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약대는 여학생이 많고 약사도 여약사님이 더 많습니다.
이 업계에선 여성은 적어도 약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적어도 이 업계에선 성별에 따른 임금차별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제대로 지켜지는 업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약대 남학생인 제가 평소에 하지 않았던 징징거림, 하소연을 해보도록 할까요?
일단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올해 약학대학 6학년으로 내년 졸업하는 28살 남자입니다.
군대는 21살 2월~22살 11월까지 복무한 1112이고 2사단 17연대 복무했습니다.
저 2년 군대 다녀온 동안 PEET공부할 기회 없었습니다.
(군대다녀와서 머리 깡통되었던 건 제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할 수 있으니 넘어가죠.)
인서울을 원했지만 원서 쓸 때 이화여대, 덕성여대, 숙명여대에 지원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지거국 약학대학에 들어가 집을 나왔죠.
입학하고 나서도 여름방학마다 학생예비군을 다녀오고,
다른 군필 남자동기들은 방학에 못 가면 학기중에 다녀오는데 수업은 그들이 없는 채 진행하죠.
졸업반인 미필 남자동기들은 지금 카투사, 의경지원, 약제병, 약무장교, 대학원진학 후 제약회사로 병특갈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미필인 이들은 최소 26살이상으로 더 이상 미루기 힘들며, 미룬다 하더라도 직업선택에 제약을 받습니다.
제약회사들 미필인 약사를 병특외엔 안 받으려 합니다.
병원 약무직들 군필, 면제 요구합니다.
식약청 약무직들 군필, 면제 요구합니다.
그리고 군대 다녀와서 약학지식 잃어버리며, 군입대 전 직장이 있었더라도 경력도 단절되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일부 병원과 회사, 대부분의 공무직들은 군필들에게 2호봉 챙겨줍니다만, 그래도 경력이 2년 플러스 되는건 아니죠.
또한 약사들 절대 다수가 가는 약국들 군대 2년 전혀 고려 안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줍니다.
누구도 최소 2년동안 약사로서 벌지 못 하는 임금을 챙겨주지 않는군요.
더 나아가 여성이 더 많이 있는 약사들 사이에서 남성약사들이 겪는 이러한 문제들을 인지하고 챙겨주자라는 움직임은 적어도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선 없네요.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차별이 더 많이 받으니까 할당하자,
군인 수가 적지만 여성징병은 안되고 기존 병특없애고 남성들을 더 징병하거나 복무기간 늘리자 이런 소릴 들으면 제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이 업계에 진출한 남성들은 필연적으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데 어디에 그 보상은 어디에 있을까?]
[여약사들이 많은 이 업계에선 젠더감수성이 남성약사들에게 왜 작동하지 않을까?]
[앞으로 업계 전반에 여성할당제 도입하고 이후에 남성약사 할당제가 과연 논의될까?]
이 생각밖에 안 듭니다.
지금까지 이런 손해를 보았고 앞으르도 볼 제가 여성 징병제 찬성, 할당제 반대를 요구하는 게 그렇게 찌질하고 손가락질 당할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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