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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97835
    작성자 : 커러디
    추천 : 237
    조회수 : 10329
    IP : 211.240.***.128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8 19:12:26
    원글작성시간 : 2013/06/18 18:20:17
    http://todayhumor.com/?humorbest_697835 모바일
    내가 만난 황당한 병장
    소위로 임관해서 자대배치를 받음. 이때는 솔직히 소위나 이등병이나 도찐개찐임...

    사람만 지나가면 놀라고 늘 경례대기 중이고... 암튼 3개월 간 적응 기간을 끝나면 조금씩 임무를 맡겨줌...

    그중 오대기 소대장은 두려움 그 자체였음... 몇번 해보면 별거 아니지만... 암튼 첫 오대기의 긴장감은

    지금도 짜증남...ㅡㅡ;;  거기서 이녀석과의 인연이 시작됨... 이등병, 말번 소총수.. 이녀석도 첫 오대기 ㅎㅎ

    안경잡이에 얼굴에 나 순진함이라고 써있는한 녀석.... 먼가 동질감이 느껴짐...

    오대기 4일정도가 지남... 그런데.... 그런데... 실제 상황이 터짐... ㅠㅠ

    해병대 전역자가 해병대 초병 총기 탈취함... ㅡㅡ;;

    도주로상 우리부대 인접...ㅡㅡ;; 오대기 출동... 진짜 출동함... 실탄에 봉인지를 뜯음...

    실탄 봉인지를 뜯는 것은 큰 의미임... 상황시 발포...

    실탄배부함... "실탄을 배부하는 것은 상황시 발포하라는 것이나, 실제상황인 만큼 선조치 후보고를 인정한다"

    대충 이런 맨트를 날림... 그러자 말번 소총수 녀석이 "진짜 쏩니까?" 라고 떨리는 듯 말함... 그러더니 딹똥같은 눈물을 뚝뚝...

    아무튼 상황은 출동해서 도주로 경계민 심문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고.. 옆부대원이 음주 차량에 시실탄을 발포하는 해프닝과 함께 정리됨

    싱겁게 끝났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나와 이녀석에겐 떨려 죽어버릴 것 같은 시간이었음...

    그녀석은 운 것이 소문나서 놀림과 갈굼을 받았고, 포대장님도 관심 병사로 분류함...

    나도 중위를 달고 고참의 전역과 함께 전포대장(부중대장 같은거임)이 됨 사격지휘병들을 관리하는데 그녀석이 있었음...

    그녀석은 관심병사였고 체력도 저질이었지만 군인이 되어갔고, 규율을 어기는 법이 없었음...

    상병이 꺽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등병처럼 경례를 했고... 고무링도 전투화 밑으로 내려 입는 법이 없는 녀석이었음...

    고지식함이 하늘을 뚫을 기세라 부대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녀석이었음...

    어느날 분대장을 뽑을때가 됨... 후보는 세명... 그 사이에 그녀석도 있음... 간부들끼리 이녀석해라 저녀석해라

    감놔라 배추놔라 하고 있을때.. 난 그녀석을 택함... 행보관도 말리고, 포대장님도 의아해함...

    모르겠음... 그냥 그래야 할것 같았음... 전포대장에게 있어 사격지휘 분대장은 절대적임... 가장 스마트한 녀석이 해야하는 보직임...

    그런대 관심병사가 한다고 하는 건... 먼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다들 생각했다봄...

    그래서 고생을 해도 내가 하니 그냥 시키겠다고 함...


    그녀석은 그 때부터 먼가 달라짐.. 포술 경연대회, 전술평가, 전장비, 보안감사 등등.. 굵직한 부대일정을 정말 다 깔끔하게 처리했고...

    난 녀석 덕분에 포상휴가와 사단장 표장도 받음... 정말.. 관심병사의 설움을 토로하 듯 열간부가 할 역할을 했었음...

    황당할 만큼 열심인 녀석에게 정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였음...


    그러던 어느날 혹한기였음...

    본인은 장기복무를 권유받았으나 혹한기를 떠올리면서 전역을 했음... 그만큼 추운게 쥐약임...

    죽을 것 같은 추위와 싸우고 회의를 마치고 분대텐트로 갔는데 내 침낭에 누가 자고 있음...

    짜증지수가 만땅으로 예민한 상태에서 난 소리지름... 감히 누가 전포대장 침낭을 바꿔치기하냐며... 버럭버럭

    근데 그녀석이었음... 순간 움찔함... 그럴리가 없는데...하는 생각을 하는 찰나...

    전포대장님... 침낭 데워놨습니다... 핫팩도 네개 터트렸으니 들어가셔서 몸 녹이십시요. 이러는 거임...ㅠㅠ

    정말 눈물날뻔... 미안하고.. 고맙고... 성질고약한 간부가 머라고... ㅠㅠ 정말 내 병사지만 몸둘바를 모를 만큼의 충성이었음...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니... 전투화를 신는데 따뜻함... 이녀석이 자기 침낭에 넣고 잔거임...ㅠㅠ

    또 감동함...


    어느덧 이녀석이 전역할 때가 됨...

    우리 부대는 전역자가 있으면 간부가 조촐하게 회식을 열어줌... 소주도 살짝 먹임...

    난 큰맘먹고 족발, 회, 치킨 육해공을 준비해서 먹임...

    그런데 이녀석이 나보고 따라오라고함... 난 순간 때리는거 아냐? 이런 생각함...

    그런데 이녀석이 사격지휘소로 나를 대려가더니... 전투장비 비문 등을 사열(점검시 각잡아서 배치하는 것)한 것을 보며줌...

    그러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충성을 때리더니 "사격지휘소 전투장비 이상없습니다" 이러는 거임...

    전역전 그녀석은 전투장비 하나하나 딱고 기름칠하고, 비문 이상유무확인하고 심지어 내 책상 정리 및 군장 수입까지하고..

    대대장님한테 사열을 받는 것처럼 내에게 이상유무를 보고 한거임...

    왜? 왜? 이렇게 까지...ㅜㅜ 쪽팔리지만 그때 난 병사 앞에서 처음 눈물을 흘림... 미안하고 황송해서...

    그랬더니 그 녀석이 "군인은 믿어주는 상관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라 배웠습니다.

    전포대장님은 이등병 오대기 때 무서워 우는 제게 울지마라 난 너희를 믿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라고 울며 이야기함... 아놔... 난 기억도 안나는데... 그때 솔직히 나도 겁나 쫄아서 제정신 아니였는데...

    그 때 주절주절 대충한 말로 이녀석은 2년을 나에게 충성한 거임...

    정말 있지 못할 황당한 병장이었음...

    내 군생활 최고의 부하... 최고의 전우였음...

    -간단히 쓰려다 이녀석을 추억하다보니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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