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떠나간지도 2주에요. 전 너무 힘든데 그녀는 혼자 있어보니 편하다고, 이젠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이런 상태에서 관계를 계속하는건 자신에게도 저에게도 실례라며 그렇게 떠났어요.

알아요, 그녀가 떠나기 전에 설램이 식었다는거, 권태기가 왔다는거.

그리고 이젠 알았어요. 그녀가 좋아 했던 많은 행동이 오히려 부담이 되었을수도 있었다는 걸, 권태기의 원인을 제공했을 거라는 걸.

지난주에 메달렸다가 혼자가 더 좋았다는 말을 듣고 알았다고 해버렸네요 등신같이.

하지만 전 아직 그녀가 너무 좋아서, 사귈 때 지적했던거 하나하나 고치고 있어요. 살좀 빼라, 헤어스타일 신경좀 써라, 옷 잘 입어라, 똑부러지게 행동해라.

모르겠어요. 이렇게 한다고 그녀가 돌아 올까요?

첫사랑이라, 그녀가 나간 자리가 너무 아프네요.

자꾸 제가 부담줘서 그녀가 떠났다는걸 인지하면서도, 방금전에도 카톡 메세지를 보냈어요. 이 메세지를 보낼까 오늘(월요일) 눈 뜬 순간부터 보낸 순간까지 조금 거짓말 보태서 100번은 고민한거 같아요. 이러면 더 역효과일텐데.. 오만가지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아요. 만약 내가 연락을 안하면 그녀가 그녀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는게 아니라 마음 속에 내가 들어갔던 자리를 정리하는건 아닐까요? 

해어진 다음에도 답장은 잘 해줬지만, 글쎄요, 기다려야 겠죠? 기다려야 마음을 정리하겠죠?

오늘 보낸, 그리고 보낼 카톡 메세지를 끝으로 당분간은 연락하지 않으려고요. 충동 일어도 꾹 참고 며칠동안 기다려 볼겁니다.

그리고 만약 다시 와 준다면 더 아끼고 사랑해 줄 거에요. 안온다면, 다시 저에게 올 수 있도록 기다리는 동안 더욱 멋진 남자가 되어 그녀에게 다시 고백 할거에요. 작년에는 그녀가 먼저 물고를 텄지만 이번엔 제가 먼저 하려고요.

결정은 했지만 아직도 마음속으로 고민이 되요.  하루에 수십번도 고민되요. 만약 기다리고 확인한 다음에 다시 노력을 했는데 그 노력을 귀찮게 보고, 스토커처럼 볼까봐.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풀어놓습니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그녀가 처음 알려준 곳이네요. 오유..ㅎㅎ

오늘도 잠 못 이루는 밤이 될거 같아요.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떤 일로 아직까지 주무시지 못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리시고 좋은 꿈 꾸시길 기도할게요. 다시 한 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