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증후군 4
by 슈헤르트
약1년전 , 아마 그때 내가 그 아저씨를 알게 된 날일것이다 .
그날은 집안 분위기가 많이 어두웠다 , 애플잭도 , 빅맥도 , 그래니 스미스도 .
서로 아무말 하지않고 침묵을 지키며 아침밥을 먹고있었고 자신또한 그속에서
입을 다물어버리곤 아침밥을 먹었다 .
내가 아침밥을 다먹었을땐 , 이미 애플잭은 검은 정장을 입고 나갈 채비를 하고있었다 .
" 언니 ? 평소엔 옷도 안입으면서 그렇게 입고 어디가 ? "
" 어 . . 인사좀 하려고 . "
" 인사 ? 누구한테 ? "
" . . . 대쉬 한테 . "
레인보우 대쉬는 2년전 살마죄 혐의로 인해 사형선고를 받고 , 어떻게
손쓸 방도없이 교수형을 당했다 . 충분히 막을수 있었고 , 레인보우 대쉬는
죽지 않을수 있었지만 , 그건 그녀의 죽음을 막을수 있는 방법이였지
친구를 살리려는 그녀의 마음까지 막을수 없었다 .
결국 그녀는 허무하게 죽었다 .
애플블룸도 다른 레인보우 대쉬의 친구들에게서 몆몆가지를 주워들은지라
레인보우 대쉬가 1년전에 무슨일을 당했는지 대충은 알고있었다 . 그리고
오늘 애플잭이 왜 입지도 않는 옷을 입었는지 , 아침공기는 왜이리 무거웠는지
에 대해 점차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
" 기일이구나 . "
" 응 . 애플블룸 , 너도 갈래 ? . . . 자신을 반겨주는 포니가
더 있다면 레인보우 대쉬도 좋아할테니까 . "
" 갈래 , 나도 검은옷 입어야해 ? "
" 안입어도돼 , 괜찮아 . "
어두운 분위기의 애플잭은 애플블룸을 향해 미약하게 웃어주었다 .
그리고선 조용히 고개를 돌려 집 밖을 향해 걸어나갔고 , 자신또한
그런 애플잭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언니를 따라 걸어나갔다 .
둘은 아무말없이 스위트 애플 에이커를 떠나 포니빌로 향했다 .
평소 둘이 같이걸으면 노래를 부르거나 , 잡담을 하거나 했지만
애플잭이 그럴 기분이 아니라는걸 , 애플블룸은 알고있었기에 조용히
총총걸음을 빨리하여 자신의 언니를 따라갔다 .
이윽고 겉도는 침묵을 유지하며 포니빌에 도착했을쯔음 , 포니빌
도서관 앞에 한무리의 포니들이 모여있었다 . 플러터샤이 , 래리티
, 핑키파이 , 트와일라잇 . 그들또한 검은 정장차림이였고 하나같이
우울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
" 아 , 왔구나 애플잭 . "
" 응 . . 다모인거지 ? 그럼 가자 . "
그들은 별다른 대화없이 포니빌 공동묘지로 걸음을 향했다 .
가면서도 그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않았고 , 애플블룸은 따분해 했지만
그들의 심정을 이해못하는건 아닌지라 잠자코 입을 다물고 있었다 .
래리티와 애플잭은 자신들의 모자로 표정을 감추려 애쓰고 있었고 ,
핑키파이도 직모가 되버린 갈기를 늘어뜨리며 슬픈 표정으로 걷고있었다 .
그와중에도 제일 심한건 플러터샤이였다 . 무슨 영문인진 모르겠지만
그녀는 가면서 계속 눈물을 흘렸고 , 모두가 슬픈건 맞지만 그녀가
유독 슬픔을 터뜨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
이윽고 포니빌 공동묘지의 입구가 보였고 , 그들은 잠시 머뭇 거리다
그 공동묘지로 들어갔다 . 온화한 햇살속 망자들의 침대더미에서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 마침내 레인보우 대쉬의 무덤을 찾아냈다 .
그러나 ,
" 흑 . . 흐윽 . . 끅 . . "
선객이 와있었다 .
검은 정장차림을 한 회색갈기의 수컷포니가 레인보우 대쉬의 무덤
앞에서 오열하고 있었다 . 그 포니는 생전 처음 보는 포니였다 .
레인보우 대쉬의 팬은 많았지만 저렇게까지 절망적인 울음을 터뜨리는
팬은 없었다 .
그 모습을 보고있던 플러터샤이가 갑자기 그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
옆에 있던 친구들은 놀라는 기색 없이 조용히 그녀를 추스렸고 , 플러터샤이는
누군가에게 계속 사죄하는 말을 중얼거리며 울어댔다 .
" 미안해요 . . 미안해요 . . 내가 . . 끄윽 . . 흑 . . "
그런 샤이를 부축하고 대쉬의 친구들은 대쉬에게 인사도 없이 그자리를
떠나 공동묘지 밖으로 조용히 걸어갔다 . 그녀들은 저 정체불명의 선객을
알고있었다 . 문득 궁금증이 들어 애플잭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물었다 .
" 언니 , 저 아저씨 누구야 ? "
" . . . 이야기 하자면 조금 길어 , 들을래 ? "
" 응 . "
애플잭은 애플블룸의 대답을 듣고는 선뜻 말해주지 못하다가 ,
이내 앞에 플러터샤이를 부축해가는 친구들에게서 거리를 벌린뒤
애플블룸에게 말했다 .
" 저 포니가 레인보우 대쉬를 사형한 포니야 . "
" 헉 , 그럼 나쁜포니야 ? "
" 아니지 , 사형집행자라는 자신의 직업에 따라 일을 했을뿐인데 . .
그리고 저 포니는 , 레인보우 대쉬를 사랑했던 포니야 . "
" 대쉬언니를 사랑했었다고 ? "
" 응 , 그런데 자신의 직업때문에 사형수로 끌려온 대쉬를
죽일수밖에 없었어 .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고 좋아하던 포니를
자기손으로 어쩔수 없이 죽인셈이지 . . "
" 아 . . "
" 얼마전에 자기 직업을 때려치곤 방황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 . "
애플잭은 그 이야기를 끝으로 약간 멀어진 친구들과의 거리를 좁히려
빠른걸음으로 지나갔다 . 애플블룸은 그자리에 멈춰서서 뒤돌아 그 포니를
보았다 . 그는 여전히 놓여져있는 대쉬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울고있었다 .
문득 그가 느낄 고통에 대해 애플블룸은 생각했다 .
자신이 사랑하는 포니를 자신의 손으로 죽일 운명을 가진 남자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 그리고 그 이야깃속에서 느낄 회색빛 감정들을 ,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는 몰라도 애플블룸은 뒤돌아 그를향해 걸어갔다 .
" 대쉬 . . 끄흑 . . . 흑 . . "
" 저기 . . 아저씨 . "
선뜻 그 포니에게로 다가갔지만 , 처음에 뭐라 말을 건네야할지
잠시 고민하다 , 일단 그 포니를 불렀다 . 영정사진을 보며 오열하던
포니는 눈물을 닦곤 애플블룸을 바라보았다 . 꽤 오래울었는지 두눈이
충혈되어있었다 .
" 응 . . . ? "
" 저기 . . 그 . . 그러니까 , "
일단 불러놓고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애플블룸은 그자리에서
우물쭈물 거렸고 , 그런 애플블룸을 그 포니는 조용히 지켜봐주었다 .
" 그 . . 언니를 . . 잃으셔서 슬프시겠지만
그래도 . . 이렇게 슬퍼하면 언니도 슬퍼하지 않을까요 . . ? "
" 니가 더 찔찔짜고 이럴수록 말이야 . "
" 나도 마음이 더 아프단 말이야 . . . "
그 포니는 , 울음을 멈추고 엉망이된 얼굴을 문질러 닦은뒤
애플블룸에게 조금 미소를 지어주었다 . 그리고 애플블룸에게
살며시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 고마워 , 이름이 뭐니 ? "
" 전 애플블룸이예요 ! 애플잭의 동생이죠 . 아저씨는요 ? "
" 아저씨 이름은 존 엔퍼서란다 . "
" 존 엔퍼서구나 . . 여하튼 너무 그렇게 슬퍼하진 마세요 .
그걸 언니가 바라진 않았을꺼예요 . "
" 그래 , 고마워 . "
" 그럼 아저씨 나중에 또 만나요 ~ "
" 응 . . . 그래 . "
자신의 언니를 쫒아 깡총깡총 뛰어가는 애플블룸의 모습을
엔퍼서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바라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