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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711267
    작성자 : 김작자
    추천 : 37
    조회수 : 3720
    IP : 121.131.***.76
    댓글 : 26개
    등록시간 : 2016/04/12 14:57:28
    http://todayhumor.com/?sisa_711267 모바일
    더컸엔딩
    ‘생각해보니 희망이란 본시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거였다. 이는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시 땅 위엔 길이 없다. 걷는 이가 많아지면 거기가 곧 길이 되는 것이다.’

    <고향>의 말미에 적어둔 루쉰의 이 말은 “명랑한 언설로 앞길의 광명을 생각하며 걷기 시작하는 자들의 구령처럼 인용하는” 예가 많다고 나카노 시게하루는 지적한다. 하지만 그것은 읽는 이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희망은 없지만 걷는 수밖에 없다. 걸어야만 한다. 그것이야말로 ‘희망’이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루쉰은 희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절망을 이야기한다. 암흑을 이야기한다.

    중략

    길이 그곳으로 뻗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아무 데로도 통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걷는다는 것, 그것은 다시 말하자면 승산이 없으면 싸우지 않는다는 태도가 아니다. 효율이라든가 유효성이라든가 하는 것과도 무관하다. 이 길을 걸으면 빨리 목적지에 닿을테니 이 길을 간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요컨대 이것은 승산의 유무나 유효성, 효율성 같은 원리들과는 전혀 다른 원리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시의 힘>, 서경식 지음

    길이 없는데 걸으면 길이 된다. 얼마나 한가한 이야기인가. 길이 없는데 그 뒤편에 무엇이 있을 줄 알고 걷는단 말인가. 넝쿨과 가시와 잡초가 발목을 잡을 것이고 어디서 어떤 맹수가 나를 덮칠지도 모르는데.

    서경식 선생의 글을 읽으며 암흑 속의 희망에 대해 생각했다. 더컸유세단과 <시의 힘> 한 권을 들고 전국을 돌았다. 아무도 가지 않았고, 가고 싶지 않았던 길에서 고군분투한 정청래, 김용익, 김광진, 장하나, 남영희, 김빈, 이동학. 함께 했던 덜컸율동팀의 김나래 팀장과 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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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이 지나면 광속으로 잊혀질 사람들이다.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는 길인데도 무작정 걷는다. 하나가 걷다 쓰러진 다른 하나를 발견하고 셋이 되고 넷이 되어 걷는다. 

    전국을 돌아보니 방방곡곡에 쓰러져있는 사람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위로하러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위로받아 버렸다. 점점 더 불어나는 사람들과 같이 걷는다. 

    종일 반복되는 유세, 한 번 한 번에 진심을 싣는다. 그것을 하루 종일 지켜본 나는 알 수 있다. 버스에서 아침은 김밥, 점심은 김밥, 저녁은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유세차에 오르면 없던 기운들을 낸다. 

    당의 선거 전망도, 더컸유세단원들의 선거 이후 전망도 무엇 하나 밝은 게 없다. 

    우리는 무엇을 얻은 걸까.

    우리가 이 길을 걸었다는 것. 아직 길도 아니고 우리가 쓰러지면 길이었는지도 모르게 될 이 길을 걸었다는 것.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걸었다는 것. 희망이 없어도 걸었다는 것. 

    그 길에 함께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그 길 같지 않은 길에서 쓰러진 사람들을 만나 부둥켜안았다는 것. 

    그 체온만큼은 우리에게 남아있을 것이다. 

    더컸유세단, 함께 걸어서 자랑스러운 사람들이었다.



    ---------------------------------------------

    더컸유세단,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총 94명 후보 지원유세, 이동거리 10,554.04km
    실크로드 직선거리 넘어서 국민-더민주 가교 역할 해내

    국민 여러분, 당원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 

    오늘 더컸유세단이 보름간의 대장정을 마칩니다. 이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저희는 광주로 내려가 오후 1시부터 저녁까지 광주 전역을 도는 유세로 더컸유세단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더컸유세단은 성북을 기동민 후보 개소식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아 오늘 광주 광산구 이용빈, 이용섭 후보 지원유세까지 총 94명 후보의 지원유세를 다녔습니다. 누적 이동거리는 10,554.04km로서 이는 동서양 문명의 가교 역할을 했던 실크로드의 직선거리 9,000km보다 더 긴 거리입니다. 

    더컸유세단의 이동거리에 5만 원 권을 연결해보니 3조 4,267억 6,623만 3,766원에 달했습니다. 유세 과정에서 저희 유세단이 국민 여러분과 나눈 마음은 돈으로 절대 환산할 수 없는 억만금 이상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공천에 탈락된 저희라도 필요하다면 어디든 기꺼이 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더컸유세단입니다. 시간, 거리, 장소를 불문하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습니다. 이런 불쌍한 유세단에 함께 해주셨던 셀프 컷오프 주인공 김용익 의원, 경선 탈락의 아픔을 딛고 고군분투해주신 김광진, 장하나 의원, 비례대표 33번 남영희 후보, 청년혁신의 아이콘 이동학 위원, 영입인사임에도 불구하고 청년비례대표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진정성을 갖고 애써주신 김빈 대표,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덜컸율동팀의 김나래 팀장과 팀원들, 무엇보다도 실무를 맡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신 김예한 팀장, 서미자 부국장, 조영민 부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국을 돌다보니 여러 가지 소회가 떠오릅니다.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탈당 후 한때 같은 당 동지였던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우리당 후보를 괴롭히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기는 구태정치의 현장을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나 아프고 무거웠습니다. 

    공천에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 현장을 찾아 우리 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더컸유세단의 모습을 보며 많은 국민들이 감동을 받으신 것 같았습니다. 

    지역마다 지지자들과 당원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만나는 분들마다 하나같이 분노하고 울고 계셨습니다. 처음엔 당에 대한 애증이 가득 찬 이 분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조차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당원, 지지자 여러분들께 위로받고 힘을 얻었습니다. 저희는 또 그 힘으로 이 분들을 다시 부둥켜안고 웃고 울며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이처럼 더컸유세단의 활동은 단순히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한 선거운동에 그치지 않고 우리 지지자들이 다시금 힘을 내 뛸 수 있도록 만드는 희망의 등대였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더컸유세단의 이러한 첫 정치 실험이 성공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문화 정착에 일익을 담당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 성과를 낸 데 대해 보람을 느낍니다. 어쩌면 터무니없어 보이고 소위 웃프기까지 했던 우리의 정치실험에 기꺼이 동참해주고 불평 한 마디 없이 끝까지 함께 한 우리 단원들께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빡빡한 일정에 김밥 한 줄로 식사를 때우고 버스 안 비좁은 좌석에서 쪽잠을 자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참 행복했습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참 잊지 못 할 소중한 추억이였습니다.

    실패와 좌절로 마냥 주저앉아있을 뻔한 저희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신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저희보다 더 아파하고 더 차별받고 더 많은 눈물을 흘리는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 갈 길이고, 저희들의 소임이라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저희들의 정신과 마음은 변함없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당원 여러분. 그리고 지지자 여러분. 저희 더컸유세단을 일으켜주신 그 힘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일으켜주십시오. 김대중의 번호, 노무현의 번호, 그리고 될 만한 번호 2번 더불어민주당을 밀어주십시오.

    이번 총선에서 2번과 3번이 엇비슷하게 나오면 정권 교체는 물건너갑니다. 총선 과정에서 야권단일화를 거부한 사람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단일화를 수용할 리 만무합니다. 이번 총선이후 2번과 3번이 다시 합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께서 투표장에서 될 만한 후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표를 모아주심으로써 실질적인 야권 단일화를 이루어주십시오.

    1919년 4월 13일은 백범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한 날입니다. 그로부터 97년이 흐른 2016년 4월 13일, 국민 여러분께서 투표를 통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백범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을 한 정신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운 정신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한 정신으로 우리 모두 투표합시다.

    비록 더컸유세단은 오늘로 활동을 종료하고 20대 국회에서 활동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우리 단원들은 어떤 모습이든, 어느 자리에 있든 저희보다 더 억울하고 더 소외된 국민들의 곁에 언제나 함께 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6. 4. 12.
    더불어민주당 더컸유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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