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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98786
    작성자 : 토르비
    추천 : 77
    조회수 : 6373
    IP : 119.193.***.242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20 02:40:54
    원글작성시간 : 2013/06/20 01:43:04
    http://todayhumor.com/?humorbest_698786 모바일
    우리나가 감독 자리가 독이 든 성배인 이유.
     
     
     
    1. 축구협회에서 선수 기용에 압력을 넣는다.(히딩크 감독의 말에 따르면)
    감독이 선수 선발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선수가 선발된다.
    당연히 성적이 좋지 못하다. 물론 욕은 감독이 먹는다.
     
     
    2. 네티즌들의 여론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기가 신뢰하는 선수를 기용한다.
    내가 감독하는게 낫겠다며 똥고집도 저런 똥고집이 없다고 감독이 욕을 먹는다.
     
     
    3. 그래서 여론따라 선수를 기용했는데 그 선수가 부진하다.
    선수 활용을 못한다며 감독이 욕을 먹는다.
     
     
    4. 선수 기용이 맘에 안들어서 감독을 짜르고 새로운 감독을 데리고 온다.
    선수 기용이 별반 다를 게 없다. 뽑힐 선수들은 뽑히고 안 뽑힐 선수들은 안 뽑힌다.
    유망주를 잘 뽑는다 쳐도 유망주일 뿐이다.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다.
    경기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성적은 여전히 안좋다. 결국 새로 온 감독도 욕을 먹고 경질 설이 돈다.
     

    5. 히딩크 이후로 역시 감독은 외국산이어야 된다며 줄창 외국감독만 쓴다. (베어백, 코엘류, 본프레레, 아드보카트.)
     
    하나같이 부진하고 욕을 먹다가 월드컵 16강 탈락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외국감독은 이제 안된다며 국내 축구를 잘 아는 국내 감독을 써야 한다는 여론이 생긴다.
    외국감독들이 욕을 먹고 경질된다.
     
     
    6. 그래서 국내 감독 위주로 부임시켜놨더니 경기력이 만족스러울 리가 없다.
    역시 국내 감독은 안된다며 감독은 외국산이여야 된다는 여론이 급부상한다.
    "외국 축구=선진 축구, 국내 축구=후진 축구"라는 별 가당치도 않은 소리ㅡ틀린 얘기는 아니긴 하다만ㅡ를 해가며
    앞뒤 상황 전~혀 안보고 감독을 짜르고 외국감독으로 데려오라고 큰소리 친다. 결국 감독이 욕을 먹고 짤린다.
     
     

    7. 패스축구한다고 하니 처음엔 우와 하면서 좋아하다가 성적 안나오니 몇 경기 못가 주제파악하라는 소리가 나온다.
    우리가 스페인도 아니고 무슨 패스축구가 가당키나 하냐면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전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감독이 욕을 먹는다.
     
     

    8. 그래서 이번엔 패스축구하고는 거리가 먼 감독을 들여놓았다. 처음 몇 경기엔 그래, 역시 이게 우리나라 축구지, 하더니
    몇 경기 못가 뻥축구좀 하지말라면서, 자기 입으로 가당키나 하냐던 패스축구로 계속 갔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긴다.
    역시 감독이 욕을 먹는다.
     
     
    9. 해외파 주구장창 쓸땐 혹사시키지 말라더니, 국내파를 중용하니 해외파를 안쓰니 경기력이 안좋단다.
    결국 욕은 감독이 먹는다.
     
     
    10. 이건 축구를 잘 안보는 여자 분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가 부상 회복이나 기타 여러 사정을 이유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줄도 모르고 왜 안 뽑냐면서 감독이 개객끼가 된다. 결론은 감독이 욕을 먹는다.
     
     
     
     
     
    생각해보면 결국 뭘 해도 우리나라 감독은 욕을 먹는다는 게 안타깝네요.
     
    최강희 감독은 경기 내용만 보면 욕을 먹을만 하다고 보기는 하지만, 팬으로서 조금 쉴드를 쳐주자면
    자기 목표가 애초부터 본선 진출 후 사임이니 만큼,
    얼마 남지도 않은 시간에 국가대표에 자기 색깔을 입히는 도박을 하기 보다는,
    조금 안전하게, 선수들의 기량을 믿고 흔히 말하는 뻥축구 일색의 플레이를 한것 같네요.
     
     
    결과는 조금 아슬아슬하게 진출을 하긴 했지만, 어쨌든 본인이 말한대로 월드컵 본선 진출은 이뤄놓은 상황이니,
    더이상 비난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축구를 퇴보시켰다느니 하는건 솔직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본인의 전술이 그러한거고 그대로 쭉 가신거지, 새로운 감독이 오면 또 그 감독이 새로운 전술을 짤 것이고,
    결국 하기는 그에 맞추는 선수들 나름인건데, 퇴보시키기는 뭘 퇴보시켜요. 감독이 바뀐다고 선수 실력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사실, 조금 안타까워요.
    우리나라 축구 팬 분들이 너무 눈만 높아져 있는건 아닌지.
     
     
    히딩크 이후로, 욕을 안먹은 감독이 있나요?
     
    베어백도 월드컵때 4강신화를 함께 이룬 수석코치였음에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
     
    코엘류도, 본프레레도, 모두 욕을 먹으며 경질되었고,
     
    아드보카트 감독도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색도 팀에 못입히고 어영부영 대표팀을 맡아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허정무 감독은 심지어 무패로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올라 원정 첫 16강을 이뤄냈음에도 어마어마한 비난을 들어야했고.
     
    조광래 감독도 클럽에서의 팀 색깔을 대표팀으로 가져오려고 노력하면서 나름 획기적인 전술을 내놓았더니
    성적 안나온다고 팀 색깔 채 입히기도 전에 경질됐고.
     
    최강희 감독은 주위와 여론의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로 예선만 통과하겠다면서 억지로 맡은 감독에 욕이란 욕은 다 먹었고.
    솔직히 말해서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을 맡을 생각도, 이유도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클럽 팀 하나 잘 꾸려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도 우승했겠다, 리그 우승도 이뤘겠다.
    이미 클럽팀의 감독으로써 누구에게나 존경받을 만한 위치였는데, 미쳤다고 그걸 마다해가면서 별 이득도 없이 위험부담만 큰 대표팀 감독을 맡아요. 
     
     
     
     
    사실, 지금 한국 축구팬분들의 시선은요, 은퇴한 퍼거슨이 와서 감독을 하겠다 해도 3경기 지나면 또 깔것 같아요.
    거의 감독으로 확정된 홍명보 감독이 1년이라는 짧은 준비기간 동안 꾸역꾸역 준비해서 월드컵 나가도, 16강 탈락하면 또 미친듯이 깔 사람들이에요.
     
     
    감독이 7~8명이 바뀌면서도 크게 달라진게 없으면, 결국 우리나라 수준이 그정도 밖에 안되는 것 아닌가, 생각도 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요.
     
    막말로 우리나라 지금 해외파, 해외파 해도 정작 누가 있나요.
     
    독일리그에서 잘해주고 있는 지동원, 구자철.
    우리나라의 희망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유망주 취급받는 손흥민.
    프리미어리그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로 잘 버텨주는 기성용.
    감독 탓이긴 하지만, QPR에서 단 한경기도 나오지 못하고 있는 윤석영.
    2부리그에서 썩힐 실력이 절대 아니지만 현실은 2부리그인 이청용.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조금 애매한 평가를 받는, 올해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와 전혀 검증이 안된 김보경.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어디서도 인정받지 못한 안타까운 선수 박주영.
     
     
    그 외에도 석현준, 박주호, 박정빈 등등. 비록 해외는 나가있지만 아직 검증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선수들이구요.
    해외파로 베스트11도 못맞추는게 우리나라 현실이 아닌가요?
     
    냉정하게 이제 눈을 조금 낮출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아니면 애초에 장기적으로 보고 감독을 한 명으로 꾸준히 유지를 했으면, 지금 이 사단까지 올 일이 있나 싶기도 하고요.
    물론 우리나라 축구 팬 분들의 인내심이 버틸수 있냐의 문제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축구 팬이라고는 해도 '한국 축구' 팬이라고 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사실 아마 대부분 최강희 감독이 뭐했던 사람인지도 모르고 있었을 거에요.
     
    뭐 우리나라 클럽이 우승을 하든, 오심이 나와서 억울하게 지든, 
    중국 팀이 우리나라 원정을 와서 라커를 부셔놓든, 알사드가 수원을 상대로 사상 최악의 비매너 축구를 선보이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전혀 찾아 볼 생각도 안하고 일말의 관심도 없으면서,
     
     
    유럽 챔피언스 리그는 밤을 새가면서 보고 있고, 와 저거 희대의 오심이네 마네, 몇날 몇일을 토론을 하고 있고. 
     
    와, 역시 외국축구는 짱. 우리나라 축구는 병ㅋ신ㅋ.
     
    이러고 있으니 뭐가 달라지겠나요.
     
     
     
    유럽에 비교하면 당연히 규모야 어마어마하게 차이나겠지만, 명색이 '챔피언스리그'인데 우리나라가 나가있는 것 치고는 너무 관심이 없지 않나요.
     
     
    K리그 승강제가 도입이 되든 말든, 포항하고 울산이 우승 경쟁을 하든 말든, 제주가 다크호스로 치고 올라왔든 말든 전혀 관심이 없고,
     
    정작 EPL이나 라리가는
     
    올해는 맨유가 우승하니, 첼시가 누구를 영입하니, 올해는 레알과 바르샤중에 누가 우승하니, 누구누구 유망주인데 꽤 잘하니 마니.
     
    이러고 있으니 대체 한국 축구가 어떻게 발전을 하나요.
     
     
     
     
     
     
    아휴, 아무튼, 기분좋게 시작해서 마지막은 조금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끝났네요.
     
    결론은, 우리나라 축구 팬분들이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눈을 조금만 낮췄으면 좋겠어요.
    K리그에도 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구요.
     
     
     
     
     
     
     
     
     
     
     
    토르비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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