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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97282
    작성자 : HBee
    추천 : 22
    조회수 : 2087
    IP : 121.169.***.138
    댓글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7 20:12:19
    원글작성시간 : 2013/06/16 16:41:02
    http://todayhumor.com/?humorbest_697282 모바일
    내일이 기말인데 과제하기 싫어서 가위눌린썰 풉니다 1 [스압]
    이미지가 있지만 상황 이해를 돕기 위해 편의상 그린 그림입니다. 무서운 장면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그리고 스압이 좀 쩝니다. 정말 한가해서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싶으실때 보시는게 좋을것같네요.




    저는 어렸을때 굉장히 가위에 자주 눌렸어요.

    아마 처음 눌렸을때가 초등학교 4학년땐가? 그쯤이었던 것 같네요


    그때 저희집은 주택이었어요. 거실에 방이 두개가 있고 보일러실과 화장실이 하나씩 있는, 그리 큰 집은 아니었죠.
    부모님은 거실에서 주무시고, 큰방에선 저와 동생들이, 작은방은 책이나 장난감등을 넣어놓는 놀이방 겸 공부방으로 사용했죠.

    어느날인가, 큰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깼는데 기분이 굉장히 묘하더라구요. 몸은 안움직여지고 마치 꿈과 현실이 섞인듯한... 그땐 가위를 처음눌렸던 때라 그게 가위인지도 모르고 '아 그냥 내가 덜깼나보다' 하기만 했죠.

    그러다 창쪽을 보니 뭔가 흔들거리는게 보이는겁니다. 창쪽에 발을 향하게 하고 자고있어서, 그 자리에서 눈을 뜨면 바로 창문이 보이는 위치였거든요.

    무슨 사람만한 형체가 좌우로 빠르게 왔다갔다 하는게 보이더군요. 유리가 이중창으로 바깥쪽은 투명유리, 안쪽은 유리인데 까끌까끌한 불투명 유리여서 밖에서 뭔가 움직이는게 보이긴 하지만 자세한 형체는 확인할 수 없었어요.

    마침 잠도 덜 깬 몽롱한 상태여서 보고 '저게 뭐지... 뭐지...' 하는 생각밖에 하지 못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가위눌림이라는 현상에 대해 알지 못했고, 대낮이어서 별 두려움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 뭔가 이상하긴 하더라구요.

    만약 그 창문 좌 우로 빠르게 왔다갔다 하는 형체가 옥상에 매달려있다가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것이라 생각하면, 그 물체는 위에 한 점에 매달려 있을테니 크게 반원을 그리면서 움직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물체는 직선으로 움직이는거에요. 그것도 창문이 꽤 높은곳에 달려있는데 허공에 떠서요. 줄이 보이지도 않았고, 움직이는 물체가 크고 무거워보여서, 피아노줄같은 가느다란 줄로는 지탱하지 못할 물체였어요. 아니, 움직임부터가 뭔가에 매달려서 움직이는 형태가 아니었죠. 보다가 점점 두렵더군요. 저게 뭔가. 왜 우리집 창문에서 저러고 있는가.

    그 물체는 점점 빠르게 움직이다가, 어느순간 나타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게 뭔진 몰라도 '아, 갔구나...' 하고 안심했죠.

    그런데 안심하는 바로 그 순간 아까의 그 물체가 창문을 깨고 안으로 들이닥친거에요. 그땐 너무 놀라서 바로 기절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칼을 든 괴한의 모습이었던 것 같네요. 그게 제 인생 첫 가위였습니다.



    처음 가위에 눌린 이후로 한동안은 가위에 눌리지 않았어요. 엄마는 주부셨고, 저희 삼남매는 다 한방에서 자고, 놀고, 학교도 같이 다녔거든요. 늘 남동생과 여동생, 엄마까지 함께 자서 안심이 되어선지... 그때 내가 꿈을 꿨었나...? 싶을 정도로 그때의 기억이 희미해져서 나중엔 가위눌렸다는 사실조차 거의 잊어버릴 때 쯤. 저에게 두번째 가위눌림이 찾아왔습니다. 

    초등학교때만 해도, 할머니댁에서 많이 살았습니다. 집에서 차를타고 20분거리쯤 되는곳에 할머니댁이 있었고, 일년중 다섯달정도는 그곳에서 학교다니고 생활할 정도로 자주 살았었죠. 그때 집안 사정이 영 복잡했었거든요.

    사실 할머니댁이 집보다 더 편했었어요. 집은 사방이 논, 밭, 산이고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길이 딱 세개밖에 없었죠. 그나마 한길은 산길이고, 다른 한길은 논길이라 비가 오면 지나다닐수조차 없었죠. 사방이 고립되어있는 형태여서 오는사람도 없을 뿐더러, 근처에 같이 놀만한 친구도 없고... 그게 조용해서 좋을수도 있지만 하루하루를 노는것으로 보내지 않으면 헛되이 보냈다고 믿는 어린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외롭고 쓸쓸한 환경이었죠. 반면 할머니댁은 시내에 있어서 놀이터도 있고, 같이 놀 아이들도 많은데다가 집도 식구가 많아 늘 시끌시끌했죠. 거기다 할머니가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주시니, 제가 어찌 그곳을 싫어하겠어요?

    할머니댁에서 잘때면, 전 언제나 할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방에서 잤습니다. 평소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같이 주무시는 곳인데, 어느순간 할머니는 거실에서 주무시고 그 방은 저와 할아버지, 동생들이 자는 방이 됐죠. 아래는 방의 대략적인 구조도입니다.


    방 구조도.PNG


    거듭 말하지만 무서운 이미지는 없습니다. 왜냐구요? 제가 무서우니까요.

    어쨌든, 돌침대에선 할아버지와 남동생이 자고, 바닥에는 얇은 이불을 깔고 그 위에서 여동생과 제가 잤습니다. 제가 행거쪽에서 잤는데, 자다 일어나서 옆을 보면 대략

    행거.PNG

    이런 모습이 보입니다. 빨간색으로 쳐놓은 건 옷이구요, 썩은 민트색은 행거 색입니다. 그 밑은 빛이 안들기때문에 언제나 시컴시컴하게 보였죠.
    저 방이 창문이 있기는 하지만 그 옆에 바로 건물이 붙어있어서 창문을 연다고 해도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요. 그래서 언제나 대낮에 가도 방 불을 꺼버리면 칠흑같이 어두운 구조였습니다. 낮잠자기엔 아주 그만이었죠.

    어느날 잠을 자는데, 갑자기 잠에서 깼습니다. 제가 원래 잠을자면 세상 하직한 사람처럼 자대서 자다 깨는일이 흔히 있는 일이 아닌데, 그냥 갑자기 잠에서 딱 깨더군요. 몸을 움직이려니 몸이 무거워서 안움직여지길래, '아 동생년이 또 내 몸 위에 발올리고 자고있구나' 하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어쨌든 전

    기묘한자세.PNG


    이런 기묘한 자세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행거 밑쪽을 보면서요.
    그런데 그런 제 눈에 아주 익숙한 무언가가 행거밑에서 절 쳐다보고 있더군요.

    그 정체는 토시오였습니다 -_-

    토시오요. 주온에 나오는 그 토시오...

    제가 그 전날 친구와 함께 주온을 봤거든요. 그게 너무 강하게 기억에 남아서 그랬나봅니다. 토시오가 그 어두운 행거 밑에서 그보다 더 어둡고 깊은 검은눈을 반짝이면서 절 쳐다보다가... 갑자기 그대로 기어나오더라구요. 너무 무서워서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한참동안 덜덜 떨다가 잠들어버렸는데... 토시오는 그냥 에피타이저였더군요.

    꿈속에서, 낯익은 도시에 서있었는데

    무심코 고개를 돌려보니 간판이 주온이더라구요 -_-;;;; 주온 포스터에 그 귀신얼굴이요. 궁금하시다면 검색해서 찾아보세요. 전 죽어도 싫으네요...
    간판을 보고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니 모든 가게의 간판이 다 주온인겁니다. 큰 주온, 작은 주온, 동그란 주온, 네모난 주온, 별모양 주온, 마름모 모양 주온, 과외 홍보포스터도 주온, 지나가는 사람 얼굴도 주온, 지나가는 남자 얼굴은 죄다 토시오, 자동차에도 주온, 그 안에 타고있는 운전자도 주온, 조수석에 탄 여자도 주온, 그 여자가 안고있는 아기도 주온, 상점엔에 진열된 비디오도 다 주온, 문구점에 공책에도 주온, 샤프에도 주온, 지우개에도 주온, 맨홀뚜껑도 주온, 전자제품 가게에 진열된 티비에도 다 주온, 컴퓨터에도 다 주온, 티셔츠에도 주온 진짜 무슨 온세상이 주온이더군요.

    이게 저도 글쓰면서 읽어보니 되게 웃긴데... 막상 그 꿈을 직접 꿔보면 장난이 아닙니다. 전 그때 초등학생이었고,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는 주온이 처음이었어요. 당연히 태어나서 처음보는 충격적인 귀신이었구요. 게다가 주온 보신분들은 "아ㅏ아ㅏ아ㅏ아ㅏ아ㅏ아ㅏ아ㅏ" 하는 소리 혹시 기억하시나요? 정확히 말하자면 아아ㅏㅏㅏ아는 아니고, 숨을 최대한 적게, 작게 내뱉으면서 아~ 하면 소리가 중간중간 끊기면서 딱딱딱딱딱 하는 소리가 나오잖아요. 주온 귀신 특유의 그 소리가 온 사방에서 들리는데, 그것도 장난 아니었습니다.

    자동차 경적소리도 아ㅏㅏ아ㅏㅏㅏ, 티비에서 나오는 광고소리도 아아ㅏㅏㅏㅏ(물론 이미지는 주온), 길거리 노점상들이 떡볶이나 핫도그를 팔면서 또 아ㅏ아아ㅏㅏ아아ㅏ(물론 얼굴은 주온), 지나가던 남자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빨아 먹으면서 또 아아아아아ㅏㅏ아ㅏㅏ(물론 얼굴은 토시오) 온사방에서 주온과 토시오가 ㅏㅇㅇ아아ㅏㅏㅏ아ㅏ아아ㅏ 하는데 진짜 미쳐버리겠는거에요. 글쓰니까 왠지 웃긴데 이게 참 무서운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그래서 놀라 비명을 지르는데, 제 비명소리는 그냥 사람 비명소리인거에요. 생각해보세요, 사방에서 다 아앙ㅇ아ㅏㅏㅏ아ㅏ아ㅏ 하고있는데 저 혼자 다른소리를 내면 어떻겠어요? 길을 지나가던 그 수많은 주온과 토시오들이 제 비명소리에 일순간 다 저를 쳐다보는데, 진짜 장난이 아니더군요.

    바로 뒤돌아서 도망을 쳤습니다. 누가 따라오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기분나쁜 아ㅏ아ㅏ아ㅏㅏ아아 하는 소리는 멈추지 않더군요. 그 소리에 놀라서 또 도망을 가고, 계속 도망을 가다 보니 어느순간 그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풍경은 도시 외곽쯤? 닫힌 가게가 몇개 있고 사람은 하나도 없더군요. 마치 버림받은 도시같았습니다. 그 풍경 자체도 그닥 보기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지만, 주온과 토시오떼가 없으니 세상에 그만큼 아름답고 평온한 공간이 더 있을리 없다는 생각조차 들더라구요. 이게 바로 아담과 이브가 죄를지어 떠나야 했던 에덴동산이 아닌가 싶을정도로요. 사방에 나무는 말라 죽어있고, 풀도 말라 죽어있는데다가 비가 금방 내리다 그쳤는지 사방은 축축하고 도시의 매연과 더러운 찌꺼기들이 그 비와 섞여서 사방에 더러운 물이 고여있었지만 주온과 토시오가 없는데 그게 어딥니까!!

    그러고 목적없이 여기저기 걸어다니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모든게 다 주온과 토시오인데, 과연 내 얼굴도 그럴까? 하는. 분명 제 비명소리는 그대로였지만, 모습까지 다를까? 내 얼굴도 주온일까? 토시오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너무 궁금해서, 옆에 있는 가게쪽으로 갔습니다.

    가게는 안에 아무것도 없는지 칠흑같이 어두웠습니다. 그 유리창에 제 얼굴을 비춰 볼 요량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제 얼굴은 그대로더군요.

    아, 다행이다. 하는데 순간 가게안, 가게 유리 너머로 주온이 확 튀어나와서 유리를 사이에 두고 절 쳐다보는겁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난데다가, 저는 놀라면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을 간다거나, 주저앉는다던가 하진 않습니다. 정말 몸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 그자리에 멈춰서서 꼼짝도 하지 못하는 편이라, 유리창 너머로 주온이 갑자기 나타났을때도 눈을 감거나, 뒤로 돌아 도망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 주온을 쳐다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유리창 너머로 주온을 보고있고, 놀란 제 얼굴이 유리창에 비친것을 보고 있는데... 더 많은 주온들이 나타나더군요. 근데 그 주온들이 유리창 너머에서 나타난게 아니라.... 제 뒤에 있었어요. 제 뒤에서... 유리창에 그들 얼굴이 비쳐서 보였죠... 굳이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그것들이 제 바로 뒤에서 유리창에 비친 제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어요. 그렇게 유리창 한가득 주온들이 나타나 저를 둘러싸서 일제히 저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다가... 그대로 꿈에서 깼습니다. 

    이게 제가 꾼 꿈중에서 가장 최악의 악몽이었습니다. 그 꿈을 꾼 뒤 몇달동안은 할아버지를 끌어안고 잤어요. 
    그리고 더이상 공포영화는 보지 말리라 결심했죠.







    하지만 그 후 전 친구손에 이끌려 주온2와 그루지를 봤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ㅎㅋㅎㅋㅋㅋㅎㅎㅋㅎㅎㅋ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꿈도 다시 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바로 제가 초등학교때 겪었던 가위눌림입니다.

    여기까지가 초등학교 고학년때의 일이에요.
    아직 중고등학교때 얘기가 남았는데 스압이 장난이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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