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마치고 돌아온 수험생들에게,20살때 세상은 승자와 패자, 둘로 갈라진다
. 붙은 자와 떨어진 자. 이 두 세상은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한 쪽은 부모님의 축복과 새 옷, 대학이라는 낭만과 희망이 주어졌고
다른 한 쪽은 비로소 깨달은 세상의 무서움에 떨면서
길거리로 무작정 방출되어야했다. 부모님의 보호도, 학생이라는 울타리도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았다
. 철없던 청소년기의 몇 년이 가져다주는 결과치고는
잔인할 정도로 엄청난 차이였다. 나는 비로소 내가 겨우 건너온 다리가 얼마나 무서운 다리였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그 후론 승자팀에 속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그 사실을 즐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정말 나의 20살은 이렇게 승리의 축제로 뒤덮였고, 나는 내 장래를 위한 어떠한 구상, 노력도 하지않았다. 나의 20살은 이렇게 친구, 선배, 술, 여자, 춤으로 가득 찼다. 나는 세상이 둘로 갈라졌으며 나는 승자팀이기에
이제 아무 걱정 없이 살면 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후 나는 놀라운 사실들을 또 목격하게 되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두 개의 세상이 엎치락 뒤치락 뒤바뀌며
그 두 세상이 다시 네개의 세상으로, 8개의 세상으로,
또 나누어져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학에 떨어져 방황하던 그 친구가
그 방황을 내용으로 책을 써 베스트셀러가 되는가 하면,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했던 친구가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되기도 하고, 춤을 추다 대학에 떨어진 친구가 최고의 안무가가 되기도 하며, 대학을 못가서 식당을 차렸던 친구는 그 식당이 번창해서 거부가 되기도했다.
20살에 보았던 영원할 것만 같던 그 두 세상은
어느 순간엔가 아무런 의미도 영향력도 없는 듯 했다.
20살,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20살 전에 세상이 계속 하나일 줄 알고 노력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좌절했듯이, 20살에 보았던 그 두가지 세상이 전부일거라고 믿었던 사람 또한 10년도 안되어 아래 세상으로 추락하고 마는 것이다.
반면 그 두가지 세상에 굴하지않고
자신의 소신과 꿈을 가지고 끝없이 노력했던 사람은
그 두 개의 세상의 경계선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었다. 지금 20살 여러분들은 모두 합격자, 아니면 불합격자의 두 세상 중 하나에 속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승자는 자만하지 말것이며, 패자는 절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살에 세상이 둘로 갈라지는 것을 깨달았다면 7~8년 후에는 그게 다시 뒤바뀔 수도 있다는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20살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말아라. 일찍 출발한다고 반드시 이기는것이 아니며
늦게 출발한다고 반드시 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박진영씨가 작년 수능때쯤에 트위터에 올린 글이에요.
쓰신건 십년이나 전이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박진영씨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매우 공감가는 글입니다.
수능친지 몇년이나 지났지만 다시 읽을때마다 마음을 잡게돼요.
지금 당장의 성공이나 실패에 목매지 않고, 소신있게 자기만의 길을 가는 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