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드라이버 – 에드가 라이트 종합 오락 영화를 만들다.
2. 활자 리뷰
영화는 모든 감각을 만족시키는 콘텐츠로 진화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영화를 보면서 맛을 느끼게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장면은 입맛을 자극시키기도 합니다.
[아메리칸 셰프 中]
그래서 영화는 꾸준히 진화를 했고 이를 통해 종합예술이라 불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영화가 왜 예술이어야 해? 재밌으면 된 거 아냐?”고 묻는 감독이 나타났습니다.
그 감독의 이름은 에드가 라이트입니다.
오늘은 에드가 라이트의 최신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에 대해서 리뷰를 할까 합니다.
우리는 OST를 들으면서 어떤 콘텐츠 속에 나왔던 OST인지를 생각하며
그 콘텐츠 속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장면이 떠올립니다.
[ost 모음은 영상 1분 10초~3분 2초까지 참조]
이번 <베이비 드라이버>에서는 이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한
에드가 라이트의 음악적 센스가 유감없이 발휘 됐다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아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OST나 BGM은 어떤 스토리의 연계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이용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OST는 그 장면에 맞는 음악을 선곡하거나 만들어 사용을 합니다.
헌데, 이번 <베이비 드라이버>에서는 장면에 따른 음악 선곡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음악에 줄거리를 끼워 맞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완벽에 가깝게 BGM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근래에 선곡의 최고봉이라 생각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보다 더 훌륭한 선곡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우선 <베이비 드라이버>는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 BGM이 깔립니다.
그리고 그 BGM은 배경과 대사 그리고 인물의 행동에 녹아들면서 즐거움을 자아냅니다.
실제 위에 나온 예고편처럼 음악과 행동 그리고 대사와 효과음이 딱딱 들어맞습니다.
그래서 마치 음악 위에 효과음과 대사로 난타를 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가
바로 <베이비 드라이버>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설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주인공 베이비 자체가 청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음악을 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에드가 라이트 감독 자체가 음악에 대한 견해가 상당히 높고
또한 음악을 가지고 노는 힘이 매우 강한 감독입니다.
그의 과거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음악에 대한 견해가 뛰어나고
음악을 얼마나 영화 속에서 잘 이용해먹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예로 들고자 합니다.
좀비가 나타났을 때 Qeen의 Don’t Step me now의 반주에 맞춰 좀비를 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정말 놀랍도록 음악을 잘 가지고 놉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말씀드리는 것보다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게 더 낫습니다.
만일 에드가 라이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좀 더 궁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71. 에드가 라이트의 번뜩이는 유머와 재치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을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약 40분~50분 분량의 영상입니다.)
이처럼 에드가 라이트는 음악을 자유자제로 사용할 줄 아는 감독입니다.
그런 그가 작정하고 <베이비 드라이버>를
‘음악을 중심으로 한 호쾌한 오락 영화’로 만들었다고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베이비 드라이버>는 영화적인 안목과 함께 음악적 견해가 넓은 사람이 보면 더욱 좋아할 영화입니다.
하지만, <베이비 드라이버>의 내용이 엄청나게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를 가진 영화는 아닙니다.
흔하디흔한 내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는 영화입니다.
천재 운전사가 있고
그가 좋아하는 여인이 있고
이 두 사람이 위험에 처하고
악당들이 나오고
물론 에드가 라이트가 스토리의 통념을 비틀어버리는 스토리 구성을 매우 좋아하는 감독이기에
이야기를 꽤나 신선하게 만들긴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장면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큰 틀에서 바라본다면 뭔가 새롭고 놀랄만한 내용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에드라 라이트 감독이
‘종합 예술 영화’가 아닌 ‘종합 오락 영화’를 만들었다고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이번 <베이비 드라이버>에
어떤 숨겨진 메시지를 대사나
사물 안에 넣어 둔다거나
인물간의 갈등을 통해 사회적 문제점을 밝힌다거나
그런 MSG를 전혀 넣지 않았습니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그냥 앉아서 보기만 하면 됩니다.
상황에 맞게 선곡을 죽이게 하는 에드가 라이트라는 천재 운전사가 모는 영화버스를
그냥 앉아서 멍하니 보고 있으면 그는 관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알아서 데려다줍니다.
또한 가는 길에 새롭게 나오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주 쉽게 설명도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렌스 포머>처럼 답답한 액션을 구사하지 않습니다.
어설프게 어떤 의미를 넣는 시간에 더 많은 유쾌함을 만들어내는 영화가 바로
에드가 라이트의 <베이비 드라이버>라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배츠 역을 맡았던 제이미 폭스 앞에서 베이비 역을 맡은 안셀 엘고트가 재즈를 연주합니다.
영화관에서 너무 웃겨서 혼자 키득거리며 웃었습니다.
제가 웃었던 이유는 제이미 폭스는 과거 재즈의 전설이라 불리는 ‘레이 찰스’를 연기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의 앞에서 재즈 연주하는 장면을 담은 에드가 라이트식 개그가 매우 마음에 들어 웃음이 났습니다.
저는 그래서 심신에 지쳐 즐거운 영화여행을 떠나고 싶은 관객이라면
올해 여름 블록버스터에 당한 관객이라면
극장에 들려 <베이비 드라이버>를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도 단점은 존재합니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베이비 드라이버> 안에 나오는 음악과 장면을 매칭 시키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적인 견해가 짧아서 충분히 즐기지 못한 점이 가장 컸다는 점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에드가 라이트는 비영어권 관객을 위해 ‘바디랭귀지’로 오락적인 요소를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비영어권은 비영어권일 뿐입니다.
음악에 대한 모든 자막이 나오거나,
어떤 음악인지 정도만 알려줘도 재미가 더 증가했을텐데,
그런 점은 상당히 아쉬운 점으로 남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는 중에 어떤 음악이 나오고 있는지 그것만이라도 알려줬다면
음악을 찾아보며 영상과 내용 그리고 음악을 비교하며 즐거움을 더 크게 찾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제 개인적 생각에는 자막을 만든 분도 그런 부분을 크게 인지하진 않았던 거 같습니다.
물론 <베이비 드라이버>가 음악과 대사, 효과음, 그리고 인물들의 행동과 사건을 모두 바라봐야
진정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
하지만 영어를 잘 구사할 줄 모르는 비영어권 관객으로서는 영화 자체는 너무도 재미는 있지만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연출 테크닉을 모두 읽어내지 못한 점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를 언급하려 하는데 이 영화는 스토리가 곧 스포일러라 말씀드리기 힘들 듯 합니다.
리뷰 초반에
음악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의 통념을 비틀어 버린다.
이렇게 말씀드린 걸로 기억합니다.
이 두 부분이 엮여 있기 때문에 스토리 부분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풀기가 힘들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베이비 드라이버>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소개하면서 더 차가운 바람이 불기 전에
<베이비 드라이버>를 관람하시기를 추천 드리며 리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