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친구의 지인이 쓴 덧글이라던가.. 오유 영화게에서도 몇 번 본 거 같은데;
맨오브스틸에서 왜 다크나이트를 찾는지 모르겠습니다.
다크나이트는 다크나이트고, 맨오브스틸은 맨오브스틸.
다크나이트가 보고 싶으면 다크나이트를 보세요;
배트맨은 인간이고, 인간 개인의 한계 속에서 악당과 싸워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인간의 고뇌가 나오는 것이고
슈퍼맨은 크립톤인이고, 동족과 지구인 사이에서 고뇌하고 싸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배트맨과는 다른 고뇌가 나오는 건데..
무슨 맨오브스틸 보면서 인간의 고뇌가 없네 어쩌네 철학이 없네 어쩌네;
제가 볼 땐 나올 건 충분히 나왔다고 보는데.
슈퍼맨의 고뇌와 그 상황들을 충분히 인간에 빗대어 철학적으로 (?)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슈퍼맨은 크립톤 인이고 지구인이 아니죠.
우리 인간이 돼지가 아니고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이익을 위해서 돼지를 우리에 가두고 돼지의 의향과는 상관없이
도축해서 고기로 먹죠.
크립톤 인인 조드 또한 지구인이 아니기 떄문에 지구인의 의향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 지구를 자원으로 쓰려고 하죠.
그리고 조드의 목적이 크립톤 인의 부활과 번영이기 때문에 같은 크립톤 인인 칼엘이 갈등하게 되는 거죠.
자기 동족의 부활과.. 지구인들 사이에서요.
그리고 그 갈등 속에서 어릴 적부터 그들과는 다른 자신을, 그들보다 월등한 힘을 가진 자신을 두려워하는 지구인들을 겪으면서
생겼던 트라우마.. 같은 것들이 계속 나오는데,
어떤 분 쓴 글 보니까 과거 이야기가 자꾸 나와서 지루했다 라고 하시는데;
과거 이야기 나올 때마다 슈퍼맨의 심리가 변해요;
커가면서 점점 심리가 변한다는 걸 보여주는 건데 과거 이야기가 다 똑같은 얘기만 하는 줄 아시나봐..
아주 어릴 적에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면서 두려움과 혼란의 시기를 겪었고,
좀 자라서는 자신의 힘이 다른 지구인들에게는 두려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는 그 힘을 좋은 방향으로 써도!)
그리고 아버지의 말에 따라 힘을 감추고 살지만 사춘기라 그런지 힘을 안좋은 방향으로도 쓰고 싶어하고...
또 아버지의 교육 덕분에 좋은 방향으로만 생각을 하는데, 여전히 힘을 사용하는 거 자체만으로 인간들에겐 두려움이 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 때문에
결국 아버지는 죽음을 맞이하고, 칼엘은 심한 트라우마와 갈등, 고뇌를 겪게 되죠.
슈퍼맨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슈퍼맨의 가치관 성립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깔끔하게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과거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비로소 슈퍼맨은 동족의 번영보다는 지구인과의 공존을 택한 거죠.
한마디로 모두를 위한 평화인데,
그래서 마지막에 슈퍼맨이 막 절규를 하는 장면이 나왔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너무 큰 스포라 자제함)
아무튼 맨옵스틸에서는 다크나이트와는 다른 내면의 고뇌와, 연출이 있고
다크나이트와는 다른 철학이 있는 건데,
다크나이트만 너무 찾는 것 같네요;
그리고 다크나이트의 악당 조커는 목적이 없이 그저 악을 자처하는 사이코, 악당 그 자체였고,
맨오브스틸의 악당 조드는 지구를 희생해서 크립톤을 부활시키고 크립톤 종족을 부흥시키겠다는 목적을 가진 악당이었습니다.
당연히 악당에 대한 표현방식이나 악당이 가진 의미, 스토리 전개 등에 있어서도 다를 수 밖에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하나 더.
어떤 분이 '슈퍼맨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 뻔히 누구나 다 아는 캐릭터인 슈퍼맨인데, 그런 슈퍼맨을 가지고 만든 최신 영화에
굳이 슈퍼맨의 탄생비화 이런 거 넣을 필요가 있나.' 라고 말씀하신 분이 있는데...
일단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슈퍼맨의 과거 이야기가 슈퍼맨이 후반부에 선택을 하게 되는 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구요..
그리구 맨오브스틸은 슈퍼맨 리부트 잖아요;
슈퍼맨 이야기를 처음부터 시작합니다! 근데 슈퍼맨이 누군지 다 알죠? 대충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시작할 거니까 당연히 관객이 슈퍼맨이라는 캐릭터를 모른다 라는 전제를 깔아놓고 시작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배트맨 비긴즈도 부르스 웨인이 어떤 사건을 겪고 방황하고 고뇌하다 끝내 배트맨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잖아요.
모든 영화가 그렇죠.
매트릭스도 네오가 현실의 괴리성을 느끼고 모피어스를 찾아가 거짓에서 벗어나 고뇌와 시련을 겪고 절대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아이언맨도 토니스타크가 납치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한 회의감과 전쟁의 아픔 등을 겪고 슈트를 만들어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스파이더맨도 평범한 고등학생이 슈퍼거미에 물려 초능력을 갖게 되고 고뇌와 시련을 통해 자신의 힘을 남을 돕는데 써야 한다는 가치관을 형성해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지요.
리부트 라는 것은
아예 처음부터... 게임을 할 때 첨부터 다시해야지~ 하고 리부트 했더니 난 1렙인데 스테이지는 막 20 스테이지고 이러면; 말이 안되잖아요.
리부트라는 건 아예 관객이 이 영화를 모른다는 전제로 첨부터 그려내는 겁니다.
물론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하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다들 아는 거니까 걍 넘기자 이건 말이 안되죠.
게다가 실제로 슈퍼맨의 경우 10대들은 거의 모를 걸요. 이름만 알지.
크립톤 이라는 별에서 왔고, 뭐, 조드가 어쨌고, 이런 거 몰라요.
그냥 수퍼맨~ 빰빠바~ 빠바바바~ 이 정도만 알지..
옜날 슈퍼맨 1,2,3,4 영화를 봤거나, 원작 만화를 본 사람 정도나 좀 알지요.
10대도 슈퍼맨 리턴즈를 봤을 가능성이 크긴 한데,
슈퍼맨 리턴즈는 봐봤자 그냥 슈퍼맨이 외계인이구나 정도 밖에 몰라요..
실제로 슈퍼히어로에 별 관심없는 제 친구는 그냥 슈퍼맨이 짱짱맨이고 녹색 돌에 약하다는 거 밖에 모르더군요.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아무튼 영화에 대한 비판이나 그런 것도 좋은데,
좀 억지로 부정적으로 보려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한번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