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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71004
    작성자 : 일본핵공격
    추천 : 326
    조회수 : 55059
    IP : 115.140.***.102
    댓글 : 6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4/16 18:07:23
    원글작성시간 : 2012/04/16 12:03:24
    http://todayhumor.com/?bestofbest_71004 모바일
    죽은 여동생 보험금 받아 자기딸 결혼비용 달라는 시어머니


    결혼한지 꼭 3년되는 아직은 초보주부입니다... 내일모레가 결혼 3주년이거든요...
    저 아래 -돈앞에 무너진 형제우애- 라는 글을 보며 용기를 내서 제 이야기를 좀 해보려구요...
    왜 3년만에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저를 나쁘다 마시고 읽어보시고 좋은 조언 많이 해주세요...

    신랑과는 중매로 만나 5개월만에 결혼을 했어요...
    결혼하고 사는 동안 아무 문제 없었어요... 허니문베이비로 낳은 아기가 지금 세살이고요...
    정말 신랑을 포함한 시댁사람들이 이런 사람이었는지... 몰랐어요...
    알았다면... 절대 결혼하지 않았을 테지만요...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10월초... 제주도로 학회를 갔던 친정 여동생(동생은 종합병원의 피부과의사로 재직중이었고,
    아직 미혼)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생겼지요...
    여동생은 모교 스승인 교수님을 모시고 학회를 참석했다가 학회장에서 숙소로 돌아가던 중에
    횡단보도에서 렌트카로 여행중이던 여행객들의 차에 치여 사망했어요...
    참고로 울 친정은 부모님 모두 생존해 계시고 형제는 딸 둘 아들 하나... 이녀 일남이예요...
    느닷없는 날벼락에 친정 식구들은 모두 초죽음이 되어버렸지요...
    결혼을 못하고 죽은 사람이라 장례로 변변히 치뤄주지 못했어요...
    엄마가 자주 다니시는 절에 맡기고 제를 올려주는 걸로 만족해야 했지요...

    그런데... 여동생 앞으로 보험금이며 보상금 같은게 제법 많이 나왔어요..
    엄마는 생떼같은 딸 죽은 댓가로 받은 돈 십원하나 필요없다고... 대성통곡하시고...
    아버지는 이게 내딸의 목숨과 바꾼 댓가냐고... 울부짖으시고...
    큰누나인 저보다 작은누나를 더 따르고 좋아하던 막내 남동생은...
    사고 낸사람 죽이고 자기도 죽겠다고 울분을 터뜨리고...
    학회 가기전날 절 찾아와 '언니... 이번에 월급 타면 ㅇㅇ(제아들)이 토마스기차 세트로사줄께' 하고는
    베시시 웃던 여동생이었는데...

    지난달 중순경... 엄마가 부르셔서 친정으로 건너갔어요... 물론 신랑도 함께...
    아버지께서 통장 두개를 내놓으시며
    'ㅇㅇ의 보험금이랑 보상금 받은거다... 이걸 어찌했음 좋겠니..??
    너희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원하면 얼마씩 나눠주마...' 하셨어요...
    자식들의 의견이 무슨 소용이래요...??? 가슴아프고 피눈물나는 돈이지만
    어쨌든 그건 부모님앞으로 나온 돈인데 말이죠... 남동생과 전 같은 의견이었어요...
    '아버지, 엄마 원하시는대로 하세요...' 저도 물론이었지만 남동생도 그 돈에 대해선
    단돈 만원짜리하나 건드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요...

    그리고 우리 집으로 돌아온 그날 저녁...
    신랑이 저에게 입을 열었어요... '장인어른께 말씀드려서 그돈 우리좀 주라고 하지...'
    '돈...??? 무슨 돈...???' '아까 그돈... 처제...'
    '당신 미쳤어요...??? 그게 어떤 돈이라고... 분명히 알아둬요...
    난 그돈에 단돈 만원한장 미련없어요... 그건 엄마아버지 돈이야... 우리거 아니라구...'
    기분... 엄청 나빴어요... 신랑이 다시 보이기도 하고...

    암튼 그날 저녁은 그리 지나갔는데... 삼일후에... 시어머니와 큰동서, 시누이가 찾아왔어요...
    와서는 한단 소리가... 친정에 얘기해서 돈을 받아오라는 것이었어요... 기가 꽉 막혀서리...
    그래서 솟구치는 열을 억누르며 일단 물었어요... 그돈을 받아오면... 어쩔것인지...

    너무도 잘나고 잘나빠진 시누이 왈...
    '언니도 알죠...??? 나 결혼하는 거... 결혼할때 혼수장만 좀 하려구요... 돈이 많이 드네요...'
    혼수는 지가 벌은 걸로 하는거 아닌가... 시누말에 보태는 시어머니...
    '아범이 공부할때 니 시누가 많이 도와주었다.. 이제 니가 좀 도와줘야하지 않겠니..???'
    지 오래비니 도와줄 능력있음 도와주는거지 당신 딸이 울 친정 도와준거 아니잖은가여...???

    큰동서라는 분... 그도 나처럼 며느리인지라 아마도 시어미에 시누가 같이 가자 하니 마지못해 따라온듯...
    안절부절 못하고 있더군요...
    예전부터 이 톡을 즐겨보았던 터라 이럴땐 그저 무자르듯 딱 자르는게 최고다라고 생각하고...
    '죄송한데요... 저 친정에 돈달란 소리 못합니다... 아니... 안합니다... 그돈이 어떤 돈인지...
    어머니 모르시겠어요??? 생떼같은 딸자식... 결혼도 못한 딸자식...
    하루아침에 허망하게 놓아버리고 받은 목숨값이에요..'
    아마도 저번날 친정에 같이 다녀왔던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말을 했지 싶었어요...

    '사돈댁에서 니가 원하면 준다고 했다면서...?? 이제라도 원한다고 달라고 하면 되지 않냐...???'
    '달라고 해서, 제 동생 목숨값을 달라고 해서.. 그걸로 아기씨 혼수하는데 보태요...???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 하세요..???
    '언니... 말이 안될건 또 뭐예요...
    어차피 언니가 사돈댁에서 돈을 가져오면 그건 오빠 돈도 되는 건데...
    그럼 오빠가 절 도와주는거잖아요...'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요...??? 으휴~~~
    '그게 어떻게 오빠 돈이예요...??? 정말 아기씨 그리 안봤는데... 너무 하네요...'
    '너무하긴 뭘 너무하냐... 너 혹시 니 신랑 모르게 딴주머니 차고 있는 거 아니냐...???'

    웬... 딴주머니...??? 울 시어머니... 십원짜리 하나 허투르게 쓰지 않으시고,
    당신에게 한번 들어온 돈은 절대 내놓는 법 없는.. 그런 양반이지요... 그런 면을 저는 좋게 봤어요...
    알뜰하시고, 낭비하지 않으시니 보고 배워야 겠다... 그러기도 했지요... 그런데...
    시어머니가 그 순간.. 양의 탈을 쓴.. 돈에 환장한 악귀처럼 보이더군요...

    '딴주머니 찰 만큼 아범이 많이 벌어다 주는 거 아니거든요... 그리고요...
    두번 다시 저한테 친정에서 돈가져오란 말 하지 마세요... 전 죽으면 죽었지 친정에 돈달란 말 못해요...'
    울화가 치미는 걸 꾹꾹 참으며 마지막 한마디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어요...

    그러고도 한시간 가량 울집 거실에 버티고 있던 시어머니가
    '오늘은 이만 간다... 아범이랑 잘 의논해서 처리해라... 많이도 안바란다.. 이천만원만 해줘라...'
    방에다 대고 악을 쓰듯 말씀하시곤 가시는 듯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날 저녁... 신랑과 크게 한판 했어요...
    신랑은 좋은게 좋은 거 아니냐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이천만원을 우리가 당연히 해줘야 하는 거지만 지금은 우리가 여유가 안되니 우선 친정에서
    갔다쓰고 나중에 갚으면 되지 않겠냐 하더군요... 전... 미쳤냐구,
    무슨 여동생 시집가는데 이천만원이나 보태주냐고, 난 그렇게는 못한다고...
    둘이서 밤새 악을 쓰고 싸웠네요...

    그후로 시어머니랑 시누랑... 하루가 멀다하고 둘이서 전화를 해대면서 돈.. 돈.. 돈타령을 하네요..
    그리고 이십여일이 지난 그저께...
    시어머니가 시누를 데리고 다시 왔어요... 당연히 또 돈얘기...
    전 끝까지 못한다고 버텼죠... 한참을 침묵하고 앉아계시던 시어머니...
    '그래.. 정 그렇다면... 니들... 이혼해라... 나는 시어미 말 우습게 아는 며느리... 싫다...'
    이 말 한마디 던지시고 가셨어요...

    저녁에 집에 온 신랑... 시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했는지... 들어서자마자... 한마디 하네요...
    '생각해봤어...??? 우리가 그 돈때문에 이혼할 순 없잖아...'
    순간 치미는 화를 참을 수가 없어서... 손에 잡힌 크리넥스 티슈통을 남편에게 던져버렸어요...
    '그래.. 이혼하자.. 이혼해... 나도 더이상은 너랑 살기 싫어... 아니.. 이 놈의 집구석...
    정 떨어지고 치가 떨려서 못살겠다...' ... 선언해 버렸어요..
    신랑... 저를 한번 노려보더니 문열고 나가더군요... 오늘까지 집에 오지 않아요...

    내일은... 남편 옷가지 싸서 시댁으로 택배 보낼까 해요... 갈아입을 옷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친정에서... 아직 이 사태를 모르고 있어요... 차마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말을 할 수가 없었지요...
    어찌해야 할까요... 저... 이혼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살박이 울 아들에게 미안하고 못할 짓이지만... 전 더이상은 이 남자랑 못 살것 같아요...
    시댁도 오만 정이 다 떨어져 상종하기 싫구요...
    ..... 살기 참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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