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제3의 후보에게 간 ‘사표’가 1%일 때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겠지만, 5%, 10%가 된다면 그 ‘사표’를 누군가는 돌아보지 않을까?”
“그렇게 큰 제3의 후보와 누군가는 연대할 것이며, 누군가는 통합을 제의할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의 표를 보태주지 않을까?”
물론 매년 있지도 않은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만 제3의 후보를 키우려고 해봐야 그건 너무 미미한 일이겠죠.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정당에 입당해보자.
적은 돈이라도 당비를 내고, 머릿수라도 채우고, 작은 정책제안이라도 해보자.
그래서 저는 정의당에 입당했습니다.
청년학생위원회에도 가입했으며, 모 후보의 경선을 돕고, 또 이렇게 땀돌체를 쓰며 당을 홍보하는 일도 하게 되었어요.
여전히 제게 ‘나이브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제가 바라보는 정의당의 성장은 십 년, 이십 년, 그리고 그 이상에 대한 것입니다.
언젠가는 단독으로 법안을 발의할 수 있을 겁니다. 언젠가는 교섭단체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언젠가는 당당히 제2야당으로, 제1야당으로, 그리고 여당으로도 우뚝 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까 낮에 ‘왕의 목을 베었던 프랑스마저도 사회당이 집권하는 데에 백년이 걸렸다’고 위로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저는 정의당의 백년을 믿습니다. 이런 것을 ‘나이브하다’고 한다면 저는 나이브한 사람이 맞습니다.
저는 정의당의 모든 것을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정의당은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제 눈에는 여성정책도 성소수자정책도 청년정책도, 그리고 제 전공분야의 정책도 아직 갈 길이 구만리입니다.
하지만 정의당이라면 그 길을 걷고 또 뛰어 완주해내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정의당이 완주해내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것으로 내 존재를 ‘보이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나이브한 결정의 끝이 어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오늘 저는 제가 자랑스럽고 떳떳합니다.
몇 주 짜리 선거운동의 끝에서 저는 땀돌이의 탈을 벗습니다. 하지만 제 가슴에 단 정의당 배지는 그대로 입니다.
그동안 땀돌이의 정의당 홍보를 귀엽게 봐주신 여러 오징어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부디 내일 여러분도 귀중한 표를 행사하시기를, 자랑스럽고 떳떳한 하루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땀돌: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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