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오네요...;;
덕분에 오늘 아침부터 전쟁입니다 엉엉 ㅠ
주말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셨더니 간이 고생입니다 ..;
다들 과음은 몸에 해롭지만 술집 주인은 환영합니다;
겨울은 날이 갈 수록 바람이 거칠어집니다.
얼마 남지 않은 찬바람이 막판 스퍼트를 달리고 있을 즈음입니다.
추운 날은 아랑곳 않고 강원도의 산골부대는 오늘도 활발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 해 마지막 눈은 4월 말이니까요 -ㅅ-
어느날 소초장이 소환합니다.
나 - "소초장님, 일병 작성자 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소초장 - "들어와."
나 - "필승. 일병 작성..
소초장 - "너인거 아니까 그냥 앉어 임마."
나 - "네 감사합니다."
소초장 - "어때 군생활 할만 한것같냐?"
나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열심히 하루하루 배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소초장 - "일병 다됐네 이셋뀌. 입발린 소리도 하고...ㅋㅋ"
나 - "아임다."
소초장 - "야, 너 우리 섹터 정보 다 외웠냐?"
나 - "브리핑을 할만큼 많이 외우진 못했지만 미흡하게나마 알고있습니다."
소초장 - "브리핑해봐."
나 - "위도 XXX 경도 XXX 에 위치하며 좌표값 XXXX YYYY 부터 XXXX YYYY까지 입니다.
최고높이 XXX미터 최저높이 XXX미터로 표고차 XXX미터입니다. 전체 길이는 XXX미터이며.."
소초장 - "꽤 많이 외웠네. 그런 제원 말고 운용중인 트렙 현황은?"
나 - "크레모아 XX발 조명지뢰 XX발이 있으며 각 초소마다 2~3개씩 운용중입니다."
소초장 - "그정도면 쓸만하네. 너도 알다시피 상황병 한명이 좀있으면 전역한다. 그래서 후임자를 뽑아야겠는데
중대장님은 니가 쓸만하다고 평가하시는데 니 생각은 어떠냐?"
나 - "저는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는 대한민국.."
소초장 - "시끄럽고. 그냥 내가 맘대로 해도 된다 이거지?"
나 - "네 그렇습니다."
소초장 - "컴퓨터는 좀 다루냐?"
나 - "네, 어렸을때부터 취미삼아서 다루기 시작해서 할줄은 압니다."
소초장 - "그래 알았다. 야 근데 너 진짜 게이 아니냐?"
나 - "잘 못드슴다?"
소초장 - "너 게이 아니냐고. 너 여자에 관심 없다며."
나 - "아님다. 전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좋습니다."
소초장 - "그래? 너 클럽가도 여자랑 안논다며."
나 - "클럽에서는 여자랑 놀려고 가는게 아니라 춤추러 가는거지 말입니다."
소초장 - "이거 또 골때리는 셋뀌네 ㅋㅋㅋㅋ 그래 알았다 ㅋㅋㅋㅋ 나가봐."
나 - "네 알겠습니다. 필승!"
네 그렇죠. 클럽에 가도 ASKY...
실제로 게이에 가까웠던 통신병이 여전히 잘해줍니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병이 전역을 하면 그 자리가 제 자리가 되는데...
GOP의 특권중 하나인 침대를 사용중인 저희는 2층침대를 사용합니다.
1층이 통신병. 2층이 내자리가 될겁니다...
나 자고있을때 올라와서 덮치지만 말아주세요 ㅠㅠ
소대장과 면담이 있던 얼마 후 저는 야간 상황병과 인수인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 전에 있던 야간상황병은 주간으로 넘어간다고 하더라구요.
야간상황병은 할게 많더라구요.
잠없는 어르신들이 순찰 온다고 하시면 바짝 긴장해서 망 대기 하고있어야 합니다.
물론 중간에 통과하는 초소가 2~3개 정도 있는데요, 그곳에 매일 밤 연락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매일 하다보면 어느센가 친해지고... 얼굴모르는 폰팅의 장이 열립니다 -ㅅ-
경계작전 명령서 역시 제가 쓰더라구요.
우리 간부님들은 피곤하시니까 귀찮은건 제가 해야합죠...아무렴요 -ㅅ-
참 재미난것은 이 근무편성을 제가 짜다보니까 각 분대의 로비도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비번이 발생하는건 참 민감한 문제니까요 -_-+
상황병 인수인계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주간 상황병이 말년휴가를 출발합니다.
그리하야...
야간상황병이 주간으로 넘어가고 제가 본격적으로 혼자 상황을 보게 되었지요 ㅎㅎㅎㅎ
악몽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ㅠ
제가 상황병 근무를 선지 2일째 밤.
예정이 되어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연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연대장님이 저희 중대에 방문 하신답니다.
연락이 온 시간이 21시경...
머리털이 쭈뼛 서는 느낌이더라구요.
겁을 잔뜩 집어먹고 옆에 같이 상황보는 중대상황병과 옆 소대상황병한테 말 하고
중대 통신병한테 말 하고 섹터에 망 날려서 바로 보고했죠.
보고가 끝남과 동시에 우리 중대로 오기 전까지 민통부터 해서 연락 넣어놓구요.
부중대장님이 순찰 올라가셨는데...
남산으로 도망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멀어서 잘 가지도 않으시는분이 왠일로?ㅋㅋㅋㅋㅋㅋ
중대장님은 특유의 초췌한 모습으로 부스스...일어나시더니...
중대장 - "브리핑 준비하고 연대장님 경로 기록 해놓고... 그냥 긴장하지 말고...
그냥 평소에 하던것처럼 편안하게 있으면... 사격할때 타겟들게한다-_-+"
20분정도 지났는데 아무데서도 연락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제일 처음 지나는 초소에 전화해보니 이미 통과하신지 10분이 넘었다는군요.
1차 방어선 붕괴 -_-
두번째 통과하는 초소에 전화 해보니 아직 안오셨데요.
그리고 2분 후...
초소아저씨 - "그쪽 연대장님 지나가셨어요 ㅋ ㅈ뺑이 치셈 ㅋ"
2차 방어선은 선방했네요.;;
그리고 전 섹터에 비상을 알렸죠.
나 - "연대장님 ○○초소 통과하셨습니다. 타임어택 15분전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초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초소아저씨 - "그쪽 연대장님 통과요 ㅋ "
그리고 다시 전 섹터에 알립니다.
물론 중대장님께 보고는 했지요.
나 - "연대장님 △△초소 통과하셨습니다. 타임어택 5분전입니다. 고가초소는 불빛 발견시 보고바랍니다."
우리 상황실은 바쁜 타이밍이 지났습니다.
이미 ○○초소 통과 하셨을때 전체 정리를 다 끝냈어요.
책상이 겁나 깨끗해짐.
아무것도 없음 ㅋ
섹터에 올라가있던 부소초장님이 섹터 저 멀리 도망갔다는 알림을 날리고 난 뒤...
고가초소에서 망이 울립니다.
초소근무자 - "섹터다. 보급로에 차 보인다. 지금 오는 속도로 봐서는 운전병이 레이싱을 하고자빠졌는갑다.
야, 대기에 누구 있냐?"
나 - "아무도 없습니다."
초소근무자 - "연대장님 대기에 차 세웠다."
다시 전 섹터에 알람울려서 전체 망 대기상태.
초소근무자 - "연대장님 대기에 아무도 없는거 확인 하시고 우선탑니다."
전 초소근무자 - "네 알겠습니다!"
우선쪽에 있는 근무지는 두개. 그쪽으로 부소초장님 도망가셨는데 ㅋㅋㅋㅋㅋ
그리고 얼마 후 우선쪽에 첫번째 점령 초소에서 망이 옵니다.
근무자 - "연대장님 방금 여기 지나서 끝까지 갈 기세다. 근데 부소초장님 그 끝에 있는데?ㅋㅋㅋ"
나 - "네 전달하겠습니다."
연대장님이 우선 끝에 다다를 무렵...
아 맞다 우리가 제일 끝이라서 옆에 알려줘야되는데;
다른 부대와 교차해서 초소를 잡고있어서 옆부대한테 알려줘야하는데...까먹음 ㅋ
그리고 희안하게 끝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10분이 더 지나고 망이 울립니다.
근무자 - "부소초장님하고 연대장님 같이 올라가신다. 옆부대 털렸데 ㅋㅋㅋ"
나 - "뭐하다 털렸다고 합니까?"
근무자 - "수하 안했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씬나~
그렇게 옆 부대만 털고 연대장님은 우리 막사로 오지도 않고 가셨습니다.
다음날...
그 맨 끝 초소에서 망이 왔습니다.
근무자 - "야 지금 옆 부대 애들 20명 정도 군장매고 올라간다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 부대 아저씨 미안해요 엉엉 ㅠ
근데 남이 잘못되면 왜이리 재밌징 ㅋㅋㅋㅋㅋㅋ
큰 문제 없이 지나가고 도주했던 부중대장도 넘어오시더라구요.
부중대장 - "야 옆부대 털렸다며?"
나 - "군장싸서 끝까지 왕복했다는데 말입니다.ㅋㅋㅋ"
부중대장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따라 웃음꽃이 넘실거리는 하루였습니다.
짬이 너무 안나서 지금 올리네요.
살려줘요 ㅠ
추천 한방이 제게 큰 힘이됩니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