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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인, 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더이상 펼쳐지지 않는 우산을 버리지 못하는 건
추억 때문이다
큰 걸음으로 온 사람 큰 자취 남기고
급한 걸음으로 왔던 사람 급히 떠나가는 법
높은 새의 둥지에도 길은 여는
슬픔도 지치면 무슨 넋이 되는가 나무여
그 우울한 도취여
삶에서 온전한 건 죽음뿐이니
우리는 항상 뒤늦게야 깨닫는다
잃을 것 다 잃고 난 마음의
이 고요한 평화
세상을 다 채우고도 자취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외로움은 오히려
극한을 견디어낼 힘이 되는가
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죽은 세포는 가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김용택, 오늘도
오늘도 당신 생각했습니다
문득문득
목소리도 듣고 싶고
손도 잡아보고 싶어요
언제나 그대에게 가는 내마음은
빛보다 더 빨라서
나는 잡지 못합니다
내 인생의 여정에
다홍 꽃 향기를 열게 해주신
당신
내 마음의 문을 다 여닫을 수 있어도
당신에게 열린 환한 문을
나는 닫지 못합니다
해 저문 들길에서
돌아오는 이 길
당신은
내 눈 가득 어른거리고
회색 블록 담 앞에
붉은 접시꽃이 행렬을 섰습니다
조병화, 헛되고 헛된 것
헛되고 헛된 것이 생이라 하지만
실로 헛되고 헛된 것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생각일 뿐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물은 흘러감에
다신 못 온다 해도
강은 항상
그 자리 흐르고 있는 것
이 세상 만물 만사가
헛되고 헛된 것이라 하지만
생은 다만 자릴 바꿀 뿐
강물처럼 그저 한자리
<있는> 것이다
너도 언젠가는 떠나고
나도 떠날 사람이지만
언젠가 너와 내가 같이 한 자리
강마을 강가 이야기하던 자리
실로 헛되고 헛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그 사실이다
해는 떴다 지며
떴던 곳으로 돌아가고
바람은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감에
사람은 혼자서 살다가 가면 그뿐
그 자리엔 없다 해도
실로 헛되고 헛된 것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생각일 뿐
강물은 흐름에 마르지 않고
너와 내가 떠남에 실로 <있었던것>이다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근화, 우리가 가난한 연인이었을 때
시커멓게 볶은 오뎅과
쭈글쭈글 조려진 꽈리고추로
밥을 먹었다
숟가락 젓가락 하나씩 나눠들고
못생긴 감자를 파먹었다
우리가 가난한 연인이었을 때
푸른곰팡이 붉은곰팡이도 꽃이었다
아무 데서나 마음이 꺾였고
은화를 줍듯 공들여 걸었다
긴 겨울밤을 자전거로 달렸다
쉭쉭 황소 같은 숨을 멈추고
얼음장을 들어올렸다
두 손을 어찌할 줄 몰랐다
우리는 계속 가난한 연인이었고
돌아가는 바퀴가 우습고 질겼으며
출몰하는 다람쥐가 모두 새끼였다
가여웠다 쓰라렸다
우리가 가난한 연인으로서
별을 서로 만나게 했을 때
보라색 구름을 이어붙일때
골목길에서 딱딱한 어둠을 차버렸을 때
박주택, 내게 사랑은 언제나 마지막이었다
나의 사랑도 절정으로 치달아 여름이 여름답고
꽃이 꽃다웠지만 저무는 나무 그림자 사이로 오는 저녁처럼
어둠도 어둠에 지쳐 아침을 기다린다
나를 따르는 풍경이며 말들이 나의 눈빛에 물들어 아름다웠을지라도
그 역시 내게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네
어두운 겨울 얼음도 문을 닫고는 언 자신에게 눈독 들이는 겨울
내게 사랑을 베푼 것이 사랑 때문만이 아니라
내게서 뿜어대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도 아네
내게 사랑이라고 가르친 많은 것들이 지쳐 돌아가
남은 온기로 몸을 녹이고 있는 밤
나는 작별이 풍기는 향기에 감겨 커튼을 젖히고는
밖에다 사그라지는 나를 훤히 내놓네 이렇게 죽을 수도 있고
이렇게 살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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