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30대 중반이며, 중하수지만, 게임을 즐겨한답니다.
처음으로 스타크게시판에 글을 쓰는데요. 임요환 선수에게 욕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임빠라는 말이... 노빠라는 말처럼 안좋은 뜻으로 쓰이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애정이 있다는 것은 그 사람만이 가진 개성때문인데, 아무 생각없는 맹신자로 부르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모욕이고, 빙돌려서하는 욕과 다르지 않습니다. '너는 ~빠이기 때문에 다른 것을 볼 줄 모르는 멍청이다'라는 뜻이 [~빠] 라는 말속에 함축되어 쓰이고 있기때문입니다. 워낙 빠들이 많은 세상이기도 하지만...
그날 결승전후, 임요환은 아주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군에서 그가 쏟아부었을 시간들과 정성들이 그 눈물에 보이더군요. 치열하게 자신을 단련하고, 단련해야만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임요환이라는 걸출한 프로게이머의 눈물은 스타라는 게임리그가 가지는 또 하나의 꽃입니다. 그 눈물이 가지는 의미가 드라마틱하기때문입니다.
한때 아무 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독주하던 임요환의 천재적인 모습과 달리, 진정한 맞수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며 꼭 한번 영광을 되찾고 싶었던 그의 바램들이 그의 눈물에서 보였기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눈물... 왜 이렇게 오늘은 집중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마음...그동안 같이 훈련하며 자신을 응원해줬던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 자신의 안티와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우승의 모습... 머 그런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 말이지요... 그게 그 짧은 순간 보이지 않던가요?
내가 좋아하는 게이머는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최연성 이렇게 4명입니다.(좋아하게 된 순서대로) 물론 다른 선수들도 좋아하긴 하는데, 주로 응원하는 선수들입니다. 강자를 좋아하지요.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임진록을 아주 재밌게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보았습니다. 드라마틱함의 중심엔 임요환이 있었구요.
[임진록]에서 임요환을 욕하는 님들의 이야기가 싫었지만, 그것도 모두 스타라는 게임을 사랑하는 애정의 한 표현이고,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날의 게임에 대한 평들중에서 내 마음과 같은 글도 많아 굳이 그날의 게임에 대한 평은 길게 하진 않겠습니다만, 스타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자신의 욕심보다는 순수하게 프로의 대결이라는 입장에서 판단하길 바란다는 말만 하고 싶습니다. 그날 게임 짧았지만, 난 아주 아주 아~~주 재밌게 보았습니다. 솔직히 앞으로도 그런 속전속결의 게임도 자주 볼 수 있길 바랍니다. 그것도 게임의 묘미이니까요. (혹여나 싶어 이야기하는데, 저그가 주종족인 나는 [2004임진록]에선 홍진호를 응원하고 있었고, 임요환의 승리에 축하의 박수를 쳤었습니다.)
이제 임요환은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팬들앞에서 눈물을 흘렸기 때문입니다. 게임에 대한 애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지요. 그만큼 우승에 집착했을수도 있구요. 게임 하나 하나에 집중하는 진정한 프로가 되느냐... 후배들에게 길을 내어주느냐...
나는 임요환이 진정한 프로가 되길 바랍니다. 우승에만 연연하고 과거의 영광에만 매달린다면 프로가 될 수 없습니다. 나는 팬으로써 진정한 맞수를 상대로 한때 황제라 불리웠던 자신의 게임을 계속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프로가 되길 바랍니다. 임요환의 다른 팬들도 우승보다도, 군웅이 활거하는 맞수들의 세계에서 여전히 황제의 모습으로 활약하는 그의 웅건하고 밝은 모습이 있어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보여주었던 플레이는 얼마나 많은 스타게이머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까?
안티에게도 [임진록]과 [결승전후 그가 보여줬던 눈물]에 대해 조금만 더 넓은 애정을 가지고, 임진록도, 결승전후의 그 눈물도 너무나 멋진 스타리그 역사의 하나라고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임요환선수의 눈물은 그에게 있어 자신이 가진 스타에 대한 "애증"이 폭발한 싯점이고, 스타크래프트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겁니다. 그 또한 임진록이후 팬과 안티들의 논쟁에 많은 몸살을 앓았을 겁니다.
스타에 대한 애증은 프로게이머들과 팬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중심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타리그가 다른 프로리그(야구,축구,골프등등) 못지않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한낱 게임이..." 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게임의 묘미를 사랑하는 스타의 팬들이라면, 준우승에 머물고 괴로워했던 임요환이라는 걸출한 프로게이머의 인간적인 모습에 격려과 박수를 보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스승을 이기고도 스승의 눈물의 의미를 이해하고 같이 괴로워했던 또하나의 걸출한 프로게이머 최연성선수에겐 승리의 축하를 보내주자구요. 청출어람이니 임요환선수도 그렇게 괴로워만 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번 스타리그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내년에도 멋진 승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임요환 선수를 욕하고 재미없었다는 사람들도 스타를 너무 좋아하고 기대치가 너무 컸기때문이겠지요. 결국 스타를 좋아하는 한통속이니깐, 너무 욕하지 말자구요.
임요환 선수 화이팅...
홍진호 선수 화이팅...
이윤열 선수 화이팅...
최연성 선수 화이팅...
다른 게이머들과 다른 팬들에겐 미안합니다. 난 저 4명의 팬이거든요... 멀티팬인가? ^_^
아! 한가지 더! 가장 중요한 사람들...
스타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 화이팅!!!!
게임을 좋아하는 30대 늙다리 아저씨가...
사진출처 : 누룽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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