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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다섯 번째 일일국민대변인으로 생애첫투표자인 권윤영(19, 대학생)씨를 선정했다.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일일대변인으로 나선 권 씨는 자신처럼 생애 첫 투표를 하는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문제에 대해 “오직 줄 세우는 경쟁 속에서 자란 한국 청소년에게, 자신의 옷과 머리를 검열하고 똑같은 옷을 입고 전체주의식 사고를 주입받는 이들에게, 바람직한 민주 사회 시민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게 오히려 무리한 요구 아니냐”며 반문했다. 대학생들이 “고등학교 때처럼 다시 학점과 스펙 쌓기”에 뛰어들고 “진학을 위해 공부하거나, 바로 취직자리에 뛰어드는 이들은 정치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쉽게 20대만을 비판할 일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권 일일대변인은 얼마 전 한 기초단체장이 4월 13일 투표일에 MT를 가는 대학생을 SNS에서 비난한 것을 보고, 직접 해당 학과를 조사해 MT를 가기로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알아내 이를 기고한 대학생의 기사에 “국정원 알바”, “가짜 대학생”의 댓글이 붙었다며 보면 이런 정치혐오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20대 투표율이 낮은 게 별로 이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권 일일대변인은 “필리버스터가 한창 이슈가 되고 있을 때, 네이버 기사 연령별 검색 순위에 30대는 1위가 낚시에 대한 이야기였던 반면 20대는 필리버스터”였다며, “정의당은 쉽게 20대에 책임을 묻지 말고 오히려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며 20대에 희망을 걸어달라”고 당부했다.
조성주 선대위 대변인은 “한국정당 정치의 혁신은 미래세대가 민주주의 참여하고 소명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면서 정의당은 그런 역할을 할 것”이며, 20대 총선공약인 ▲ 선거권 연령 18세 인하, ▲ 표준등록금 책정을 통한 고지서상의 반값등록금 실현, ▲ 프라임 사업 중단과 정부책임 대학개혁 등 공약실현을 약속했다.
[권윤영 일일국민대변인 브리핑 전문] 쉽게 20대에 책임을 묻지 말고 책임을 인정하며 20대에 희망을 거는 정의당이 되어달라
누구나 첫 투표는 소중하게 생각하며 투표를 하러 갑니다.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더라도 말이죠. 그러나 누굴 뽑을지, 앞으로도 계속 투표를 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첫 투표라도 동기들은 투표하러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뽑을 사람이 없어서’ 거나, 자기의 첫 투표권조차 버릴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말이죠.
선거철이면 20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소위 ‘20대 책임론’이라고 하죠. 20대의 투표율이 너무 낮다는 겁니다. 사실입니다. 최근에 한 기사를 봤는데 노인들의 투표율이 제일 높고, 20대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이 결과만 놓고 본다면 ‘왜 투표를 하지 않느냐’며 20대의 무관심을 비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책임이 20대에 있을까요? 이건 생각해봐야 합니다. 20대, 특히 저 같은 생애 첫 투표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활을 한 지 1년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오직 줄 세우는 경쟁 속에서 자란 한국 청소년에게, 자신의 옷과 머리를 검열하고 똑같은 옷을 입고 전체주의식 사고를 주입받는 이들에게, 바람직한 민주 사회 시민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게 오히려 무리한 요구 아니냐고 묻고 싶습니다. 사회 교과서에서 투표의 4대원칙, 3권 분립 따위는 배우지만,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많은 희생 위에 이루어진 것이며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느끼고 실천하라 요구받지 않았습니다. 국가가 키우고 있는 바람직한 청소년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부모님,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춥든 덥든 교복만을 입으며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자신이 남들보다 얼마나 더 지식을 잘 외웠는지의 여부 그 외의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길 바랐죠.
그 뒤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대학 사회 내에서 자치를 배우기도 하며, 이는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이 고리도 요새 ‘학생 사회의 위기’라 하듯이 요새는 그리 튼튼하지 않은 게 사실이며, 많은 대학생들은 고등학교 때처럼 다시 학점과 스펙 쌓기에 뛰어듭니다. 반대로 다시 진학을 위해 공부하거나, 바로 취직자리에 뛰어드는 이들은 정치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습니다. 취업 자체도 어렵고, 노동 강도를 생각해보면 일이 끝나면 지쳐서 다른 무어에 관심을 두기도 어렵거니와, 그 사람이 다 그 사람 같아 보이는 정치에까지 관심을 둘 일은 없습니다. 쉽게 20대만을 비판할 일은 아닙니다. 잘못된 부모는 있어도 잘못된 자식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대로 보면 기성세대들이 부모이며 20대들은 자녀입니다. 20대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는 기성세대들이 그런 ‘정치혐오 세대’로 키워냈기 때문입니다. 20대 투표율의 책임은 사실 20대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 겁니다.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고, 바깥에서도 배울 기회가 없으며, 그런 분위기도 형성되어 있지 않은 과정에서, 우리가 정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란 아무것도 없거나, 무언가 불편해서 멀리하고 싶거나, 부정적입니다. 제가 아는 분 중 하나가 인터넷에 기사를 하나 기고했습니다. 한 시장이 선거 날 대학생들이 MT를 간다며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렸는데, 그 시장이 구체적으로 지목한 ‘H대학 ㅊ학과’를 전부 찾아다니며 MT를 가느냐고 물어본 후 그 결과를 기고한 것이었죠. 당연히 결과는 ‘없다’ 였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댓글 창이 참 가관이더군요. 국정원 알바라느니, 가짜 대학생이라느니... 더욱 웃긴 건 그 사람이 바로 ‘김일성 만세’ 대자보를 학내에 걸었던 사람이란 겁니다. 그 때는 빨갱이니 전교조 장학생이니 하며 또 욕을 먹었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도 다 아실, 한국 정치의 문제점이리라 생각합니다. 달이 아니라 손가락을 보는, 손가락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되어 보는 색안경 말입니다. 이렇게 색안경을 끼는 게 나쁜지 아니면 이런 것을 보고 자라와 ‘그거나 그거나’ 하며 정치혐오에 빠지는 게 더 나쁜지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전 20대 투표율이 낮은 게 별로 이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는 것은, 20대들이 표를 던지진 않을 수 있어도 멍청하진 않다는 겁니다. 필리버스터가 한창 이슈가 되고 있을 때, 네이버 기사 연령별 검색 순위에 30대는 1위가 낚시에 대한 이야기였던 반면 20대는 필리버스터였습니다. 또 소녀상을 지킨 청년들은 얼마나 많았고 국정화 교과서 반대에 서명한 청년, 청소년들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러니. 정의당은 쉽게 20대에 책임을 묻지 말고 오히려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며 20대에 희망을 걸어주었으면 합니다. 20대의 반응이 냉랭하다고 포기하지 말고요. 또 좀 더 쉽고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들도 계속 고민해보고, 특히, 교육정책에도 많이 신경써주셨으면 합니다.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한 명의 민주시민이 될까를 다각적으로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롱텀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의당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란 희망을 갖고 오는, 저 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말이죠.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의 승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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