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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와 다른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그건 아마 대선을 겪어본 사람과 대선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의 차이일 것이다.
김 대표도 총선 이후 대선까지 바라보고 있는 듯 한데.
자신이 직접 후보로 나가는 것과 다르다. 난 김 대표가 대선까지 더민주당을 일정 부분 책임지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대선 후보로 나갈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문 전 대표는 대선 후보로서 선거를 치러봤으니 선거에서 1∼2%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할 것이다.
김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은 뭐가 문제라고 보나.
친노와 운동권에 대한 일방적 공격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친노가 죄를 졌나? 친노를 죄인 취급하는 보수언론의 보도 태도부터 문제가 있다. 그런 태도가 상식화돼 야당이나 김 대표한테까지 암암리에 침투한 게 아닌가 싶다.
친노가 패권적 행태를 보이는 건 문제가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를 같이 한 게 왜 문제가 되나. 한명숙 전 총리가 당권을 쥐고 공천했을 땐 친노 패권적 행태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건 비판받아야 하지만 친노라고 무조건 매도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운동권 출신이라고 매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운동권적 행태는 지금 시대에 안 맞지만 운동권 출신이란 점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민주화운동을 한 게 왜 죄냐, 칭찬을 받아야지.
이런 것들이 혼동돼서 아무런 논리성도 없이 친노와 운동권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이번 공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보수언론과 보수층이 만든 이상한 사고방식이 은연중에 야권을 지배한 결과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더민주 중앙위원회의 항의가 있을 만했다. 오히려 대체적으로 김 대표가 잘못 짠 명단이 시정된 것이라고 본다.
비례대표의 인적 구성에서 더민주가 전 공군참모총장을 넣은 건 안보 분야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지만, 수학교육과 교수를 1번에 놓은 건 어떤 이유와 정당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앞서 말한 친노나 운동권들을 배제하고 가는 건 보수화나 중도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비례대표 명단엔 경제민주화가 잘 보이지 않는 면도 있다.
새누리당이든 더민주든 집권당이 실질적인 경제민주화 구상을 실현하려면 어떤 조건이 뒷받침돼야 하나.
나는 앞으로 국민의 저항이 강화될 거라고 본다. 어떤 형식으로 되느냐 예측할 순 없다. 꼭 폭동이 일어난다는 게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SNS에서 설왕설래하는 글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청년실업을 비롯해 빈곤과 실업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문제에 대한 저항이 어떤 형태로든 삐져나오면 집권당이 어느 당이 됐든 그에 대해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넓은 의미에서 경제민주화나 독일 모델로의 전환, 또는 버니 샌더스가 말하는 방향의 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더민주가 집권한다면 그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역할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다만 김 대표가, 득표 전략인 줄은 모르겠지만, 벌써 조금 보수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김 대표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같은 이른바 ‘합리적 보수 인사’로 이름 붙일 수 있는 인물이 야권의 간판이나 핵심 참모 역할을 하게 된 배경은 뭐라고 보나.
이데올로기의 붕괴부터 시작하는 얘기다. 야권 이론의 바탕이 전부 흔들리는 맥락이 있고, 그러다보니 건전한 보수들의 얘기를 흡수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야권의 색깔 자체가 희미해졌다.
같은 맥락에서 야당의 무능력에 대한 비판의 이유는 뭐라고 보나.
여야 통틀어 대재벌과 미국의 손바닥 위에서 게임하고 있으니까 비슷비슷해지는 거다. 대기업 이해관계에 거스르지 않고 미국에 불리한 소리를 점차 안 한다. 결국 이슈가 별로 안 되는 시시한 문제로 싸운다. 결국 일반 서민들만 저리 동떨어져 있게 됐다.
진보정당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는데, 이유는 뭔가.
나도 정치를 오래 했고 정치를 관찰하다보니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 방법이 가장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 없이는 백년하청이다.
하지만 1선거구 1인 선거제 때문에 그게 안 되고 있다. 비례대표가 국회의원의 절반만 돼도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할 수 있다. 그러면 모든 정책을 전국적으로 이슈화할 수 있다. 더민주당이 날고 뛰고 개혁한다고 해봐야 한계가 있다. 진보정당이 계속 문제를 제기해줘야 한다. 진보정당의 집권은 통일 전에는 생각지도 않지만 원내교섭단체는 최소한 꾸려야 정치 발전이 있을 거라고 본다.
김 대표가 구상하는 독일 모델 경제민주화도, 독일의 기독민주연합만 있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다. 사회민주당과 연립하니 메르켈 총리와 최저임금 협상이 가능한 것이다. 강력한 사민당과 좌파정당이 있으니 정치적 역학관계에서 그런 모델이 가능한 것이다. 한 사람만 뚱딴지같이 경제민주화를 얘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김 대표가 총선 이후에도 더민주를 이끌까.
현재 야당 내에 김 대표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안 보인다. 우선 총선까지로 본다. 총선이 끝나면 알 수 없는 것 같다. 총선까지는 가야 옳고 총선 이후 판도가 달라지니까 비대위 체제가 아닌 본격 체제로 탈바꿈하자는 얘기가 나올 거다. 더민주당에 격변이 일어날 거다. 김 대표 체제는 그대로 못 간다. 더민주당도 살아 있는 정당이라면 빌려온 리더가 아니라 자생적 리더의 형성 과정을 겪을 거 아닌가. 빌려온 리더로 만족한다면 그 당도 망하는 거다.
2007년 대선 이후 더민주당이 진흙탕에 빠졌고 그 상태가 꽤 오래갈 거라고 말한 적 있다. 더민주당은 어떻게 하면 진흙탕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까.
총선이 끝나면 신진 리더들이 좀 나타나서 각축전을 벌여야 한다. 두세 명의 새로운 리더가 파벌도 만들고 각축전을 벌일 때 정당이 생명력 있고 발전한다. 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를 따놓은 당상이 아니다. 문 전 대표와 대권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 문 전 대표도 강화되고, 국민의 관심도 집중되고, 정책도 개발된다.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36&aid=00000360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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