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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개인적 감상을 기록하기 위한 글입니다. 다른 의견을 제시해 주시는 것은 환영입니다.
킹스맨 : 골든서클을 개봉 첫날 밤 시간대에 보고 왔습니다.
저는 주로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대를 선호해서 열시가 넘은 시간대를 골랐지만, 많은 분들이 기대했던 작품이었기에 늦은 시간대에도 많은 분들이 관람하러 오셨더군요.
우선 저는 전작을 제대로는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그 시기에 군생활을 하고 있었고 친했던 간부가 프로젝터로 보여줬었으니 그래도 나름 영화관 느낌적인 느낌은 받을 수 있었고 전작의 b급정서와 유머를 대단히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사실 내용 자체는 기억이 정확히 안나서 영화관 가기 전에 다시봤...ㅠㅠ)
그런 전작의 기대치를 안고 영화를 봤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작보다는 덜하다" 였습니다. 물론 유머코드와 말도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액션 장면은 1편에서의 그것들과 비슷하게 충분히 즐길만 했고, 사실 전작의 기대치를 안고가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만족하면서 영화를 봤겠지만, 속편을 만들기로 한 이상 전작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기에....
우선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더욱 다양해진 무기들로 보여주는 액션신이였습니다. 영국인들의 격식적인 아이템들을 테마로 한 전작의 무기들과 더불어서 미국식 아이템(야구방망이 야구공 같은)도 활용하면서 때깔나는 액션신은 전작처럼 잘 뽑아줘서 보는 내내 눈은 즐거웠죠. 물론 그런 무기들 말도 안된다는 것 알지만 그런 맛에 보는 영화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청불을 달고 나온 영화에 걸맞는 드립들에도 혼자 앉아서 낄낄대면서 보기에 충분했습니다.
또 한가지 좋았던 것은 음악이였는데요. 멀린이 지뢰 밟고 있으면서 부르는 take me home 이나 막판 전투씬에서 엘튼 존의 음악은 기가 막히게 잘 썼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멀린과 에그시가 술 한병을 다 비우면서 마지막 미션을 하고 나서 혼자서 울라던 멀린이 꺼이꺼이 우는 장면이나 왕에게 삿대질하면서 내려놓으라고 소리치는 장면같은 유머러스한 장면도 예상은 되었지만 막상 나오니까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가 특급 배우들로 가득한(엘튼 존이 등장하는 것까지는 모르고 갔지만...) 가운데에도 b급정서를 표방한 영화라는 것을 매우매우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특히 액션신) 답답함이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말도 안되고 물리따위 개나줘버리고 통쾌하게 싸우면 돼!! 하는 영화이지만, 왜 악당들은 총을 들고도 뛰어드는 것이며(재장전을 그 많은 사람들이 그 시간동안 아무도 못하나??) 마이크로칩이 있는 것들은 죄다 해킹한다던 시계, 최첨단 생체인식 기계도 뚫는 시계로는 왜 로봇개와 드론발사하는 코드를 해킹 안하고 그 고생을 사서하는 것인지 아무리 이해를 해주려고 해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그 때까지 해리가 위스키를 쏜게 맘에 안들어서 엿먹으라고 하는 건가?? 그리고 엘튼 존은 47년생으로 올해 나이 일흔이 넘으신 노인인데 아무리 그런 맛에 보는 영화라도 일흔에 돌려차기는 아니잖아요...
또 악역으로 나온 포피는 개성이 별로 없어서 1편에서 발렌타인같은 매력이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발렌타인은 온 지구 사람들을 죽이려 들면서 자기는 폭력을 싫어한다면서 피 한방울만 보고 진심으로 토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뭐야 ㅋㅋㅋㅋ" 하면서 피식대게 하는 개성넘치는 인물이였다면, 포피는 뭔 악당이 아이패드만 쳐다보고 있는지...
진저가 위스키로 선정되는 장면도 뜬금없어서 약간 당황했습니다. 진저가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회의감을 표시하는 대상은 멀린인데 멀린은 죽고 없는 와중에 모두가 찬성하면서 진저가 위스키로 선정될 만큼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고 느껴지는데 그 장면만 보면 진저가 모든 것을 해결해서 영웅이 된 것처럼 보이더군요.
제일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해리였는데 사람을 그렇게 바보같이 그려놨으면 마지막에는 좀 멋있게 끝내주면 안되나요...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제정신 아닌 것 같기도 한 상태로 끝까지 끌고 가던데 이럴거면 1편처럼 에그시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상모돌리기까지 하는 게 더 깔끔하고 보기도 좋았을 것 같아요. 해리가 보여준 건 위스키가 포피한테 넘어갔다는 것 하나 정도인데 1편에서 아서의 배신을 눈치채던 에그시의 명석함은 또 어디로... 1편에는 완벽한 해리의 모습과 발전하는 에그시의 모습의 대조를 보는 재미가 있었으니 2편에서는 반대의 그림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 어떨까 싶었는데 에그시는 1편의 해리 같았지만 해리가 1편의 에그시처럼 완벽하게 살아나는 그림은 안보여서 아쉬웠습니다.
물론 전작의 영향과 영화를 보는 도중에 느낀 실망감으로 단점이 더 크게 부각되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제가 받고 싶었던 느낌들을 충분히 살려주지 못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예정되어 있는 3편은 1편의 에그시처럼 테킬라의 성장모습을 잘 그려주면 좋겠네요!(마지막 마무리를 보니 3편의 방향성은 그 쪽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