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을 때, 덧글에 조금이라도 전문적인 내용이 올라오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시는 분들을 위해 꽤 오래 전부터 돌아다니던 영상을 첨부합니다. 영상에 나오는 내용에 추가적으로 부연 설명을 하면, 회전 수 부족 및 치팅 점프를 체크할 땐 회전 횟수를 세는 게 아니라, 도약 시의 자세 및 도약 및 착지 시에 발이 빙판을 떠나는 시점과 발이 빙판에 닿는 시점을 유의하여 보시면 됩니다. 발이 점프를 시작하기도 전에 빙글 돌아가거나, 착지에 성공하기도 전에 빙판에 닿는다면 그것은 치팅 점프입니다. 살코와 룹은 도약 동작이 각각 八 모양, 가위 모양으로 특이하기 때문에 구분이 쉽습니다. 악셀 점프 역시 시작 동작이 유일하게 정면을 보기 때문에 구분이 쉽습니다. 이외에 시작 동작이 비슷한 토룹, 플립, 러츠 점프를 구분하는 건 어려워 보이지만 간단해요. 토룹은 컴비네이션 점프로 많이 쓸 정도로 쉽기 때문에 시작할 때 동작이 작고 거의 바로 도약합니다. 플립 점프는 점프 시작 전에 반 바퀴를 회전하기 때문에 구분 가능합니다. 러츠 점프는 도약 전에 길게 활주하다가 점프합니다. 각자의 특색이 있습니다. 엣지를 보는 것도 간단한데 발의 각도를 보기보단 다리의 각도를 보시면 됩니다. 엣지의 각도는 다리의 각도에 비례하니까요. (엣지 조절을 전적으로 발목으로만 하는 피겨 선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다 발목 부러져요;) 엣지는 스핀, 스텝, 점프 모두 얕은 인엣지로 뛰어야 하는 플립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깊으면 깊을 수록, 자주 바뀌면 바뀔 수록 엣지 컨트롤이 좋다고 봅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점프의 질은 금방 구분합니다. 한 가지 더 알려드리면 딜레이드 점프와 타노 점프라는 게 있습니다. 딜레이드 점프는 매우 고난이도의 점프로, 이건 눈으로 구분하기 살짝 어렵습니다. 점프 시 회전을 하잖아요? 회전할 때 포물선 모양을 그리면서 내려오게 되는데 도약 후 포물선의 정점까지는 반 바퀴에서 한 바퀴 정도만 돌고 내려올 때 나머지를 한꺼번에 회전하는 게 딜레이드 점프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치팅 점프(즉, 비비기 점프들!)는 점프를 굉장히 쉽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당연히 쉽죠. 사기 점프인데.) 그런데 분명 치팅 점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점프를 굉장히 쉽게 뛰는 것처럼 보인다면 딜레이드 점프입니다. 여싱 중에선 연아 선수 말고는 딜레이드 제대로 뛰는 선수는 없습니다. (연아 선수는 딜레이드 점프가 어려운 살코나, 컴비네이션 뒤쪽의 트리플 토룹 등의 몇 가지 점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점프가 딜레이드 점프입니다.) 타노 점프는 김연아 선수가 프리 스케이팅에서 2A-2Lo-2T 컴비네이션을 할 때 2Lo에서 자주 씁니다. 손을 들고 점프하는 게 타노 점프입니다.
그 외에 비거리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비거리는 점프하면서 날아가는 거리를 뜻합니다. 연아 선수의 3Lz-3T의 비거리는 10m 가까이 육박합니다. 연아 선수의 3Lz는 별명이 대륙횡단점프입니다. 타 여싱들이 빙판에서 연기한 흔적을 보면 점점점점에 스파이럴 선 하나 찍 그어져 있습니다. 연아 선수는 빙판에 그림을 그려놓습니다. 낙서쟁이 같으니.
스텝하고 스핀은, 솔직히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힘듭니다. 좀 많이 봤다 싶은 올드비들도 베리에이션 정도를 제외하고 엣지 컨트롤 같은 건 구분 힘들구요. 그리고 평가 방법도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에 스텝하고 스핀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동영상이 꽤 된 것이라 점수 변동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아사다 마오 룰에 의해 점수 변동이 트리플 토룹 4.1, 트리플 살코 4.4, 트리플 악셀 8.5로 변동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