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실장님이 만든 채팅방에서 어제 격한 대화가 오갔던 이야기입니다 .
저는 이 기사에 대하여 1차적으로 제기했던 의문이 바로
이번 시위는 시위 자체로도 그 정당성이 충분한데 , 굳이 청소년을 앞세워서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
사실 이 문제에 격한 대화 자체가 오간다는 것만으로도 , 우리 스스로가 청소년을 사회적 약자 및 비식자층으로 여기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비슷한 예를 들어보자면 , 동성애자도 국정원 관련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라고 집중 인터뷰 하는 상황을 ' 가정 ' 해 봅시다 . 이러면 뭔가 이상함을 느끼시지요?
동성애자는 언제까지나 성(性)적으로 한정된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단번에 이상함을 알아차리게 되지만 , ' 학생 ' 은 사회 전반적으로 ' 성인 ' 에 비하여 상대적 약자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에 이상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바는 청소년도 , 장애인도 , 어느 사회적 약자들도 그 현안에 대한 시위현장에 들어온 순간 모두가 다 같은 동지이고 , 시위를 하는것에 힘든 분들이 있으면 그만큼을 채워주면 되는 것으로 족할 일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그 분들에게 일말의 동정이나 애틋함의 여지조차 생기지 않는 모두에게 평등한 동지의식이고 , 그것이야말로 시위의 본질에 가장 부합하는 일이다 라는 생각입니다 .
그러나 이런 차별의식을 안 버리고 시위에 이용하려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그게 바로 위의 기사처럼 , 만 몇백이 참여한 시위에 굳이 150명의 청소년을 강조하는 기사를 올리는 저의와 , 그 성명을 주최측에 요구(!)하기 까지 했다는 사실이 증명하듯 물리, 논리적 방패막이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이것의 순도가 높아지면 전형적인 볼셰비키적 선전 선동이 되는 것입니다 .
미군들이 아기를 우물에 빠뜨려 죽였다던지 , 유모차를 앞세우고 경찰들이 우리의 자식들을 밟았다던지 하는 식과 저것은 본질적으로 다를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
하지만 , 이러한 수법이 현장의 사람들을 순식간에 집결시키고 분노시키는 좋은 무기가 되기에 수도 없이 써먹고 , 그렇게 써먹는 이들이 대다수에게 ' 전형적 진보 세력 ' 이라는 편견을 심어가며 당권도 장악하기에 이릅니다 .
이쯤되면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실겁니다 . 바로 소위 한국의 NL에 대한 비판입니다 .
아니나 다를까 주최측에 성명까지 요구했다던 저 단체 ,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의 정체는 ㅡ,ㅡ ;;
"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은 민주노동당 유선희 최고위원 후보를 적극 지지합니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2004년 글 발췌
그리고 그 유선희 위원이 지금 통합진보당 소속이라는 것을 들어도 별로 놀랍지 않으실겁니다 ㅋㅋ
여러분 , 최고의 시위는 우리의 정당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시위입니다 .
굳이 사회적 약자라는 것을 강조하며 경찰들을 끊임없는 악인이라고 만들지 않아도 우리의 시위는 그 정당성이 분명하기에 성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만일 그 무기의 매력에 빠져 스스로 그 무기에 종속되어버리면 , 그 무기의 칼날은 여러분에게로 돌아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