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거친 욕설과 몸싸움이 오갔다. 야권 심장부인 호남 지역 공천 결과를 놓고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충돌한 것이다.
국민의당 최고위는 이날 논란 끝에 장병완 정책위의장을 광주 동남갑 후보로 확정했고, 전남 영암무안신안에 박준영 전 전남지사를 단수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의결 전까지 최고위 회의는 아수라장이었다. 장 의장, 박 전 지사 경쟁자와 이들의 지지자 50여명이 최고위 회의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일부는 몸싸움을 벌였고, 박 전 지사에게 밀려 낙천한 김재원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바닥에 드러누웠다.
안철수 당 상임공동대표는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시위자들에게 밀려 넘어지기까지 했다. 일부 낙천자들 측 인사들은 안 대표 측근인 박선숙 사무총장에게 “비례대표 되기만 해봐.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논란이 됐던 장병완 의장 지역은 전날 20일 밤 숙의배심원단 경선을 실시했으나 경선 1위가 득표율 40%를 넘지 못해 1·2위 간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결선투표 결과를 개표하기 직전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장 의장 측이 셈법을 바꿀 경우 장 의장 득표율이 40%를 넘기 때문에 결선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밀어붙였다. 2위를 차지한 서정성 후보가 이의를 제기했다.
당 최고위는 결국 현역 의원인 장 의장 손을 들어줬다. 결선투표는 개표조차 하지 못했다. 서정성 후보 측은 이날 회의장 앞에서 “뭐가 무서워서 개표를 못하냐”고 항의했다.
박준영 전 지사에게 밀린 김재원 예비후보 측도 전남 영암무안신안이 경선지역에서 전략공천 지역으로 바뀐 점을 질타했다. 이에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당규 시행세칙에 따르면 후보 간 여론조사 결과 차이가 25%포인트 이상이면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또 광주 서갑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뽑혔던 정용화 전 광주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내치고 송기석 전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교체 공천했다. 새누리당 당직 이력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는 정 전 부위원장이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경력이 있어 신인 가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송 전 판사가 최종 1위라고 판단했다.
전남 고흥보성강진장흥 경선에서 탈락한 김승남 의원은 경쟁력 여론조사 실시 대상과 질문 문항이 잘못됐다며 최고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국민의당은 안산 단원을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인사인 부좌현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상대 후보가 경선에서 철회한 최경환 예비후보(광주 북을)도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편 국민의당 비례대표추천위가 20여명으로 압축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안 대표 측근인 박선숙 사무총장,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 김근식 통일위원장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