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앤 햄스터에요.
팀장님이 왠일로 일찍 퇴근 하셔서
저도 모처럼 일찍 와서
추우니까 전기장판 켜고
배깔고 누워서 컴퓨터 켜서 브이포벤덴타 보려고 켜고..
같은 팀 주임님이 귤 먹으라고 주신 거 생각나서 귤 까다가
아 우리 애 줘야지 싶어서 케이지 뚜껑 열었는데 애가 머리를 톱밥에 박고
몸을 웅크리고 있더라구요.
소리내 부르니 발작하듯 크게 몸 움찔하더니 미동도 없어서
제가 놀라서 안아들고 귤 좀 입에 대줬는데
몸 웅크린채로 간간히 몸만 움찔움찔하고 귤은 먹지도 않고
아주 천천히 심장 뛰는 거 보이고 몸은 굳어가고 쓰러진채로 움직이지도 않고
아침까진 물 달라 밥달라 아주 활발하게 움직였는데 애가 갑자기 이래요
애를 서운하게 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가
가정불화가 심해서 자취 중이거든요.
고졸하고 일하는 거라 페이 세지도 않고 그래서 돈 좀 아끼겠다고
보일러도 안 틀어서 추운 방에 저 퇴근할 때까지 혼자 있게 한 거나
요새 게임에 취미가 붙어서 게임 하느라 애랑 잘 놀아준 거랑
내가 멍청해서 예전에 좋지도 않은 철망 케이지 샀다가 발 껴서 골절 된 것도 생각나고
내가 그렇게 바보짓 했는데도 주인이라고 한 번 물지도 않은 착한 애였는데
파워블로거 그런 거 보면 막 햄스터도 되게 고급스럽게 기르던데 난 그런 것도 못해주고
그냥 내가 한 끼 굶더라도
어차피 햄스터는 3년 밖에 못 사는 거 알고 있었으니까
그 평생만이라도 내가 진짜 호사스럽게 길러줬어야 했는데
돈 없다고 핑계 대면서 그깟 돈이 다 뭐라고
아무리 작아도 수명이 짧아도 분양가가 어쩌구 해도 내 가족인데
우리 애 사료 간식 밀웜 다 여기 있는데 우리 애만 없으면 난 이제 어떡해요
우리 애도 만땅 3년 살았으니 오래 산 거지만 그래도
좀 더 오래 살아줬으면 좋았을 텐데 내 새끼 불쌍해서 어떡해요 못난 주인 만나서
지금 품에 안고 장판 뜨뜻하게 해서 두고 계속 쓰다듬어 주는데 아무래도 오늘 밤 갈 것 같아요..
우리 애 기도 좀 해주세요 좋은 데 가라고.. 내 하나 밖에 없는 가족 좋은 곳 보내주고 싶어요..
우울한 글 올려서 죄송해요 그런데
위로 받고 싶어요 우리 아가 너무 불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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