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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94196
    작성자 : 진공의밤
    추천 : 87
    조회수 : 6726
    IP : 121.189.***.70
    댓글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2 11:44:06
    원글작성시간 : 2013/06/12 03:42:14
    http://todayhumor.com/?humorbest_694196 모바일
    정작 간사한건 나였으니까
    살빼고 주변의 달라진 태도와
     
    그전까지는 바퀴벌레 한마리 보던 시선이
     
    온데간데 없이
     
     
    온연히
     
     
    남자로
     
    날 보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살을 빼고 나니까
     
     
     
    그렇게 어느정도는 혐오감에, 어느정도는 나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여성은 가까이 하지 않았다
     
    물론 친하게 지냈다고도 할수 있겠지
     
    여자사람과 같이 밥도 먹고(세상에)
     
    여자사람과 노래방도 가고(맙소사)
     
    그렇게 한번도 가까이 하지 못했던
     
    바로 그 여자사람들이 신기했고
     
    같이 있는것 만으로도 내가 뭐가 된듯한 기분을 느꼈으니까..
     
     
    하지만 여자 사람이었을뿐이고
     
    여자는 없었다
     
    다시 얘기하자면 쟤들도 다 똑같겠지. 하는 생각에
     
     
    그러다 문득,
     
    나에게도 사랑은 찾아왔고

    그때 그녀는 남자친구와 헤어졌었던 상황이었다
     
    나 역시 만날뿐인, 그런 수박 겉핥기식의 인연을 신기해서 즐기고 있었고..
     
    그래서였을까,
     
    하릴 없이 지내던 내가
     
    문득 떠오른 그녀에게 한통의 전화를 걸었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우린 매일 같이 이야기를 했다.
     
     
    단순한 전화 한통으로 시작된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
     
    통화를 너무 오래해서 핸드폰이 뜨거워져 잠시 식히거나
     
    100퍼센트 상태의 핸드폰임에도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대화를 많이 했다.
     
    소소한 것부터 서로 마음속 깊이 있던 이야기까지 서로가 숨기는 것 없이 이야기를 했고
     
    서로의 말을 들어주며 서로를 조금씩 받아들여갔다.
     
    그렇게 얼마일까, 어느 순간부터 서로가 있어서 좋다 보다는
     
     
     
    없어서는 안된다
     
     
     
    라는 마음이 강해졌다.
     
    그리고 눈이 오던 1월의 겨울 날 그 날부터 난 그녀의 남자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와 만나며 마냥 행복했다고는 말 할 수 없었다.
    70이 살짝 넘었던 그녀의 무게도 이유였다고
     
    이제는 얘기할수 있다
     
    슬프지만 가슴 아프지만
     
    그녀의 몸을 보는 주위 사람의 눈치를 보았고
     
    티를 안내려는 나를,
     
    그녀는 나의 눈치를 보았다
     
    난 그녀를 창피해했고
     
    그녀도 미안해했다
     
    나도 그렇게 비웃음을 당했으니
     
    그녀도 비웃음을 당할거란
     
    피해의식이라는 핑계거리에 주안해서
     
    나에게서 그녀를 서서히 멀어지게 했다.
     
     
    그렇게 삼년의 시간이 흘렀다.
     
    서로 상처를 쥐어 뜯고
     
    미안해하고 미안해하며
     
    서로가 미안해하는 그런 만남
     
    그렇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아래서 서로 상처를 입으면서도 계속해서
     
    딱지가 생겨가는 상처를 또다시 후벼파고, 또 후벼팠다
     
    상처를 입고
     
    입장을 알고
     
    감싸줄수 있는
     
    내가
     
    오히려 그녀를 제일 상처입히는 사람이 되었다
     
    지켜줘야 하는건 나인데
     
    안아줘야 하는건 나인데
     
    보듬어주고 감싸주고 한번이라도 더
     
    예쁘다 당당하다 얘기해야할 내가
     
    그러고 있었다
     
     
     
    삼년이 지났다
     
    그사이 그녀는 46키로라는
     
    말도 안되는 몸무게가 되었다
     
    울면서 런닝머신 위를 달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가슴이 찢어진다
     
    내가 그녀를 창피해했던것
     
    그건 나의 피해망상때문이었고
     
    사실 아무도 나나
     
    그녀를 주의깊게 지켜보지 않는다는것도
     
    머리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창피해했다는 사실은
     
    전혀
     
    없어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녀는 나를 떠났다
     
     
     
    항상 그녀에게 미안하다
     
     
    남의 눈치를 보고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또 같은 마음을 갖는
     
    그런 나 자신에 대해서도 경멸감을 느끼고
     
    나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까지 이어졌다
     
     
     
    결국 중요한건 그게 아닌데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진심으로 미안하단건
     
     
    내가 할 말이었는데
     
     
    한번이라도
     
    니가 100키로라도 똑같이 널 사랑할거야
     
    라고
     
    자신있게 그녀 앞에서 얘기하고
     
    당당히 손잡고
     
    의식하지 않고
     
    거리를 거닐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쓰레기다 난
     
     
    껍데기를 아무리 바꿔도
     
    이미 쓰레기인 이상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건 부정할수 없다
     
    옛날에 내가 그 비웃음과 조롱과 멸시를 당했던
     
    대상이란건
     
    핑계에 불과할거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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