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G라 불리는 포괄수가제도...
Erjo 님께서 잘 설명해주셨는데요...
사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모든 단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어떻게 시행이 되는지 알고 계실지 의문이네요...
그래서 이해를 좀 돕고자, 제가 아는 범위에서 예시로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쓰는 글은 현행되고 있는 사안과 '금액'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왜냐?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예시를 들었기 때문임을 미리 밝힙니다.
뭐, 포괄수가제 첫 번째 문제는 두 가지 질병을 한 번에 치료가 불가능 하다 라는 것인데요...
그 외 다른 문제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글을 올립니다.
포괄수가제가 오래 전부터 시행이 되어왔고, 또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은 수술케이스를 자랑하는 '백내장 수술'
7월부터 종합병원들도 포괄수가제가 시행이 되었습니다.
개인의원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이 되어왔구요
예를 들어 병원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할 경우(백내장은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수술만으로 치료 가능)
환자가 10만원을 내고, 의사가 심평원으로부터 100만원을 받는다고 합시다.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환자가 내는 가격, 포괄수가제 가격 모두 예시입니다.)
환자 부담금은 어디나 똑같다고 봅시다.
그렇다면 의사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한 병원에서 수술을 20안 정도를 한다고 봤을 때
수입은, 200만 + 2000만 토탈 2200만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의사는 인공수정체 가격과 수술 시 들어가는 소모품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어디다가? 그걸 파는 업체들에게요
인공 수정체 가격은 현재 천차만별입니다. 최고, 최저 가가 약 7~8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가장 비싼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려고 할까요?
최저가의 수정체를 사용한다면, 월 7만 X 20안 = 140만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
인공수정체만 그럴까요?
수술 시 사용되는 나이프들과 다른 소모품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해를 위해 하나만 예로 들었습니다.
물론, 최저가의 인공수정체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부분이 미FDA나 유럽CE 등의 인증은 받은 제품들이 한국의 KFDA를 통과하여 들어와 있습니다만 비용 차이는 괜히 나는게 아닙니다...
기술력의 차이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요
또한 모든 의사들이 최저가의 수정체만 선택하지도 않습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 눈을 먼저 생각해주고 있고 환자가 가장 좋은 시력이 나올 수 있도록 진료하고 수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병원 의사들도 사람입니다. 먹고 살아야하고, 병원 건물 월세도 내야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하고, 병원 운영도 해야합니다.
그러다보면 적자가 나지 않게 운영하기 위해 노력해야지요. 인건비도 최소한으로 하려고 할 것이고, 재료비용도 최소한으로 하려고 할 겁니다.
그러다보면, 어쩔 수 없이 기존에 사용했던 인공수정체보다 약간이라도 가격이 싼 수정체를 쓰려고 하는 의사들도 생기게 되지요.
이 부분에 대해 환자들이 내 눈에 어떤 인공수정체가 들어갔는지...들어간 인공수정체가 얼마나 좋은건지 알지도 못합니다.
여러분이라면 기왕에 단 두 개밖에 없는 나의 눈, 게다가 한 번 수술 하면 다시 인공수정체를 제거하고 갈아끼우기는 너무너무너무 힘든 백내장 수술 시
어떤 인공수정체를 넣고 싶으신가요?
기존 안과에서 포괄수가제는 저런 인공수정체에 대한 설명이 되고 있었고 환자에게 상담하여 선택하고 하기도 했었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방법이 모두 막힌 상태라는 겁니다.
거기에다, 몇 년 전부터 백내장에 배정되어있던 포괄수가제 비용이 지속적으로 삭감이 되고 있습니다.
의사들 입장에선 나라가 본인들의 수입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왜냐? 포괄수가제 예산은 한정되어있는데...백내장 외에 다른 진료들도 포괄수가제로 돌려야 하니까, 기존에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던 비용을 줄여서
그 쪽에 배정해야 하거든요.
파이는 한정되어있는데, 그걸 나눠먹기 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여러분이라면 현재 월급을 나라에서 임의로 마구잡이로 낮춘다면? 세금은 올리면서? 열받지 않으세요?
의사들도 마찬가진겁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요합니다. 환자를 위한 마음이 가장 먼저되야 하지요.
의사들이 그걸 모를까요?
하지만 수입과 연관된 상황에서 과연...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자기의 수입을 포기하면서 환자들만을 위하려 할까요?
백내장에 배정된 포괄수가제 비용이 1~2만원이 줄어든게 아닙니다. 몇 십만원 단위로 줄었습니다.
10만원만 해도 월 20안 수술하던 병원은 월 200만원이 줄어들었거든요...
여러분들 장사하는데 월 매출이 200만원이 갑자기 줄었다 생각해보세요.
근데 백내장 수가는 저거보다 몇 배 더 줄었습니다.
이로 인해 의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싼 수정체를 찾게되고, 이로 인한 피해는...누가 받나요?
수술 받은 환자들...여러분들이 피해를 받는겁니다.
단순히 가격이 동일해지고 좋아지는게 아닙니다.
어떤 분이 써두셨더라구요
뭘 먹든 5천원, 거기에 더 먹으면 불법
재료가 뭐가 들어갔는지는 몰라도 무조건 5천원
이게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포괄수가제의 현주소 입니다.
우리 눈이 천냥이라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현 백내장 포괄수가제 에서는 구백냥에 해당하는 눈에 저품질을 넣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시장경제에 의한 선택이 아닌 표현만 안했을 뿐 공산주의적 강요 가 자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