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아가는 10살된 터키시 앙고라에요.
만으론 9년하고 6개월되었네요.
여자아이구요.
원래 터키시앙고라들이 그렇듯 의심많고 호기심많고 장난끼도 많고...
그랬던 시절들이 있었어요.
여자아이다 보니까 사람한테 앵앵거리면서 표현잘하고
남자아이들보단 좀 까칠한??
원래 남자아이들도 많이 맡아주고 임보도 하고 키워도 봤는데
아무래도 여자애들보단 성격이 굉장히 온순하더라구요.
물론 개묘차는 있겠지만 절 거쳐간 아이들은 대부분 다 개냥이들이었고
남자애들이 훨씬더 온순하고 겁도 많고 그랬었네요.
지금 키우는 아이는 굉장히 성격이 까칠했어요.
다른 아이를 데리고 오거나 처음보는 고양이나 동물이 있으면
먼저 가서 하악대고 때리고 싸우고..
만약 지면 자기분에 못이겨서 지 혀를 깨물고 자해할정도로요.
원래 화장실도 잘 가리는데 그럴때면 일부러 딴데다 볼일보고
불만을 엄청 표현하던 애였어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성격이 더 까칠해지고 모든일에 심드렁했는데
장난감에도 관심안가지고 놀아주려 해도 그냥 쳐다만 보고 휙하고 가버리는등.
나이를 먹어서 귀찮은가 보다 하고 그냥 우리 냥이도 나이를 먹었구나 하고
많이 슬펐어요.
병원에 데려가면 나이듣고 노묘라 그러고
우다다도 안하고 맨날 잠만 자서 슬펐거든요.
한 다섯살 넘어가면서부터 그랬던거 같아요.
대충 사람나이로 치면 중년에 접어드는 나이대니 그러려니 했는데
올해 가을부터 갑자기 달라졌네요.
맨날 따라다니면서 애옹대고 애교도 늘고
장난감에 급흥분하고 우다다도 하고
성질도 부렸다가 장난도 치고 사람팔에 앵기고...
갑자기 한 한두살 시절처럼 애가 갑자기 바뀌었어요.
원래 뭐든 심드렁하던 애였는데...
레이저포인터에도 쳐다만 보고 그랬는데 요샌 미치도록 놀아요.
같이 안놀아주면 자기혼자 비닐봉지 막 굴리면서 놀고...
박스뜯고 스크래칭하고.. 원래 스크래칭도 잘 안해서 주기적으로 발톱 깎아줬거든요.
막 혼자 놀다가 눈 마주치면 스크래칭가서 막 긁고
사람한테 뛰어 오르고 막 그러네요.
원래 나이먹으면 어려진다더니 다른 고양이들도 그런가요?
갑자기 바뀌어서 전 좋긴한데 한편으론 걱정도 되고...
원래 머리맡이나 발밑에서 잤거든요.
겨울에도 추워도 걍 이불속에 잘 안 들어오고 걍 배게에서 자곤 했는데
요샌 이불속에 들어와서 등을 딱 제 배쪽에 붙이고 동그랗게 말고 자요.
가끔은 제 팔에 자기 발 올리고 베고 자기도 하고...
가끔 쪼그리고 앉아있으면 제 다리 사이 바로 앞에서 제 얼굴 빤히 쳐다보면서 그릉대고있고
이땐 만지려고 하면 도망가요.
지 잡아보라는듯이요.
그러거 야옹야옹대는데 목소리도 바뀌었어요.
평소에 밥달라는거나 간식이나 뭐 화장실 치워달라거나 그런건 알아듣거든요.
애애애~~~~앵 하고 울면 뭔가 바라는게 있어서 우는 거라
찾아보고 해주는데 톤이 되게 얇고 높게 애옹 애옹 하고 울어요.
그러고 계속 쳐다보고 우는데 뭘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요새 새로 듣는 울음소리라...
뭔가 바라는게 있는거 같은데...
어쨌든 원래 고양이들은 다 이런가요?
옛날부터 고양이를 키웠지만 10년이상 키운적이 없어서...
요새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