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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70061
    작성자 : s
    추천 : 13
    조회수 : 1018
    IP : 222.236.***.41
    댓글 : 23개
    등록시간 : 2010/06/13 23:50:11
    http://todayhumor.com/?gomin_70061 모바일
    명품으로 멋낼 줄 모르는게 그렇게 쪽팔린 일인가요ㅡ.ㅡ
    전 지금 대학 졸업생이구요. 여자입니다..
    대학다니는 내내 정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던 문제인데요
    억울한게 많아서 글 좀 길지도 몰라요 ㅠㅠ...

    저는 솔직히 명품가방 한개도 없습니다. 
    제가 가진 가방 중에 제일 비싼건 시슬리라는 메이커꺼 16만원짜리..이것도 진짜 큰맘먹고 산건데
    그리고 11만원이었나 하는 롱샴 가방. 이것도 외국나갈때 면세점에서 산거..
    이거 두개로만 가지고 다닙니다 가방을..보세 가방은 몇번 사보니까 잘 뜯어지고 as도 안되고 대부분 명품 카피가 많아서 뭐 들고다닐만한게 없더라구요;;;

    악세사리도 제가 가진건 다 1-2만원 짜리거든요..ㅠㅠ
    싸게는 3천원짜리부터..제일 비싼게 만오천원인가?;; 
    그리고 그런것도 한번 사면 한개 사서 하고 다니다가 진짜 질리면 또 하나 사서 질리거나 망가질때까지 하고 머 그럽니다...그런것도 두세개밖에 없어요

    옷도 저는 보세 매장에서만 사 입어요 신발도..
    신발 진짜 가끔 발이 너무 아파서 가죽신발 사야되는 그런 디자인이 있으면
    아울렛가서 이월된 상품 싸게 사고 그래요
    그것도 제가 3개월로 나눠서 할부금 낼 수 있는거 계산 다 해서요.

    근데 제 친구들 다 강남살고
    진짜 명품 가방 맨날 바꿔가지고 들고 나옵니다
    자기들끼리 대화하는데 못알아듣겠어요 스피디가 어쩌고 뭐가 어쩌고
    가방 모델명 얘기하는거 같은데;;
    귀걸이도 20-30만원짜리 기본..그런거 그것도..진짜 남친이 사줬다면서 300만원짜리 가방 자랑하고;;;;헐..
    하루는 다같이 바다에 놀러갔는데 저한테 그러는겁니다
    야 너 그 싸구려 귀걸이 들어가면 녹슬껄? 미리 빼놓는게 좋을꺼다~ 하하하 내껀 백금이라 녹 안스는데
    ...
    그러면서 청바지 입고오면 뒤돌아봐라 라벨좀 보게 막 이러고..
    제꺼 보세라 그 포켓쪽에 무늬같은거 없거든요 그럼 왜 무늬가 없냐 설마 이거 보세? 막 이러고;;
    귀걸이도 최대한 명품 카피 아닌거 하고 가려고 마니 노력하는데(유행안타는 디자인으로 ㅠ짭 싫어요)
    제가 브랜드 다 아는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하루는 그냥 이쁜게 있어서 하고갔는데
    어 이거 스와로브스키꺼네? 선물받았어??? 이럽니다
    그래서 '음..이거 그거 아닌데' 이러니까 우와 그럼 이거 짝퉁이야? 막 이러는겁니다..ㅠ
    짜증나서 그후로 그거 안하고갔어요..그건 오천원짜리였나..전 스와로브스키에서 그런디자인 나오는지 몰랐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지갑도 왜 이상한거 들고 다니냐 막 그래가지고
    하루는 남친이 기념일날 명품 지갑을 사줬습니다.명품중에도 좀 저렴한데껄로..(진짜 필요없다고했는데 그냥 받으라고 대신 잘 해주는걸로 값어라 막 이래가지고 비슷한 가격대에 옷 선물 해줬어요 ㅠ)
    그랬더니 막 달려들어서 이거 진짜 맞냐 확인해보고;;;
    맞는거 확인하더니 그제서야 '아 나도 이거 살려 그랬는데~ 담에 지갑 바꾸면 나도 이걸로 사야지
    이러더라구요

    하루는 다같이 홍콩에 여행을 갔는데 저는 그때도 그냥 먹을꺼나 먹고 싼 옷가지 몇벌 사고 여행할려는데 애들이 일주일 내내 쇼핑만 하고 계속 명품 사러 다니는 통에 고생 엄청 했네요..
    근데 왜 너는 명품백 안사냐고 계속;; 

    여튼 친구들한테 저는 그래서 맨날 뭐 짝퉁이나 하고다니는애
    보세에서 옷 사입는애.. 명품하나 없는 좀 가난한애? 그런 취급 당하는 편입니다

    근데 저도 뭐 딱히 꿀릴 건 없거든요 부모님 재산 (부동산 합치면) 10억정도 되시구요
    아버지 번듯한 직장다니시고 멀쩡한 집에 먹을꺼 잘 먹고 풍족하게 삽니다.
    다만, 부모님한테 지원도 하나도 안받고 삽니다. 집에 붙어서 밥먹고 가끔 어머니가 병원비 내주시고 카드 빌려주시고 하는것도 엄청 죄송스러운 일;; 저한테는;; 
    대학 다닐 동안은 과외해서 돈 벌어 썼는데 저도 과외비 뭐 50-70은 벌었습니다. 많게는 100만원넘게도요. 가끔 쇼핑몰 피팅모델 같은것도 하고...
    집에 부담드리는거 싫어서 대학도 저 가고싶은데 포기하고 국립대 갔거든요ㅠㅠ

    그냥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됩니다. 제 친구들 저랑 비슷하거나 더 못한 환경의 친구도 있는데
    그냥 그렇게 명품 두르는게 어찌 당연한 일이며.. 그들이 왜 나를 무시하는지.
    생전 과외하는거 한번을 못본 친구는 몇달씩 미국에 어학연수를 가고...나이 20대 중반되어 가지고...
    그게 당연한건가요?..우리 부모님이 너무 자식한테 엄격하신건가?
    저희 부모님은 저를 엄청 사랑하시거든요. 그걸 정말 느낍니다. 주변에서 너무 과잉보호 하는거 아니냐는 정도로 딸들 생각하세요. 다만 돈문제만 독립적이길 바라십니다.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하시고..

    그럼 저는 돈벌어서 어디다 쓰냐구요? 전 거의 다 저축합니다;;;
    저축해도 부족해요 ㅠ 한달에 20-30만원 쓰는데도 막판엔 잘 못쓰고 ㅠㅠ 
    한두번 모인 돈으로 해외여행 간 적은 있으나 가서도 정말 거지같이 다녔네요 ㅎㅎㅎ
    근데 재밌었어요. 여기저기 민박집 다니고 싸구려 호스텔 다니고 기차에서 자고 ㅎㅎ
    명품가방?이런거 하나도 안사왔고 뭐 10유로 이하 선에서 외국 브랜드 땡처리하는 그런거(자라 이런거 ㅎㅎ) 옷 몇벌 사온게 답니다~
    뭐 그정도로도 사치하는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미술에 관심이 많아서 직접 꼭 그 작품들을 제 눈으로 다 보고..나중에는 유명한 여행가겸 사진작가 되는게 꿈이라서 포기할 수 없어요
    제가 여행다녀와도 친구들이 가진 명품백 하나 사는 돈 정도밖에 안쓸거에요 아마;;;

    휴..암튼..그런거 신경 안쓰고 주체적으로 잘 산다고 생각했는데
    요새 점점 뭐랄까..상대적 박탈감이 든달까요.
    한번은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너는 왜 귀걸이가 한개밖에 없냐, 이러고..길가다 이쁜 귀걸이 보고 하나 샀더니 무슨 이런데서 귀걸이를 사? 귀에 뭐 안나? 이러는 얘기하며 경악을 하더군요
    청바지도 얼마짜리냐길래 이거 만구천원! 진짜 잘샀지? 이쁘지?이랬더니 뜨아..하는 표정..;
    넌 왜 명품 가방 하나 없냐~ 이러고..신발도 구두 좀 신고 다녀! 이러고...운동화 쪼리 이런것만 신었더니 ㅋㅋㅋ 여튼.....자기가 뭐 하나 보태준것도 없으면서 왜 욕질인지 ㅠ
    제가 하고다니는 꼴을 보기 사는 것도 거지같은 줄 알았나봅니다. 하루는 니네 집 좀 들어가보자 이러는겁니다;;; 무례하게;; 그러면서 왜 강남 안사냐 무슨 이런 촌구석에 사냐 강남에서 택시타고 오는데 2만원이나 나오더라 이래서 진짜 상처 엄청 많이 받고 결국 헤어졌습니다..ㅠㅠ

    왠지 이제..짝도 만나 결혼도 하고 해야할껀데..사람들이 저런 외적인걸로 절 판단하고
    '싸구려'같은 여자 취급하는게 너무 기분 나쁩니다..우리 집이 촌구석이다 어쩐다 욕하는건 결국 힘들게 평생 돈 벌어서 집 산 우리 부모님을 무시하는거 아닌가요?ㅠ
    저는 저희 부모님 돈 한푼 없이 결혼생활 시작하셔서 서울에 집 사시고 이렇게 저희 풍족하게 먹고 살게 해주신데 대해서 엄청 존경하고 살거든요.
    딱 우리 부모님만큼만 살고싶다..이러면서.
    근데..남들이 보기엔 아닌가봐요~

    아 글쓰다보니 또 속상하네요..
    친구 싸이 가봐도 맨..명품 가방, 화장품, 악세사리 찍어 올린 사진들 뿐이고..
    자기가 벌어서 가는 것도 아닌데 맨날 여기저기 여행다니고 몇달씩 외국나가있고..

    (아참 화장품하니까 또 생각나는데 물론 소위 명품이라는 샤넬, 디올 이런 화장품 한개도 없어요. 게다가 전 색조화장품이 없습니다. 색조화장 할줄도 모르고...
    스킨 로션은 피부에 직접적인거니까 백화점에서 사서 쓰긴 하는데..나머지 뭐 비비크림 같은건 그냥 우리나라 브랜드꺼 좀 싼거 쓰거든요. 그거 가지고도 친구들이 막 뭐라 합니다 ㅠ 
    학교에서 얼굴 고친다고 파우더도 못꺼냅니다. 꺼내면 무슨 그딴걸 쓰냐는 반응을 보여서 ;;)

    이러면 안되는데 이젠 갑자기 제가 초라해보이면서 그들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난 뭔가..왜 난 저들처럼 살지 못하나?..그런거..흠....
    아무리 싼 옷을 걸쳐도 사람이 명품이면 되는거라는 주읜데...요샌 아닌가봐요
    만나는 남자들도 절 무시하고 그러니;; 이건 뭐...

    친구들도 거의 못만나겠습니다 이제. 만나면 밥값이니 술값이니 막 4-5만원씩 깨지는데
    전 그런 돈이 너무 아깝거든요 ㅠㅠ 집에서 밥 먹으면 공짠데 왜 친구 만나서 먹어야하는지
    집에서 커피 만들어 먹으면 되는데 왜 오천원씩이나 내가면서 커피 마셔야하는지
    친구가 밥사면 저는 커피 사야되잖아요. 그럼 두명꺼 하면 만원도 넘는데;; 아..한번 만날때마다 그렇게 돈 깨지면 30번 약속 잡으면 전 한달 용돈이 친구만나는데만 나가게 되는꼴이잖아요 게다가 만원만 듭니까 가끔 밥 사줘야하면 돈 더 많이 깨지고 ㅠㅠㅠ
    아 그 막 미국에 몇달씩 나간다는 그 친구는 저한테 밥 8만원어치 얻어먹은 적 있네요; 밥 사준다니까 완전 비싼데가서 아무렇지도 않게 막 시키더라구요 ㅠㅠ 나한테 밥 한번도 안사줘놓고.....ㅠㅠ

    솔직히 20대 중후반 분들, 여자가 막 명품도 안하고 옷도 보세에서 사서 입고 이러면 알뜰하네~ 이런 생각은 들어도 찌질해서 결혼하거나 만나기 싫다 이런 생각 드시나요?..
    무서워서 남자고 여자고 만나기 싫어져요 점점;; 그냥 집에 있는게 편하고..가끔 나 혼자 저축이나 해서 그지행색을 해도 여행 다니는게 더 행복하고....
    이러다 무슨 대인기피증이나 히키코모리?같은거 될까봐 무섭네요 ㅠㅠ

    와 글이 너무 길어졌네..읽는 사람도 없겠어요..그냥 끄적여봤네요
    그래도 마음 많이 편안해짐..^^ 
    죄송해요..ㅠㅠ 다 읽으신 분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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