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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71149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5
    조회수 : 631
    IP : 1.246.***.1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7/25 11:25:41
    http://todayhumor.com/?pony_71149 모바일
    [팬픽]이퀘스트리아로 온 인간핑키 -8-
    Trixie_Human.jpg



    핑키 파이의 이퀘스트리아 여행기 8

    -----------------------------------------------------------------------------------


     조그만 크기의 실내 강당에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두가 하나같이 똑같은 하얀색 바탕에 하늘색의 줄무늬가 그려져 있는 복장을 하고 있다. 강당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어린애들이었고 종종 나이가 든 노인들도 섞여있었다. 아이들은 신이 난 채 강당을 뛰어다니며 하나 둘 씩 자리에 앉았다. 강당은 금세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대화소리에 가득찼다. 무대에는 아직 아무도 없는 상태이며, 무대의 윗부분에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현수막은 하얀천에 직접 페인트로 글씨를 써 조잡했고 검은색 페인트로 ‘캔틀롯 시립병원 마술공원’이라고 쓰여 있었다. 어느 정도 인원이 차자 강당은 점점 더 소음이 높아졌다. 

     작은 강당에 인원이 반 정도 자리가 차자 강당의 조명이 꺼졌다. 갑작스런 어둠에 아이들은 대화를 멈추고 위를 쳐다봤다. 그러자 무대 위에서 하나의 조명이 켜지고 그 조명 아래에 한 사람이 서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무대 위의 사람에게 집중을 하였다. 무대 위의 사람은 여러 별이 그려진 보라색 고깔모자와 똑같은 무늬의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모자를 올리곤 고개를 들어 올려 무대 위를 살펴봤다. 수많은 시선이 그녀를 향하고 그녀는 부담스럽지 않은 듯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모두 보거라! 이제부터 시작될 지어니, 바로 위대하고 강력한 트릭시의 마술 공연!”

     트릭시의 목소리가 가슴에 걸린 마이크를 통해 강당으로 울려퍼졌다. 트릭시가 팔을 활짝 펴자 망토가 펄럭거렸다.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더니 소리를 신호로 바닥에서 커다란 불꽃이 그녀의 발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이어지는 탄성과 함께 조명은 다시 꺼지더니 본격적인 마술이 시작되었다.

     마술은 작은 병원에서 하는 공연치고는 꽤나 정교한 공연이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간 마법은 아니었지만 경험과 연습으로 숙련된 솜씨로 관객들을 휘어잡고 있었다. 어느 새 공연은 마무리로 다가왔다. 마무리 마술은 전형적이지만 마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모자 마술이었다. 트릭시는 자기가 쓴 고깔모자를 벗더니 관객들을 향해 속을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자기 앞의 책상에 덮어놓았다.

     “모두 이 모자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았겠지? 그럼 이제 이 위대하고 강력한 트릭시가 셋을 세면, 이 안에서 토끼가 튀어나올 것이다.”

     트릭시가 신호를 주자 관객들은 입을 모아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셋!”

     트릭시가 모자를 들추자 그녀의 입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있어야 할 토끼가 온데 간데 없던 것이다. 트릭시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려 했지만 초조함에 생각이 돌아가지 않았다. 망쳐버린 공연을 수습하기 전에 토끼의 행방을 찾아야 했다. 트릭시는 책상 위와 아래를 살폈다. 그러던 중 키득거리는 소리가 관객에게서 들려왔다. 아이들은 깔깔 웃기 시작하더니 트릭시의 머리 위를 가리켰다. 트릭시가 눈을 올려봤지만 자기 머리 위를 확인할 순 없었다. 손을 머리위로 가져가자 폴짝, 무언가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뛰어갔다. 원래 모자에 있어야 할 그 토끼였다.

     “이 자식! 언제 도망친거야!”

     트릭시가 토끼를 향해 소리치자 토끼는 혀를 내밀며 코웃음 쳤다. 트릭시는 이를 갈며 토끼를 노려봤다.

     “와! 토끼가 갑자기 머리 위에 나타났어!”

     포니 인형을 품안에 들고 안대를 한 여자아이가 말했다. 그러자 다른 관객들도 함성을 내더니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실패한 마법이 수습된 트릭시는 관객을 향해 어색하게 웃으면서 손을 들었다. 무대의 조명은 꺼지고 강당에 불이 들어왔다. 아이들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으로 돌아간 듯 서로 얘기를 시작하더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노인들이 강당을 먼저 빠져나가고 하나 둘 아이들이 강당을 빠져나갔다.

     “너! 분명 일부러 그런거지! 이 쪼끄만 게!”

     트릭시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트릭시는 애완용 가방 안에 있는 토끼를 노려봤지만 토끼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바닥에 누워있었다.

     트릭시는 한숨을 쉬더니 분장실에서 마술도구를 전부 챙기고는 문 밖을 나갔다. 문을 열자 어떻게 문을 찾았는지 환자복을 입은 아이들이 몇 명이 대기실 앞에서 지키고 있었다. 트릭시는 주춤 하더니 아이들을 내려다 보았다.

     “무슨 일이지?”

     트릭시는 특유의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마술 정말 굉장했어요! 언니는 진짜 마술사에요?”

     아이들 중 안대를 한 여자아이가 말했다.

     “그렇다. 트릭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술사가 될 몸이지.”

     아이들 사이에서 또 존경의 탄성이 튀어나왔다. 트릭시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아이들 사이를 지나갔다.

     “그럼 이만. 트릭시는 가야 할 곳이 있어서.”

     트릭시는 병원을 빠져 나온 후 짐을 전부 차에 실어놓았다. 그녀의 차는 외관또한 그녀와 닮았다. 망토나 모자처럼 보라색 바탕에 별이 그려져 있어 누가봐도 그녀의 차 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트렁크의 문을 닫으며, 트릭시는 운전석에 타며 시동을 걸었다. 

     병원을 빠져나오고 나름 한산한 시내 도로를 달리다 신호에 걸려 멈춰섰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입을 다물며 신호를 빤히 쳐다봤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트릭시는 ‘십육. 십칠’ 초를 세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신호야 변해라!”

     그녀의 초가 정확히 60초에 다다르자 트릭시는 손을 번쩍들어 신호를 향해 외쳤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동시에 신호는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뀌었다.

     “하하! 트릭시가 차의 신호를 바꾸었도다!”

     트릭시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소리쳤다. 

     “이런 진짜 마법을 부린다면 좋을텐데.”

    트릭시는 다시 무표정한 얼굴이 되며 엑셀을 밟았다.

     트릭시는 이내 캔틀롯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이미 등교시간을 넘은 시간이었지만 오늘부터 방학을 했기에 학생들의 수는 많지 않았다. 학교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뒤 트릭시는 짐만을 차에서 갖고 내렸다.
     
     “그 녀석이 무슨 수업을 받는다 했지?”

     트릭시는 복도를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수업 시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목적지 없이 복도를 정처없이 돌아다닐 뿐이었다. 그녀의 시선은 문득 복도에 비치한 자판기 쪽으로 넘어갔다. 트릭시는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서더니 뭔가에 홀리듯 땅콩버터 크래커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자판기 쪽으로 걸어갔다. 트릭시는 흐르는 침을 스읍 들이마시고는 급하게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갑에는 카드 밖에 없었고 있는 잔돈 뿐이라곤 마술용으로 쓰던것들 몇 개 뿐이라 크래커를 사기엔 부족했다. 트릭시는 손톱을 잘근 씹었다. 그녀는 자판기 유리에 찰싹 달라붙어 유리벽 너머에 있는 땅콩 버터 크래커를 노려봤다.

     “으으. 지금 당장 트릭시를 위해 나와라, 당장!”

     트릭시는 급기야 주먹으로 유리벽을 쾅 쾅 치기 시작했다. 트릭시는 눈에 힘을 주더니 땅콩 버터 크래커가 움직이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눈알만 아파올 뿐 자판기 안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트릭시는 한숨을 쉬었다. 

     자기한테 손가락 까딱하면 물건이 움직이는 마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땅콩 버터 크래커를 위해서 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어렸을 적부터 마술사를 동경하면서도 속임수 없는 진짜 마법을 부리기를 바랬다. 누구도 흉내내질 못하는 완벽한 마법을 부린다면 그 누구도 속임수가 있다는 걸 간파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마술은 현실이고 마법은 허구였다. 그걸 깨닫는 것은 예전부터 였지만 그녀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트릭시는 왠지 모를 분노에 자판기를 발로 걷어찼다.

     자판기를 포기하고 뒤를 돌아보자 언제 있었는지 플러터샤이가 트릭시를 보고 서있었다.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벌벌 떨며 미처 입을 열지 못했다.

     “뭐야, 언제부터 있던거야?”

     트릭시가 다가서자 플러터샤이는 움찔 놀라더니 뒷걸음질 쳤다.

     “바... 방금 전부터. 방학 중에는 종이 안치거든.”

     플러터샤이의 품안엔 수학 교과서가 들려있었다. 방금 전 수업이 끝나고 오는 듯 했다. 그리곤 복도를 지다가던 중 트릭시가 자판기와 사투를 벌인 것을 보고 겁을 먹은 듯 했다.

     “만났으니 잘 됐네.”
     
     트릭시는 차에서 가져온 물건을 플러터샤이에게 건냈다.

     “자. 그 건방진 토끼 때문에 신경질이 좀 나긴 했지만 잘 썼어.”

     애완용 가방으로 엔젤이 담겨있었다. 플러터샤이가 가방을 열자 엔젤이 그녀의 손바닥 위로 뛰어들었다. 플러터샤이는 미소를 지으며 볼로 엔젤을 비볐다. 플러터샤이는 엔젤을 가슴팍에 넣고 트릭시를 흘끗보았다.

     “혹시 돈이 없는거야? 내가 하나 사줄까?”

     “진짜?”

     트릭시는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고치며 헛기침을 했다.

     “뭐, 그래준다면야 트릭시는 거절하지 않는다.”

     플러터샤이가 자판기 앞으로 가 지폐를 넣고 번호를 입력했다. 그 뒤에선 땅콩 버터 크래커가 나오는 것을 보며 트릭시가 헤벌쭉 미소를 지었다.

     “그보다 공연은 어땠어?”

     플러터샤이가 자판기에서 나온 크래커를 트릭시에게 건내며 말했다.

     “트릭시는 언제나 실패하지 않아. 모두가 트릭시의 공연에 갈채를 보내지.”

     트릭시가 크래커를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오, 그거 정말 잘됐다. 핑키한테 들었는데 병원 자선 공연을 해준거 였다며? 병원의 아이들도 정말 기뻤을거야. 트릭시 너는 정말 친절한 거 같아.”

     플러터샤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트릭시의 윽박이었다.

     “누가 친절 하다는거야! 난 그저 내 마술실력을 확인하려 한거야! 굳이 누군가를 위해 공연을 한 게 아니라고! 날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트릭시의 표정은 붉게 물들더니 그녀는 플러터샤이를 향해 소리쳤다. 플러터샤이는 겁을 먹더니 수학책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렇구나. 미, 미안해.”

     “그럼 트릭시는 이만 가보겠다.”

     트릭시는 급하게 인사를 하며 복도를 뛰어갔다. 학교에는 토끼를 돌려주러 왔을 뿐 진짜 목적지는 따로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항상 그녀가 향하는 곳이 있었다. 공연을 무사히 끝난걸 자축할 겸 학교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려 항상 스무디를 마셨다. 또한 그곳에서 일하는 핑키파이를 만나기 위해서다.

     핑키는 트릭시가 유일하게 말을 건내고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모난 성격 때문에 트릭시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학교에 없다시피 했다. 먼저 말을 걸어도 거만한 그녀의 태도는 사람을 기피하게 만들었다. 유일하게 핑키만이 트릭시와 대화를 할 수 있는데, 핑키는 트릭시가 그 어떤 말을 해도 들어주고 웃어주기 때문이다. 핑키도 공연에 관심이 많아 트릭시가 하는 공연을 도와주기도 하고 핑키가 연 파티에 트릭시가 공연을 하러 온 경우도 있었다.

     또한 트릭시가 핑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핑키는 이따금 트릭시의 마술을 흉내내곤 하는데 그 트릭을 도저히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분명 자신이 한 마술이라 트릭도 다 알고 핑키에겐 트릭을 알려준 적 도 없는데도 핑키는 완벽하게 마술을 해낸다. 마치 애초부터 트릭이 없었다는 듯 흉내를 낸다. 그런 일은 있을 수야 없지만 핑키를 보고 있으면 마법이란게 진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겨울이 이제 막 시작됐는데도 바람이 차가웠다. 트릭시는 손을 비비며 서둘러 카페에 들어갔다. 뜨거운 공기가 그녀의 몸을 감싸자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아직 점심시간 전이라 그런지 가게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카운터에는 사람이 없었다. 주방쪽에서 달그락 거리는 것으로 보아 핑키는 주방일을 하는 듯 했다.

     “트릭시는 공연을 마치고 와서 목이 마르다. 어서 스무디를 대령하라!”

     트릭시가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 주방쪽에서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멈칫했다.

     “오늘은 네가 말한 플러터샤이라는 녀석한테 토끼를 빌렸는데 그 토끼가 트릭시의 공연을 망쳐버릴 뻔 했다말이지. 그래도 뭐 이 위대하고 강력한 트릭시의 재치 덕분에 무사히 탈없이 끝낼 수 있었지.”

     트릭시는 카운터에 팔을 기대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이 트릭시를 존경하는 아이들도 있었지. 공연이 끝나고 나를 보기위해서 기다리기 까지 했지.”

     트릭시는 그 때의 일이 다시 생각나는지 피식 웃었다. 그녀가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핑키밖에 없었다. 트릭시가 이런 얘기를 꺼내면 핑키는 호기심을 보이며 더 물어본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스무디가 담긴 컵이 카운터에 내리치는 거친 소리였다.

     “그런 얘기를 왜 나한테 해주는거야?”

     선셋은 종업원 치고는 굉장히 무신경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말의 영업용 미소도 보이지 않으며 선셋은 포스기로 스무디 값을 계산했다.

     “뭐야! 네가 왜 여기 있는거야?!”

     트릭시는 선셋을 보자 적대감을 드러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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