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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69821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6
    조회수 : 1128
    IP : 221.155.***.18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10/29 21:07:01
    http://todayhumor.com/?lovestory_69821 모바일
    [BGM] 사랑의 시 - 예순 한 번째 이야기




    6.gif

    은영숙, 그리운 사람 있어




    청명한 하늘 높이 기러기 떼 날아가네
    짝 잃은 외기러기
    어디를 찾아 가는 것일까

    그리움 속에 나르는 구름
    소박한 가슴에 채워지는 욕망
    노을 속에 그려진 그리움의 모퉁이

    그리운 사람있어 가슴 시린
    세월의 바다 보라색 물보라의
    정적 속에 잠긴 그대 목소리 보고픈 사람아

    서녘 하늘 검은 산 나목이 울고
    기억의 흔적 안에 서리는 아픔
    그리운 사람 있어 서성이는 밤
    행여 훈풍에 품어 줄 것만 같은 그리운 사람아

    외기러기 나르는 하늘
    산자락에 쌓인 눈서리
    저녁 안갯속에 희미한 그림자
    나 이렇게 그리운 사람 있어
    언약 없는 기다림에 눈물 머금고






    7.gif

    남낙현, 내 마음을 두드리는 바람




    소슬 바람이 살며시 다가와

    내 마음의 창문을 두드립니다

     

    나는 그 바람이

    그대 였으면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지친 내 영혼은

    고독한 바다 위에서

    홀로 항해를 하고 있습니다

     

    고요한 바다에 돌을 던져

    오래된 침묵을 깨트려준 사람

    바로 그대 바람입니다

     

    이제 그대 내 영혼을 흔드는

    바람결에서 그대를 생각하며

    그대의 향기를 느끼고 싶습니다







    8.gif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9.gif

    장시하, 이별연습




    비가 내리는

    어느 여름 오후

    당신은 떠나갔다

    웃으며 헤어지고 싶었다

    그대와의 이별이라면

    울고 싶지 않았다

     

    이별이란 또한 기다림 아니던가

    당신은 내 인생에

    축제와도 같은 사람이었다

    우리는 잠시

    헤어지는 연습을 한 것이지

    헤어진 것은 아니다

     

    그 연습이 너무 리얼했을 뿐이지

    우리는 뜨거웁게 만날 것이다

    나는 기다리는 연습이 남았을 뿐이다

    나는 기다리는 연습이 짧기만을

    바라는 마음뿐이다







    10.gif

    권대웅, 마음의 도둑




    마음에 도둑이 들었나 봐

    온몸 구석구석을 뒤지더니

    깊이 잠들었던 살결을 일깨우더니

    종일토록 나가지를 않는다

    도둑이 들어도 정말 큰 도둑이 들었나 봐 두근두근

    온몸이 두근거리는 소리에 잠들지 못하고

    한밤중 어둠이 헝클어지도록 잠들지 못하고

    마음은 하루 종일 서성대는데

    창 밖에 가문비나무 뒤척이는 소리

    바람이 발자국을 지우는 소리 문을 닫다가

    별들에게 그만 내 눈동자를 들켜 버렸는데

    가져가려면 빨리 가져가지

    이토록 들쑤셔만 놓고 뒤흔들어만 놓고

    가지 않는 이여

    내 심장을 꺼내 드릴까

    한 점 열에 들뜬 살점을 떼어 드릴까

    내 머리카락 모두 잘라 신발을 만들어 드릴까

    길도 보이지 않고 집도 보이지 않고 

    구름이 달빛을 삼킨 밤

    개들도 깊은 잠에 빠져 버린 밤

    아, 너무도 큰 당신이 내 몸속에 들어왔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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