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신병교육대라고 아시는지요??
전방사단에서 1년정도 시범케이스로 운영했던 제도입니다.
후반기교육 vs 제2신병교육대 제도를 놓고 실험도중에 후반기교육쪽이 조금 더 낫다고 판단했는지
제2신병교육대 제도를 1년만에 폐지했습니다.
그 1년간의 실험에 참여한 사람이 저입니다.
제 2 신교대는, 일반 야전부대의 기능을 그대로 수행하면서, 교육기에만 교육생들 교육을 시키는 시스템을 취했습니다.
덕분에 조교도하면서 RCT ATT 작계등등.... 뛸건 다 뛰었죠. 공반기때. 그리고 제2신병교육대 임무해제이후에는
각종 훈련이란 훈련은 다하다가 말년에 GOP에 올라가서 3개월 있다 내려온 다이나믹한 군번입니다.
저는 1사단 출신입니다.
1사단에서 11-9기부터 12-1기까지, 11중대를 거쳐간 분이라면 저를 아실지도 모르죠. 지금쯤 전역한 사람들도 몇명 있을꺼고.
아, 거의 말년이거나 전역을 했겠군요. 이정도면.
여튼, 각설하고. 제가 제2신병교육대 조교로 있으면서 있었던 썰들중 재미있었던 썰을 풀어보려고합니다.
언젠지는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네요. 겨울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11년 겨울, (저는 11-8기, 3월말 군번)
야간사격 도중이었습니다.
야간사격때 저희는 사로별로 조교가 한명씩 따라붙고, 사격이 끝나면 가서 조교가 발 수를 체크하는 형태로 진행했지요.
훈련병도 같이 따라가서 구경합니다. 조교가 발 수 체크하는걸요.
어쨋든, 매우 추웠습니다. 근데 사로별로 철제의자 하나씩을 주더군요. 조교들 앉아있으라고.
그 아시죠? WWE같은데 보면 체어샷 용으로 사용하는 철제의자. 그걸 주더군요
전 앉았다가 괄약근이 빙결(상태이상)에 걸릴 위기해 처했음을 직감하고, 그냥 흙바닥에 앉았습니다.
책상다리를 하고 교육생(저희는 훈련병이아니라 교육생이라고 부릅니다) 옆에 앉아서 지도를 했습니다.
어떻게 쏴라, 어떻게 보면 보일꺼다.. 라는 식으로.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훈련병이 총기고장이 났다는 겁니다.
"분대장님, 총이 안나갑니다."
훈련병은 침착했습니다. 사격자세를 유지한체로 저에게 말만 했죠. 역시 교육한 보람이 있구나, 새킈.
총기기능고장은 늘상 있는 일이라, 그때쯤 일병 말호봉이었떤 저는 아주 FM대로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죠.
"일단 가만히 있어봐, 처리해줄ㄲ....."
저는 총기를 잡으려 책상다리에서 무릎을 꿇은 자세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총을 잡은 순간, 제 좌측 대퇴부 후방 근육이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야이 주인 개객기야 이 추운날 갑자기 자세를 바꾸면 내가 아프잖아 시벌'
그렇습니다. 쥐가 내린겁니다. 그런데 어느정도 버틸만하게 쥐가 올랑말랑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직 아픈건 아닌데, 힘을 주면 어마어마한 압력이 좌측 대퇴부 후방 근육에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저는 신속히
왼쪽다리에 힘을 빼고, 살짝 들어 오른쪽 다리로만 지탱한채 응급조치를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우측 종아리가 시비를 겁니다.
'야이 주인 싑벌 지금 나랑 장난치냐? 왼다리 저 허약한 새킈가 힘들어하는걸 왜 나한테 떠넘기고 지럴이야 ㅡㅡ 나도일안해 ㅡㅡ'
예, 오른쪽 종아리도 쥐났습니다. 근데 좀 하드하게 나서 제대로 지탱도 못할정도로 났습니다.
차오르는 빡침을 참아내며 저는 다시 오른다리를 들고 왼다리로 지탱을 했습니다. OTL 자에에서 총을 짚어 지탱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왼다리도 또 지랄합니다. 예, 두다리 다 병신됬습니다.
이 모든 일이 10초상간에 일어난 일임을 알려드리며, 도저히 못참겠다 싶었던 저는 한자루 총에 의지한 채로 교육생에게 말했습니다.
"야, 도저히 안되겠다. 나 지금 다리에 쥐나서 아무것도 못하겠어. 뒤에 계시는 소대장님좀 불러줘."
소대장은 그당시 사선통제관으로 나서서 있었습니다. 사격 통제관 편성은 사선통제관 두명에 주통제관 한명으로 하거든요.
주통제관은 보통 중대장급 이상입니다. 일반 사격장에선, 그리고 사선통제관은 부중대장,소대장,부소대장 정도가 맡죠.
어쨋든, 뒤에 있는 소대장이 왔습니다. 저는 소대장에게 말했습니다.
"소대장님, 지금 다리에 쥐가 나서 응급조치가 안됩니다. 대신좀 부탁드립니다."
"어, 그래 잠시 뒤에서 마사지 하고 있어라, 내가 해주마."
저는 뒤로 물러나서 빡쳐있는 제 근육들을 마사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엎어진 자세로요. 걍 바닥에 그대로 엎어져서 왼다리 오른다리 번갈아가며
주물러주고 있었습니다. 그때,
'톼톼톼타ㅗ타ㅗ타ㅗ타ㅗ타ㅗ타ㅗ타ㅗㅇ'
예..... 난사된겁니다. 총이. 무려. 소대장이. 응급조치중이었는데.
한발을 쏘고 기능고장이 난 상황이라서, 아홉발이 탄알집에 꽂혀 있었는데, 그게 그대로 다 격발된겁니다.
후에 소대장이 말하기를, 탄알집을 세워놓고, 총을 위에서 아래로 눌러서 꽂는 형태로 탄알집을 삽입했는데,
탄알집 홈이 철컥 소리가 나면서 꽂히자마자 아홉발 연발이 그대로 나갔다는겁니다. 뭐 소대장이 (겨울이면 2월 중위라서 어리버리소위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런거겠지요.
다행히도 총을 위에서 짓누르는 형태로 잡고있어서, 다른데로 탄이 튀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아, 참고로 2신교대는 자대에서 총을 다 받아서 옵니다. 진짜 자기 총이에요.
훈련소 쓰레기총이라서 발생한 일은 아니지만, 총이 문제가 있는건 사실이죠.
젠장.
눈앞에서 소염기가 한편의 불꽃놀이를 연상시키는 염화를 뿜으며 춤을 추는데, 장관이더군요.
허허허....... 염라대왕이 저멀리서 미소와 함께 손짓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중대장이 통제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왜그래, 무슨일이야?"
참고로, 여중대장입니다.
이 중대장 썰을 풀어도 한가마니가 나오지만.... 일단은 넘기겠습니다.
"다른사로 조교들, 사격 잠시 중지하고, 이중사, 전등좀 올려봐."
그리고, 불이 켜졌습니다.
불이 켜진 직후의 상황이 상상이 되십니까?
총기는 연발이 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쥐가 나서 누워 있습니다.
소대장은 당황해서 벙 쪄 있습니다.
저는 다리를 붙잡고 뻗어있는 형태입니다.
"뭐야???????? 무슨일이야 !?!?!?"
뒤에 있던 소대장 중대장 부중대장 부소대장 다뛰어나왔습니다.
예, 제가 다리에 총맞은 줄 알구요.
다른사로 조교들도 다 일어나서 구경했습니다.
하 시벌... 불이 켜지는 순간 전 느꼈죠. 이거 꼴이 참 가관이겠구나.
그렇게 뛰어온 간부들에게 전 한마디 했습니다.
"다.. 다리에 쥐났습니다! 쥐!"
그때 한창 쥐가 격렬하게 올라와있었습니다.
고통을 참지 못하고 매우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는 저를 보며 중대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어이없는 실소를 머금으며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죠. 그리고 저는 제 소대장의 부축을 받아서 대기중이던 엠뷸에 갔습니다.
참.. 대단한 헤프닝이었죠.
그리고... 참고로... 탄피받이를 안한 상태로 9발이 연발 난겁니다.
그리고 야간사격이었습니다.
그 이후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렇게 엠뷸에서 쉬고 있으니까, 제 후임조교 하나도 같은 증상으로 실려왔습니다.
내다리만 병신이 아니었다는걸 입증해준 후임조교가 참 고마웠습니다.
썰 끝.
세줄요약
1. 필자는 제2신교대 조교인데 당시 야간사격에서 있었던 썰임.
2. 필자 다리에 쥐가 나서 소대장에게 응급조치를 대신 부탁하고 엎어져서 다리마사지를 하고 쉬고 있는데 소대장 응급조치 도중 총기연발사고발생.
3. 불이 켜지고 필자 다리에 총을 맞을 줄 안 간부들이 한바탕 난리통을침. 그리고 탄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