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거 다들 뻔히 알고 있으니 음슴체로....
*-_-*
튀새는 08군번 11사 포병대대 관측병이었슴....
처음에 사격지휘병 보직 받아서 장갑차 안에서 기냥 계산기만 두들기면 된다고 훈련소 교관이 말하길래
ㅈ... 좋은건가 하고 기대했었는데...
웬걸 훈련 나갈때마다 산 산 산
산꼭대기랑 친구먹을뻔....
화천에 있는 700고지 잊지않겠다... ㄱ-
전투식량 10명 3일치를 더블백에 우겨넣고 완전군장과 함께 올라가는데 정신줄 놓을뻔..
쨌든
어느날은 관측반이 기갑수색대대에 파견을 가게 됐슴.
아마 그때가 일말인가 물상병때인가 그랬을거임...
사단 훈련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갑수색대가 대항군을 한다는거임. 저를 포함한 관측반은 기갑수생중대에 하나씩 파견되서(3개반인가 그랬슴) 포격지원 임무를 맡게 됨
파견간 중대에 도착해 정겨운 두돈반 타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두돈반 위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도착했다고 하길래 깨보니 이름모를 산속임;;;
일단 숙영지 편성하고
이런일 저런일 하다보니 훈련 첫날이 지나감
둘째날이 되자, 파견된 기갑수색중대 중대장님이 우리 관측장교를 불러가는거임
아 드디어 본격적인 훈련 시작이군 하면서 이번엔 뭔 뻘짓을 시킬까 두려워함
그러더니 관측반 무전병 선임은 중대장, 관측장교와 함께 대대 지휘장갑차로 가서 대기하고
저와 수색대 아저씨 둘을 붙여주고 맛좋은 전투식량 2형 하나씩 쥐어주더니 산 위로 올라가라는 거임
컹 또 산이여...
적군이 올 길목을 예상해서 관측반을 뿌린건데
어느 계곡스럽게 생긴 이동로 주변 산 어디쯤인가에 자리를 잡음.
앞에 수풀이 있어서 숨기 좋고 키큰 나무들이 없어서 시야확보가 좋은 자리라
땡잡았다고 생각하면서 같이 산탄 아저씨들이랑 2형 전투식량 코코볼 까먹으면서 어색해함;;
아침에 올라간 OP(관측소)인데
점심이 지나도록 아무일도 없었슴...
Aㅏ 점심 먹는데 상대 정찰조인지 여서일곱명이 관측소 뒤로 휙 지나감;;;
야채비빔밥 퍼먹다가 사래들릴뻔;;;
냉큼 엎드려서 들키진 않음
그렇게 점심이 지나가고 햇볕이 가장 강려크 해진다는 두시쯤 되니깐
저 멀리 산들 사이에 난 길에서 뭔가 움직이는게 보이는거임
쌍안경으로 확인해 보니깐
기보대대 아저씨들이 황색 네모깃발(세모였었나)을 들고 네명이서 기차놀이 하듯 걸어오고있슴
....
전차였음
ㅋㅋㅋㅋㅋㅋㅋ
그뒤에 또 줄줄이 기차놀이 하면서 걸어오는데
장갑차임 ㄱ-;
뭐 어쨌든... 그런 행렬이 여러개 걸어오는게 보이니
적군 출현이구나
재빨리 좌표 찍어서 무전때림
여기 적 전차&장갑차가 걸어오고(?)있으니
크고 아름다운 포탄좀 날려주세요
근데.... 전차 장갑차를 병사들이 깃발들오 흉내 내듯
포사격도 그냥 쏜 척 하면서 어디 떨어졌는지 확인이 안되고
상대들도 자기들이 맞은건지 안맞은 건지 알수가 없으니
기냥 계속 걸어오는거임
우리는 계속 사격요청하고;;;;
"적 전차가 계속 전진하고 있으니 계속 포격지원 바란다 이상"
하며 무전을 계속 날림;;; 주구좡창.... 한 세시간은 그렇게 포격지원요청만 한거같음
중간에 몇번 통제관 차량이 왔다갔다 하더니
기보대대 진군이 멈춤...
그래도 계속 포격지원 날림 -ㅅ-;
그러더니 갑자기 장갑차 기차놀이에서 한명 빠져나오더니 우리 관측소 쪽으로 올라오는거임
엉금엉금 올라오고있길래 냉큼 업드림;;;
아마도 우리가 이쪽에서 포격지원하고 있다고 느꼈는지
한명 빼서 보낸거임
어쨌든 그 아저씨는 우리 위치를 정확이 모른 채 대충 방향만 잡고 올라오고 있었음
그래서 우리 기갑수색&포병대 퓨전 관측반은 어색한 사이였지만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눈빛교환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더욱더 몸을 낮춤
그리도 때가 왔음.
상대편 전우 아저씨가 우리가 자리잡고 있던 자리에 와서 두리번 거리는 거임.
우리는 물론 그 주변 수풀에 숨었고.....
그 아저씨는 밑에 알릴 생각도 못하고 두리번 거리다가 우리가 숨은 수풀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슴.
나는 얌전히 총을 들이밀었음.
내가 "꼼짝마"
라고 하니깐 같이 있던 아저씨가 "조용히해"
라고 속삭여줌.
포로 잡은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어색했던 세명에 더욱더 어색한 한명이 추가됐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색한 네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그땐 어색해 죽는줄 알았음... 말주변도 없고 소심한 성격인데, 같이 간 아저씨들도 그런 성격이었는듯...
어쨌든
포로 아저씨를 포함해 네명이서
어색하게 방독면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내서 어색하게 나눠먹음
....
그러면서 어색하게(?) 포격지원을 계속함
뭐... 그렇게 어색한 네명이서 한시간정도를 더 버팀.
그런데 이게 뭔일이래;;
장갑차 한대분량(대략 열명)이 갑자기 분열하더니 깃발든 한명은 남겨두고 죄다 산으로 올라오는거;;;
ㅍ... 포위됐슴.....
생포한 적군 아저씨를 인질로 삼아 탈출을 시도해 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 씨알도 안먹힐거라 생각되고...
결국 기보대대 주임원사님한테 관측반이 생포됨 ㅡㅡ;
으으.. 포로까지 잡았는데 억울하다....
생각하며 기보대대 대대장님 앞으로 끌려감.
갔더니 말똥 두개를 머리에 달고계신
고등학교 사회 선생님 닮은 아저씨가 계셨음..
표정히 굉장히 안좋음
ㄱ-... 이런 표정임
어쨌든 셋이서 나란히 "화랑!" 하면서 경례 날렸더니
경례도 안받고 냉큼 한마디 하심
"너네냐.......?"
"...?"
"얘들아... 생각을 해봐. 4.2인치 박격포가 화력이 좋긴 한데. 어떻게 전차전력 95%가 죽어버리냐...? 장갑차도 한대 남았어...."
[ㄱ... 글쎄 말입니다;;;;;;;]
라고 속으로 생각만 하고 말은 못함
대대장님은 한숨만 푹푹 내쉬다
저녁먹을 시간이라면서 우리를 보내줌.
숙영지 복귀해서 들어보니 우리 어색한 관측반이 아작낸게 기보대대 하나 전차중대 하나 라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이 어색하던 관측소 아저씨 두명 그자리에서 수색대대 중대장님이 휴가증을 약속받음.
난 뭐 없었음(...)
대대 와서 파견 포상 논의하더니만 작전과장이 외출이나 하나 주자 하는걸 포대장님이 사바사바 해서 특박으로 바꿔줬다 함.
특박 나가서 3일동안 집에만 있다가 왔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